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인생 공부
나는 말하기에 서툰 직장인이다. 글쓰기는 더 서툰 직장인이다. 회사에서 이 두 가지를 잘한다면 회사일을 그리고 회사생활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모두를 잘하는 분들께 배우고자 책을 찾아보고 유튜브를 통해 강연을 틈틈이 듣는다.
<대통령의 글쓰기>를 쓰신 강원국 작가님이 딱 그런 분이다. 글쓰기는 당연히 뛰어나시고, 라디오 진행, 여러 강연을 하며 말하기 솜씨까지 뽐내신다.
최근에는 정문정 작가님을 통해서도 많이 배운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뒤에는 강연도 종종 하시는 것 같다. 정문정 작가님의 글도 좋아하지만 강연도 참 좋아라 한다. 배울게 많은 분이다.
얼마 전 유튜브 세바시를 통해 정문정 작가님의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쓰는 법' 강연을 들었다. 강연도 인상 깊었는데 브런치에서 작가님이 직접 대본을 올리셔서 다시 한번 유심히 읽어보았다. 글로 다시 읽으니 동영상으로 강연을 들을 때와는 다르게 다가왔다. 활자로 읽으면서 더 깊이 있게 작가님의 생각을 볼 수 있었다.
말을 할 때는 소음을 받아들이고 글을 쓸 때는 소음을 차단하세요.
말하기가 상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면, 글쓰기는 자신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말하기가 상대에게 어떻게 부드럽게 말을 해줘야 할까, 라고 고민하는 거라면 글쓰기는 내가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겁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전제로 시작하는 거예요.
by 정문정 작가님
말하기와 글쓰기는 똑같이 언어를 다루는 것임에도 전제가 아예 다르다는 것을 정문정 작가님을 통해 깨달았다.
그리고 최근에 양다솔 작가님의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이라는 책을 통해 비슷한 깨달음을 얻었다.
어쨌든 큰소리치는 이야기는 말은 기뻐야 힘이 나고 글은 슬퍼야 깊이가 있다는 것이다. 만날 때마다 우울한 소리를 하는 사람은 곁에 두기 힘들고, 쓰는 글마다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은 밥맛이 없다.
by 양다솔 작가님
짧은 문장이지만 말하기와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긴 여운을 남기게 하다니...
그렇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글에서는 행복하다고 난리를 치고 실제로 만나면 불만에 가득찬 사람이 많다. 말하는 에너지와 쓰는 에너지를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오버해서 얘기하면 그래서 삶까지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하지 못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말하기와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방법을 찾아다녔는데, 여러 훌륭한 작가님들을 통해 말하기와 글쓰기를 넘어 인생을 조망하는 방법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