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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45분에 카톡 보내는 직장 상사

그의 심리와 소심한 대처법

by 바그다드Cafe

당신의 스마트폰이 새벽 6시 45분, 아직 동이 트기도 전에 카톡 알림음을 울린다면 십중팔구 그 주인공은 당신의 상사일 것입니다.


이 미스터리한 시간대가 가진 특별한 의미와 그 속에 숨겨진 직장 생태계의 심리를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 상사의 심리 해부하기

1) "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라는 자기 확신

새벽 6시 45분이라는 시간은 우연이 아닙니다. 7시는 너무 뻔하고, 6시 30분은 너무 이른 것 같고... 그래서 선택된 절묘한 시간이죠. 마치 "난 이 시간에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일하는 사람이야"라는 것을 은근히 어필하는 듯한 시간대입니다. 상사들은 이런 미세한 시간 조절을 통해 자신의 근면 성실함을 증명하고자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2) 읽씹의 즐거움
상사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아직 꿈나라에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들은 이 시간에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당신의 아침을 살짝 불안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부장님이 새벽부터 카톡을 보냈는데... 뭔 일이지?"라는 생각이 당신의 아침을 지배하게 되죠. 이는 일종의 미묘한 권력 과시이자, 조직 내 위계질서를 재확인하는 무의식적 행동일 수 있습니다.

3) 불안과 강박
때로는 상사 자신의 불안감과 강박적 성향이 이런 행동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일을 확인하고 점검하고자 하는 욕구, 혹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가 이른 아침 카톡의 형태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 대처법 가이드

1) 전략적 읽씹
출근 시간 1시간 전까지는 카톡을 절대 확인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우세요. 이는 당신의 정신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자기 방어입니다. "죄송합니다. 아침에 아이 어린이집 등원 준비 도와주느라 카톡을 못 봤네요"라는 변명거리도 준비해 두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가끔 읽고 가끔 안 읽는 것보다는, 항상 특정 시간 이후에만 확인한다는 패턴을 만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2) 역이용하기
가끔은 당신도 6시 44분에 먼저 카톡을 보내보세요. "부장님, 오늘 아침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라는 식으로요. 상사의 새벽 카톡 패턴을 역이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전략은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우리 팀은 새벽부터 일하는 게 문화네!"라는 괴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으니까요. 일 년에 한두 번 정도가 적당할 것 같네요.

3) 무시하기 모드
스마트폰의 방해 금지 모드를 활용하세요. 특정 시간대에는 특정 연락처의 알림만 차단하는 설정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하면 최소한 알림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현대의 스마트폰은 다양한 알림 관리 기능을 제공하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4) 건강한 경계 설정하기
업무 시간 외 소통에 대한 건강한 경계선을 그어보세요. 팀 내에서 "아침 8시 이전, 저녁 7시 이후에는 긴급한 경우가 아니면 연락하지 않기"와 같은 암묵적인 규칙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는 팀원 모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 상황별 대응 전략

1) 긴급한 업무의 경우
정말 정말 정말 긴급한 업무라면, 읽고 간단히 "확인했습니다. 출근 후 바로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당신이 책임감 있는 직원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즉각적인 업무 처리는 출근 후에 하겠다는 적절한 경계선을 설정하는 방법입니다.

2) 일상적인 업무의 경우
대부분의 새벽 카톡은 사실 긴급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출근 시간 즈음에 "방금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하면 충분합니다. 굳이 이른 시간에 보낸 것에 대해 언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3) 반복되는 패턴의 경우
만약 이러한 새벽 카톡이 반복되어 업무 효율과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면, 인사팀이나 상위 관리자와 상담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합니다.

@@@@ 결론

새벽 6시 45분의 카톡, 그것은 현대 직장인이 맞닥뜨린 소소하지만 불편한 일상의 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어쩌면 당신의 상사도 그저 불면증에 시달리는 평범한 직장인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지혜롭게 관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삶의 질을 지켜내는 것입니다. 적절한 경계선 설정과 전략적인 대응을 통해, 건강한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조언을 하나 드리자면, 절대로 이 글을 상사에게 공유하지 마세요. 당신의 새벽잠을 지키고 싶다면요.


p.s. 다시 카톡을 확인해 보니 6시 45분이 아니라, 6시 42분에 카톡이 왔네요. 저는 6시 56분에 답했습니다... 저부터 위에 글을 다시 한번 숙지&실천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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