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치료 <어린이를 위한 블루데이북>
귀찮아 빡친다 대박 개XX 솔까 개짱나 심쿵해 냉무 ㄱㅅ ㄴㄴ....
아이들에게 감정을 물어볼 때 자주 듣는 말입니다. 이 친구들이 제대로 된 표현을 못하는 건 아는 단어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자기들끼리 통하는 외계어를 쓰면서 동질감을 느끼고 거부당하기 싫은 이유도 있겠지요. 빈약한 표현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어떤 상태라는 걸 알리는 아이들은 그나마 낫습니다. 상담 장면에서 회복이 더딘 경우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감정인 지도 모르고 무기력하게 지내는 아이들입니다. 상태가 심하면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고 손등을 물어뜯거나 머리카락을 뽑고,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정서를 유발하는 다양한 상황에 노출됩니다. 이 경험에 대한 적절한 반응은 개인의 적응과 대인관계에서의 성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정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감정과 관련된 단어에는 ‘정동, 기분, 정서’ 등이 있는데 이것을 정리해볼게요. 먼저 ‘정동(affect)’은 자극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생리적인 반응을 의미합니다. 정동에는 반영적 평가가 포함되지 않고 단지 일어날 뿐입니다. 두 번째, 기분(feeling)에는 정동에 대한 생리적 감각을 자각하는 것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면, ‘몸이 어질어질한’ 것이나 ‘긴장되는 느낌’ 같이 몸이 느끼는 경험들이 포함되지요. 세 번째, 정서(emotion)는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기분 상태나 행위 경향성이 이를 촉발한 상황 및 자기와 결합될 때 생겨나는 경험을 말합니다.
정서표현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경험한 정서를 자각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Gross & John, 1997). 그럼 자신의 정서를 명확히 알고 표현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이와 관련된 연구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1. 개인이 적응적으로 기능하는데 중요한 역할 (Salovey & Mayer, 1990)
2. 사회적 상황에서 중요한 능력으로 취급됨 (장정주, 강정모, 2011)
3. 심리적 안녕과 대인관계에 긍정적 효과 (장정주, 2009)
4. 자기효능감 향상 (이한우, 이미희, 2013)
5. 청소년의 신체화 증상 치료 (김가형, 백용매, 2014)
6. 정서표현을 잘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삶의 만족감이 높음 (Emmons & Colby, 1995)
7. 사회적인 유대감을 높여 상호 관계 증진 도모, 공감능력 증진 (Kennedy-Moore & Watson, 1999; 장정주, 김정모, 2011).
8. 신체 건강의 증진에 영향을 줌 (Lieberman et al., 2007; Pennebaker, 1985)
9. 정서표현의 욕구를 억제하는 경우 우울, 불안 및 강박적 경향의 심화에 따른 신체적 증상이 많이 나타날 수 있음 (Katz & Campbell, 1994)
10. 암 발병에 대한 예언율 높임 (Cox & McCay, 1982)
11. 정신신체질환인 화병(火病)의 가능성 높임 (최상진, 이요행, 1995)
12. 정서표현이 증진되면 정서조절 능력이 높아짐 (Greenberg et al., 1991)
<어린이를 위한 블루 데이 북> /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 지음 / 다산기획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 바다출판사
이 책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동물과 환경을 살리는 활동을 하고 있는 사진작가가 찍은 동물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카메라에 담긴 동물들의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웃음과 외로움, 고단함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동물들에게 우리의 감정을 투사하여 그것을 객관화 시키고 언어화함으로써 카타르시스와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감정 단어 카드>를 살펴보면서 감정 단어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춥니다.
[기쁨] 감동적인 / 감사한 / 기대되는 / 기쁜 / 놀라운 / 든든한 / 만족스러운 / 사랑스러운 / 신나는 / 열중한 / 자랑스러운 / 자신 있는 / 재미있는 / 편안한 / 평화로운 / 홀가분한 / 활기찬 / 황홀한
[두려움] 걱정스러운 / 긴장한 / 깜짝 놀란 / 당황한 / 두려운 / 무서운 / 불안한 / 혼란스러운
[분노] 답답한 / 미운 / 분한 / 억울한 / 짜증나는
[불쾌] 귀찮은 / 무관심한 / 부끄러운 / 부러운 / 싸늘한 / 지루한 / 피곤한
[슬픔] 괴로운 / 그리운 / 막막한 / 미안한 / 서운한 / 슬픈 / 실망스러운 / 안타까운 / 외로운 / 우울한 / 좌절한 / 후회스러운
참여자들은 투사, 동일시,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발문을 해결하며 정서적 혹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통찰하고 언어를 통해 표출하며 자기 문제에 집중할 수도 있지요. 또한 자신과 같은 문제를 가진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보편성) 위로를 얻게 되고 문제를 해결할 힘을 갖게 됩니다.
[정서를 다루는 발문 예시]
- 어떤 사진이 와 닿았는지 아무 말 없이 바라보세요.
- 언제 이런 기분이 듭니까?
- 그 정서의 정도와 내용을 언어로 명명하고 표현해 보세요.
- 그 정서에 이어지는 행동이나 반응들을 알아차리고 표현해 보세요.
- 정서의 원인이나 심리적 배경을 탐색하고 표현해 보세요.
- 어떻게 하면 이 감정을 유지/변화할 수 있을까요?
- 이 감정을 바꾸고 싶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만약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내가 원하는) 감정을 느낀다면 주변의 어떤 것들이 달라져 있을까요?
- 다른 참여자들의 정서에도 주의를 기울여 보세요.
- 다른 참여자들이 표현한 정서에 대해 반영하고 공감해 보세요.
이렇게 발문을 통한 객관화, 언어화를 좀 더 통찰하도록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분노의 감정이었다면 신문지에 낙서하기, 신문지 찢어 공으로 뭉치기, 신문지에 빨간 크레파스로 낙서하기, 점토로 감정 표현하기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을 좀 더 활성화시키려면 부드러운 재료인 물감을 사용하여 데칼코마니를 표현하면 좋습니다. 활동을 마친 후에는 각자가 표현한 정서에 대해 공감하는 과정이 들어가면 좋습니다. 프로그램 참여자들은 마음껏 정서를 표현하고 난 후 속이 후련해지고 뭔가 막힌 것이 뚫리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해 보세요.
#네이버블로그: 모모의 심리상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