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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으로 이직한 대기업 부장님

Manners maketh man

by 바그다드Cafe

제가 잘 아는 중소기업 A사장님을 만났습니다. A사장님은 일 년 전에 원청 관계인 대기업 출신 B부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했습니다. 대기업 영업을 강화하고, 대기업 시스템을 회사에 접목하겠다는 계획이었죠. 그래서 꽤 높은 연봉과 법인차를 제공하는 조건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그 B부사장님을 조금 압니다. 그래서 저에게 고민이 있다며 A사장님이 B부사장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A사장님이 말했습니다. "B부사장은 아직 대기업 물이 안 빠졌어."


저는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A사장님이 대답했습니다. "주위에 한두 사람 정도만 그런 불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B부사장을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네..."


저는 의아해하며 물었습니다. "저는 B부사장님이 그렇게 욕먹을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사장님이 직접 뽑으셨잖아요."


A사장님이 이번에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습니다. "자네는 B부사장과 같은 그룹에 있어서 그나마 B부사장이 예우하는 거고... 그 XXX 회사의 C상무 알지? 그 사람 좋은 C상무가 B부사장을 계속 데리고 있으면 회사 망하겠다고 하더만... 허허... 참..."


그렇습니다. 저는 B부사장님의 전직 대기업 같은 계열사에 다닌 공감대 때문에, B부사장님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아는 C상무님께서 저렇게 말할 정도면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B부사장님의 가장 큰 단점은, 중소기업으로 이직했음에도 대기업 다닐 때의 모습으로 타인을 대한다는 것입니다. 즉, '거만'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B부사장님을 만난 많은 사람들이 A사장님께 이러한 사실을 조언한 것입니다. (물론, 대기업을 다닌다고 해서 '거만'해서는 절대 안됩니다)


저는 A사장님과 대화를 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영화에 빗대어 정리했습니다.


1. 킹스맨


- 영화 킹스맨 시리즈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개의 대사가 있습니다.

- 첫 번째는 "It's not the suit that makes the man, it's the man that makes the suit"입니다. 직역하면, "옷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고, 사람이 옷을 만든다"입니다. 의역하면, "옷보다 중요한 게 사람의 됨됨이고, 내면의 품격이다"입니다.

- 두 번째는 그 유명한, "Manners maketh man"입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이죠.

- B부사장님은 대기업의 옷이 사라졌고, 발가벗은 본인만 남았음에도, 본인의 매너가 나빠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좋은 매너는 쉽게 형성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비슷하게 느껴서 평소에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2. 쇼생크 탈출


-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은행원 출신 앤디는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된 후에도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겸손하게 활용하여 주변 사람들을 돕습니다.

- 그는 교도관의 세금 문제를 해결해 주고, 도서관을 운영하며 재소자들의 교육을 도왔습니다.

-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자신의 역량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겸손하게 활용한 것입니다.

- B부사장님과는 반대로, 앤디는 자신의 이전 지위나 경험을 타인을 낮추는 데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장면


3. 인턴


- 로버트 드니로가 연기한 70세 벤은, 젊은 여성 창업가 줄스(앤 해서웨이)가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시작합니다.

- 그는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앞세우지 않고, 오히려 겸손하게 새로운 환경을 배우려 노력합니다.

- 벤은 자신의 이전 경력을 내세우며 젊은 직원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았고, 대신 조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필요할 때 조언을 건넸습니다.

- 결국 그의 겸손한 태도와 적절한 조언이 회사와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B부사장님의 사례와 대비되는 이 영화는, 우리에게 진정한 리더십은 지위나 경력이 아닌 겸손과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 어떤 환경에서든 성공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과거 영광이 아닌 현재의 태도로 인정받으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영화 속 인물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어떤 조직이든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전 경력이나 지위보다는 겸손한 태도와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 모두는 어떤 옷을 입었느냐가 아닌, 그 옷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입느냐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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