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데요?
38개월 된 아이 덕분에 본의 아니게 동화를 많이 읽고 있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의 동화는 35년 전 제가 읽었던 동화와는 수준이 다르게 고퀄이더군요. 제가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대신 세계 각지의 동화 작가님들을 아이와 함께 만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의 내용들이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이래서 어렸을 적 기억이 참 무섭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 새로운 동화를 읽어줄 때마다 제가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의 기억도 함께 떠오릅니다.
우리가 어린 시절 읽었던 백설공주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눈처럼 하얀 피부의 어느 공주님 이야기입니다.
혹시 까먹었을까 봐 잠깐 백설공주 줄거리를 소개합니다.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새어머니 왕비는 마법 거울에게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라고 물었고, 어느 날 거울이 "백설공주"라고 대답하자 질투에 눈이 멀었습니다. 왕비는 사냥꾼을 시켜 백설공주를 죽이려 했지만, 사냥꾼의 도움으로 숲 속으로 도망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의 집에 머물게 됩니다. 이를 알게 된 왕비는 독이 묻은 사과로 백설공주를 해치려 했고, 결국 백설공주는 깊은 잠에 빠졌지만 왕자의 키스로 깨어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죠.
이 오래된 동화는 현대 직장인들에게 긍정적인 교훈과 함께 경계해야 할 점도 함께 들려줍니다. 백설공주의 빛나는 미덕뿐만 아니라, 그 한계점도 살펴보면서 더 균형 잡힌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먼저 백설공주가 보여준 긍정적인 면을 살펴보면, 그녀의 겸손과 적응력이 돋보입니다. 공주였음에도 난쟁이들의 집에서 겸손하게 생활하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죠. 이는 직장 생활에서도 중요한 덕목입니다. 아무리 좋은 배경을 가졌더라도, 새로운 환경에서는 겸손하게 배우고 적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백설공주의 지나친 순진함과 수동성은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낯선 할머니가 건넨 사과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먹은 것처럼, 때로는 지나치게 순진한 태도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모든 제안이나 부탁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죠. 적절한 수준의 경계심과 판단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백설공주는 왕자의 키스라는 외부의 도움으로 구원받았습니다. 물론 도움을 받는 것이 나쁘진 않지만,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적극성도 필요합니다. 직장에서도 항상 누군가의 도움만을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백설공주의 태도는 긍정적입니다. 일곱 난쟁이들의 각기 다른 성격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간 것처럼, 직장에서도 다양한 동료들과 조화롭게 지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신만의 정체성과 주관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위기관리의 측면에서도 양면을 볼 수 있습니다. 백설공주는 위험 상황에서 난쟁이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을 확보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직장에서는 당장의 위기를 피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인내의 가치는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인내가 아닌 목적이 있는 인내여야 합니다. 백설공주처럼 수동적으로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 시간 동안 자신을 발전시키고 상황을 개선하려 노력하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이처럼 백설공주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양면의 교훈을 줍니다. 그녀의 미덕은 본받되, 부족한 점은 보완하여 더 현명한 직장인이 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입니다. 겸손하되 주체적이고, 순수하되 현명하며, 인내하되 발전적인 자세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백설공주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