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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스꾸 Nov 28. 2022

[휴스꾸 요모조모] 추억이 담긴 음식

음식으로 시작하는 추억 여행

<휴스꾸의 요모조모> 운영진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한 줄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휴스꾸의 다양한 취향을 함께 나눈다면 저희의 인터뷰를 더욱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열 여섯 번째 휴스꾸 요모조모는 휴스꾸 운영진의 추억이 담긴 음식을 알아보려 해요. 일본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고독한 미식가를 보신 적 있나요? 드라마의 주인공 '고로'는 직업 특성상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그때마다 정처없이 발이 닿는 식당에 찾아가 맛있는 한 끼를 해결합니다. 그 한 끼, 한 끼가 모여 그 지역 출장의 추억이 돼요. 오늘 휴스꾸 운영진은 어떤 추억을 어떤 음식으로 소환할까요?



또트 | 여름방학마다 계곡에서 물에  담긴 채로 먹었던 라면이 떠올라요시간 가는  모르고 헤엄치다 지쳤을 무렵어른들께서 끓여주신 라면이 어찌나 맛있던지차가운 계곡물 속에서 먹은 종이컵  뜨거운 라면의 감각이 아직까지도 선명해요.


아뵤 | 가족이 해준 음식들은 다 기억에 남아요. 각자 특징이 있기도 해요. 오빠는 실험정신이 투철해서 여러 가지 재료가 들어가버린(?) 라면을 만들어준 적이 있고, 아빠도 여러 재료를 넣지만 좀 더 조화롭고 간이 약간 자극적이에요. 볶음밥이나 찌개를 많이 해주고요. 엄마 음식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맛이 나요. 깨끗하거나 약간 달아요. 계란국이나 떡볶이, 국수를 주로 만들어줘요.


연채 | 아마 제가 세 네 살쯤이었던 것 같아요. 동생은 두 살이었구요. 아직 아가들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엄마는 늘 사과를 반으로 잘라서 숟가락으로 긁어서 한 입씩 먹여주셨어요. 아기새들이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서로 고개를 내미는 것 처럼 저랑 동생도 더 많이 먹으려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그때 쯤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동생이 먹는 분유 먹고 싶어서 나도 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ㅎㅎㅎ


은빛 | 제가 태아였을 때 고등어찌개를 듬뿍 먹었다네요. 그 얘기를 듣고 나니 이상하리만치 정이 붙어있어요. 직접 겪은 추억은 아녀도, 생각할수록 따듯해지는 음식이에요


윤슬 | 집밥..도 하나의 음식으로 칠 수 있다면 집밥이요!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에 자취를 하게 돼서 밥을 스스로 챙겨 먹기가 어려워지니 자연스레 부모님이 해주시던 집밥이 매번 그리운  같아요그만큼 수많은 추억이 담겨 있는 음식이기도 하구요


졔졔 | 송어 요리요! 중학교 때, 둘째 오빠랑 송어 잡기 대회에 나간 적이 있어요. 송어가 물 속에도 있었고 대회 진행하는 아저씨가 송어를 던져서 물어 넣기도 했는데 둘째 오빠가 물 속에 있는 걸 안 잡고 날아오는 송어를 잡아서 자기 봉투에 집어 넣더라고요... 지금은 조금 가물가물 하지만, 그렇게 해서 잡아온 걸 회랑 매운탕으로 먹었던 것 같아요. 지금도 종종 여름만 되면 오빠한테 이 얘기하면서 송어 잡기 대회에 또 나가자고 꼬시고 있어요.


콩알 | 사실 모든 음식이 가진 사연들이 있지만, 저는 이맘때가 되면 대방어철을 맞아 그때그때마다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과 재밌는 이야기를 하면서 방어 한 점에 청하 한 잔씩 먹던 때가 생각나요. 집에서 혼자 양껏 먹을 때보다 그렇게 친구들과 감질맛나게 먹을 때가 더 맛있더라구요. 올해는 또 누구와 먹게 될지 기다려지네요! 


칠칠 | 계란말이요! 저는 엄마가 전생에 닭이었냐고 물을 정도로 계란이며, 닭이며 정말 좋아해요. 그 좋아하는 계란으로 처음 도전해본 음식이 계란말이였어요. 계란 후라이도 아니고, 계란말이를 도전한 이유는 계란 후라이가 너무 별 거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라고 어린 제가 설명했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예쁜 계란 후라이 모양 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만요.






마트만 가면 완전 조리 식품이 꽉꽉 차 있어요. 다 만들어진 소스도 돈만 있으면 살 수 있죠. 사실 마음만 먹으면 집 안 식탁 위에 세계 미식을 차릴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추억'이 담긴 음식을 생각하면 맛있음과 맛없음을 떠나, 누군가의 정성이 꼭 들어가야 하는 것 같아요. 소위 망한 음식이어도 결국 그 사람과의 어떤 관계를 추억할 만한 에피소드가 생긴다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잖아요.


가족, 친구, 지인 누구든 좋아요. 여러분에게 따숩하고 몽글거리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휴스꾸의 요모조모>

추억이 담긴 음식 | 인터뷰어 칠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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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s of skku]
휴스꾸(Humans of skku)는 2013년부터 성균관대학교의 교수, 직원, 학생과 근처 상권까지 인터뷰 대상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장문의 인터뷰 본문, 깊이 있는 사진과 휴스꾸를 꾸려나가는 운영진의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휴스꾸의 모습을 담아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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