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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Dec 13. 2024

직장인의 스트레스 관리법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스트레스와 마주합니다. 특히 직장과 사회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그 강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 중 효과적인 것이 바로 음악입니다.


음악이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이유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면 뇌에서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은 감소합니다. 리듬과 멜로디는 우리의 감정을 안정시키고, 심박수와 혈압을 조절하며 근육을 이완시켜 신체적 긴장을 풀어줍니다.


20년 전 어느 겨울, 저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입대 전날, 학교 앞 허름한 술집에서 동기, 후배, 선배들과 함께 마지막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의정부 306 보충대로 입대해야 했는데, 다행히 학교와 가까워 지하철과 마을버스로 갈 수 있었습니다. 낭만적인 입영열차는 없었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잠재우지 못하고 결국 자정을 넘겨서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저의 슬픈 눈을 보았는지 자정이 넘어서도 주위에 사람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저를 보며, 통기타 동아리 후배가 (어디서 구했는지 아직도 미스터리인) 기타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광석 형님의 <이등병의 편지>를 기타치며 불렀습니다. 그 허름한 술집에 모인 우리 모두는 다 함께 <이등병의 편지>를 기타 연주에 맞춰 불렀습니다. 입대 전 마지막 떼창이었고 스마트폰이 없던 그 시절, 그 시절만의 낭만이었습니다.


"열차시간 다가올 때 두 손 잡던 뜨거움 기적소리 멀어지면 작아지는 모습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비록 저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마을버스로 환승해서 입대했지만, 노래를 불렀던 그 순간만큼은 입영열차에 앉아 젊은 날의 꿈을 꾸는 완벽한 이등병이 되었습니다. 희한하더군요. 눈에서는 눈물이 났지만 한편으론 입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광석 형님이 없었다면 아마도 저는 입대를 거부한 전과자가 되었겠지요. 광석 형님 고맙습니다.


저는 무사히 제대를 했고 취직을 했습니다. 하지직장 생활에서도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그럴 때마다 저는 다시 광석 형님의 노래를 찾습니다. 요즘은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를 즐겨 듣습니다.


"남자처럼 머리 깎은 여자, 여자처럼 머리 긴 남자... 번개소리에 기절하는 남자, 천둥소리에 하품하는 여자"라는 가사처럼, 세상에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고 깨닫습니다. (실제로 저는 아직도 천둥과 번개를 무서워하는 반면, 아내는 심드렁합니다) 작은 깨달음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고, 스트레스도 조금씩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거대한 사회적 이슈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용산과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일들, 2014년의 아픔, 2017년의 격변을 지켜보며 나라 때문에 눈물 흘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20년 전에는 나라가 부르는 '소집 통지서'에 눈물을 흘렸다면, 지금은 '이게 나라냐'라는 울분에 눈물을 흘리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나라에서 오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해서 요즘 걸신들린 듯 음악을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울분은 쉽사리 잠들지 않더군요. 이번 스트레스는 질이 다른 아주 악질의 스트레스라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조금 희망이 될 만한 노래를 찾았습니다. 바로 광석 형님의 <일어나>입니다. 이 노래를 들으니 기운이 납니다.


검은 밤의 가운데 서 있어
한 치 앞도 보이질 않아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에 있을까
둘러봐도 소용없었지

끝이 없는 날들 속에 나와 너는 지쳐가고
또 다른 행동으로 또 다른 말들로
스스로를 안심시키지
인정함이 많을수록 새로움은 점점 더 멀어지고
그저 왔다 갔다 시계추와 같이
매일매일 흔들리겠지

가볍게 산다는 건 결국은 스스로를 얽어매고
세상이 외면해도 나는 어차피 살아 살아있는걸
아름다운 꽃일수록 빨리 시들어 가고
햇살이 비추면 투명하던 이슬도 한순간에 말라버리지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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