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지 않는 직장상사 대처법

침묵의 장벽

by 바그다드Cafe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의 이 명언은 철학적 사고의 한계에 대한 성찰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직장상사들은 이 구절을 "모든 것에 관해 침묵하자"로 잘못 해석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상사가 스핑크스보다 더 수수께끼 같고, 깊은 동굴 속 은둔 수도사보다 더 조용하다면, 여러분은 '소통 부재의 대가'를 만난 것입니다.

소통하지 않는 상사의 특징

이런 상사는 마치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같습니다. 분명 거기에 있고, 무언가를 전달하려 하지만, 해독하는 데 평생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들의 이메일은 단 몇 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고("확인해 주세요" 또는 "이게 뭐죠?"), 회의 중에는 의미심장한 침묵과 가끔씩 나오는 모호한 한숨으로 의사소통합니다.

이런 상사는 프로젝트 마감일 하루 전에 "방향을 좀 바꿔볼까요?"라는 말을 던지고는 무슨 뜻인지 설명하지 않는 특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질문을 해도 "알아서 잘 해봐요"라는 답변만 돌아옵니다. 마치 선문답을 하는 선사(禪師)를 상대하는 것 같지만, 그들은 깨달음이 아니라 단지 혼란만 줍니다.

침묵하는 상사의 심리 해부

이런 상사들의 행동 뒤에는 어떤 심리가 숨어 있을까요?

1. 취약성에 대한 두려움: 일부 상사들은 자신의 무지나 불확실성이 드러날까 봐 두려워 침묵을 선택합니다. 그들은 아는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조용한 것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합니다.

2. 권력의 유지: 정보를 독점함으로써 이들은 권력의 불균형을 유지합니다. 그들만이 전체 그림을 볼 수 있고, 팀원들은 퍼즐 조각만 보게 됩니다. "지식이 곧 힘이다"라는 말을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죠.

3. 결정 회피: 이런 상사들은 결정을 내리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명확한 지침 제공을 피합니다. 나중에 일이 잘못되면 "내가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4. 자기 방어적 침묵: 일부 관리자들은 비판을 개인적 공격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의사소통 자체를 최소화하여 자신을 보호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틀릴 일도 없다는 논리죠.

생존 전략: 침묵의 장벽을 넘는 법

침묵의 상사와 일하는 것은, 소리 없는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유추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 전략들을 시도해 보세요:

1. 소크라테스식 질문법 활용하기

모호한 지시를 받았을 때, 구체적이고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을 던지세요. 예를 들어,
- "이 방향 전환이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의미하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세 가지 요소는 무엇인가요?"
- "만약 이 작업이 완벽하게 완료된다면, 어떤 모습일 것이라고 상상하시나요?"

이런 질문은 '예/아니요'로 답할 수 없기 때문에, 상사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도록 유도합니다.

2. 기록의 힘 활용하기

"가장 좋은 기억력보다 가장 흐린 잉크가 낫다"는 말처럼, 모든 대화와 지시사항을 문서화하세요. 회의 후에는 간결한 요약과 행동 계획을 이메일로 보내세요.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제가 이해한 바로는, 프로젝트의 방향을 [구체적 설명]으로 변경하고, [특정 작업]은 [날짜]까지 완료하기로 했습니다. 추가나 수정이 필요하시면 알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침묵의 상사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거나, 적어도 나중에 "그건 내가 원한 게 아니었어"라고 말할 때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선택지 제시하기

상사에게 열린 질문 대신 구체적인 선택지를 제시하세요.

"프로젝트 접근 방식에 대해 세 가지 옵션을 준비했습니다. A안은 [설명], B안은 [설명], C안은 [설명]입니다. 어떤 방향이 회사의 목표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렇게 하면 상사는 완전한 침묵 대신 적어도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혹은 "전부 다 마음에 들지 않아요"라고 말하더라도, 적어도 무엇이 아닌지 알게 되죠. 소거법으로라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4. 동료 네트워크 구축하기

같은 침묵의 상사 아래서 일하는 동료들과 정보를 공유하세요. 종종 다른 사람들은 당신이 놓친 단서나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함께 퍼즐을 맞추면 전체 그림을 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집단 지성의 힘을 활용하는 거죠. (그리고 험담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사 밑에서는 그나마 험담이라도 해야 숨을 쉴 수 있으니까요)

5. 성과로 증명하기

때로는 기다리는 대신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여러 가능한 해결책을 개발하고, 프로토타입이나 초안을 만든 다음, 상사에게 보여주세요. 구체적인 산출물이 있으면 추상적인 의사소통보다 피드백을 받기가 더 쉽습니다. "이게 제가 생각한 방향인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으면 적어도 "아니, 그건 아니야"라는 대답이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 침묵 속에서 목소리 찾기

침묵의 상사와 일하는 것은 분명 도전적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조용한 환경에서 가장 창의적인 해결책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은 어떤 직장에서든 귀중한 기술입니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은 양방향 도로이지만, 한쪽이 도로를 폐쇄했다고 해서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때로는 우회로를 찾아야 할 뿐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여러분이 관리자가 된다면, 투명하고 명확한 소통의 가치를 기억하세요. 과거 여러분이 겪었던 불필요한 혼란을 다른 사람들에게 물려주지 마세요. 좋은 리더는 침묵으로 힘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소통으로 팀의 성공을 이끌어냅니다.

P.S. 이 글을 여러분의 소통 부재 상사에게 보여주기 전에, 그들이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가능성을 고려해 보세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야말로 이 글의 모든 요점을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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