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모의달빛정원 May 13. 2018

독서치료 #16 자녀의 자아존중감 높이기

<커다란 악어 알> 독서치료

넌 왜 이것 밖에 못하니?
뭐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어.
니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뭐.

                                                                                                                                            부모 양육태도의 중요성

자존감이 낮고 대인관계에서 위축되어 불안을 느끼는 분들이 어려서부터 자주 들었다는 말입니다. 부모의 따뜻한 시선 대신 차가운 눈빛을, 이해 대신 판단을, 격려 대신 비난을 받고 자란 아이는 생각보다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양육태도는 자녀의 정서와 행동발달의 모태가 되고 자녀의 성격 형성과 대인관계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사회성 발달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요. 특히 청소년이 지각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자아존중감과 자아탄력성(김경수, 김화경, 2011), 자기효능감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윤영애, 2014) 괜찮은 부모가 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답니다.   


<커다란 악어 알> / 파란자전거


<커다란 악어 알> / 김란주 글 / 타니아손 그림 / 파란자전거    


<커다란 악어 알>은 방금 알에서 깨어난 새끼 악어를 대하는 태도가 새끼 악어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행동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엄마 악어가 갓 낳은 커다란 알을 보고 가족들은 모두 깜짝 놀랍니다. 굉장한 녀석이 태어날 것 같아서 ‘굉장이’라고 부르기로 하지요. 그런데 알에서 나온 굉장이는 굉장히 작은 새끼 악어였습니다. 엄마, 아빠, 형들은 “도마뱀 새끼 같다, 저 입으로 풀이나 뜯겠냐, 다리가 똑 부러지겠다, 헤엄도 못 치겠다.”하며 굉장이를 움츠러들게 합니다. 그런데 할머니만은 손자를 다르게 대합니다.

하하하, 내 이럴 줄 알았다니까!
요 몸으로 커다란 알을 깨고 나왔으니,
돌도 삼킬 수 있겠구나!
코끼리처럼 쿵쿵 잘 걷겠구나!
거북이처럼 집을 지고도 헤엄칠 수 있겠구나!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엄마, 아빠, 형들의 근심 어린 말에 굉장이는 주눅이 들어 숨어버렸지만, 할머니의 긍정적이고 기대에 찬 반응 덕분에 굉장이는 하늘까지 날 기세로 날개를 만들어 나무에 올라갑니다. 만약 굉장이에게 할머니 같은 지지자 역할을 하는 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재미있는 대답이 나옵니다.    

                 

그냥 가출했을 거예요.
자신감 없는 찐따가 되었겠죠.
형들을 마구 때렸을 거 같애요.
방에 들어가서 혼자 울었을 거예요.
가서 친구들한테 욕을 했을 거예요.                                                                                                  

                                                                                                 

청소년 문제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상담 장면에서 청소년 내담자에게는 자기 격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부모에게도 자녀를 격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해야 합니다(김인애, 노안영, 2012).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이 자존감과 학교 적응 수준을 높이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굉장이의 상황과는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과도하게 강박적으로 기대를 해서 현실과의 차이를 심하게 느끼게 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굉장이의 부모가 왜소하고 힘없이 태어난 아이를 닦달하면서 “넌 왜 씹는 게 그 모양이니? 튼튼해지게 달리기 좀 해라. 수영장 끊었으니 매일 가서 연습해라. 형들 좀 봐라.” 이렇게 잔소리를 했다면 어땠을까요? 이렇게 자란 자녀는 자존감이 상당히 낮아지겠죠. 자녀에게 부적절한 과잉 기대를 할 경우 그 아이는 스트레스, 불안 등과 같은 심리적 부적응을 겪게 됩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소소한 목표를 설정하여 ‘반복된 작은 성취 경험’을 갖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답니다. 자녀에게 가장 긍정적인 환경이란 자녀의 선호 또는 능력과 부모의 기대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것(박은희, 2003)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이는 방법
자아존중감은 자신이 얼마만큼 가치 있는지에 대하여 내리는 개인적인 판단(Coopersmith, 1967)을 말합니다. 또한 삶을 극복해나가는 개인의 능력이고 가치 있는 개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배려이며 동시에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Berger, 1955)라고 합니다. 자녀들이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으로 자라게 하려면 먼저 부모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녀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인내하고 담아주는 넉넉한 그릇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어떤 조건을 걸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적’인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건전하고 일관된 훈육방식을 보여야 합니다.

학부모 대상으로 독서치료를 할 때는 간혹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 할머니가 자식을 키웠을 텐데 왜 좋은 양육태도를 배우지 못했냐는 것이죠. 그에 대해 참여자들은 "자기 자식은 모두 힘들다. 할머니도 손주니까 가능했다. 나도 손자는 잘 키울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장점 중의 하나가 보편성인데요. 나만 부모 역할을 힘들어하는 게 아니구나~ 하면서 서로 위로하며 힘을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저도 우리 딸들이 낳은 손주들은 더 잘 키울 것 같습니다. 굉장이네 할머니 같은 넉넉한 성품을 닮고 싶습니다.
     
[자기 적용]
- 굉장이를 대하는 가족의 태도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요?
- 여러분에겐 굉장이네 할머니와 같은 사람이 있었나요?
- 굉장이가 부모님께 듣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나요?
- 굉장이는 앞으로 어떻게 자랄까요?

                                                      






작가의 이전글 독서치료 #15 아버지의 색깔 - 갈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