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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연휴 후유증 극복 꿀팁

15년차 직장인의 꿀팁 대방출

by 바그다드Cafe

"아... 회사 가기 싫다..."


명절 연휴 마지막 날 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의 한숨 소리가 집단 공명을 일으킵니다. 연휴 동안 완벽히 '회사 모드'에서 벗어났던 뇌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는 중입니다. 저는 15년 차 직장인인데 15년째 명절이 끝나면 회사 가기가 싫습니다. 그럼에도 내일 출근해야 하는 K-직장인을 위해 저의 모든 역량을 끌어모아 명절 연휴 후유증 극복 꿀팁을 전달합니다.


1. 명절 후유증의 주요 증상


1-1. 업무 기억 상실증

엑셀 단축키가 기억나지 않고, 업무용 계정의 비밀번호는 까마득합니다. 심지어 출근 시간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우리 회사 몇 시 출근이었지...?"


1-2. 명절 음식 과다 섭취로 인한 몸값 상승

체중계의 숫자가 마치 SK하이닉스 주가처럼 상승세를 보입니다. 명절 음식의 칼로리는 연휴 기간에만 0칼로리라는 말은 거짓이었습니다. 아마도 내일 출근교복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오늘 같은 밤 미리 한 번 점검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1-3. 친척분들의 취업 조언 PTSD

"너희 회사는 연봉이 얼마니?" (왜요? 직접 연봉 올려주시게요?)

"SK하이닉스는 성과급만 5천만이 넘는다고 하더라" (워낙 특이하니깐 언론에 자주 나오는 거예요)

"아직도 과장 못 됐어?" (대리된 지도 얼마 안 됐어요...)


같은 질문들이 귓가에 맴돕니다. 왜 우리 집 친척들은 모두 커리어 컨설턴트가 되어있는 걸까요?


2. 극복 방법 가이드


2-1. 단계적 업무 리듬 되찾기

- Day 1: 메일함 보기만 하기 (답장은 절대 금지)

- Day 2: 가벼운 회의만 참석하기 (만약 화상회의라면 카메라 끄고 조용히)

- Day 3: 실제 업무 시작... 을 위한 준비하기

- Day 4: 드디어 실제 업무 시작 (미루면 미룰수록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2-2. 체중 감량을 위한 사무실 운동법

- 화장실은 가장 먼 층 것을 이용하기

-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하기 (단, 상사와 마주치지 않는 시간대 선택)

- 프린터 출력 시 최대한 천천히 걸어가기

- 회의실에서 살짝살짝 제자리 운동하기 (들키면 '다리가 저려서...'라고 변명)


2-3. 생활 적응 방법

- 카페인 섭취량 단계적 증량하기

- 점심시간 10분 일찍 가서 졸음 쫓기

- 모니터에 "연차까지 D-OO일" 메모 붙여두기

- 주말까지 버티면 된다는 희망 가지기


3. 특별 대처법: 상사 대응 가이드


3-1. "연휴 잘 보내셨어요?" 대화 준비하기

- 적당히 재미있게 보냈다고 하기 (너무 좋았다고 하면 업무 과다 할당의 위험)

- 적당히 피곤했다고 하기 (너무 푹 쉬었다고 하면 야근 지원자로 찍힐 수 있음)

- 가족 이야기는 세 문장 이내로 매우 짤막하게 (어쩔 수 없이) 준비하기


3-2. 연휴 후 폭주하는 업무량 대처법

- "검토 중입니다"라는 만능 문장 활용하기

- 다음 명절까지 미룰 수 있는 업무 살짝 미뤄두기

- 프로젝트 마감일 연휴 핑계로 연장 시도해 보기


4. 희망의 메시지


부디 이 연휴 후유증을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겐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 다음 연휴까지 남은 시간: D-OO일

- 다음 주말까지 남은 시간: D-O일

- 퇴근까지 남은 시간: D-O시간


그리고 명심하세요. 당신 혼자만 이런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이 같은 고통을 겪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함께 이겨낼 수 있습니다!


PS. 이 글을 읽고 계신 우리 상무님, 저는 정말 연휴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업무가 너무 그리웠어요... (거짓말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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