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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그다드Cafe Jul 31. 2024

웰다잉과 경력기술서

인생이 힘들면 유언장, 회사 생활이 힘들면 경력기술서

LG 가문이 시끄럽다. 내 주위에 LG가와 인연이 있는 어르신들 중 일부는 걱정을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으련다.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게 1) 재벌 걱정 2) 연예인 걱정 3) 남걱정 이기 때문이다. 내 걱정이나 해야지.


LG 가문이 시끄러운 이유는, 법률 용어로 상속 문제이고, 세속적 용어로 ‘돈 문제’이다. 여기서 재밌는 점은, 유언장의 유무 때문에 쟁점이 시작되었다는 거다.

https://v.daum.net/v/20231005114804027


한 때 유언장을 미리 써놓는 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하고, 가족에게 법적 혼란이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미리 유언장을 작성했다. LG 가문의 현재 혼란이 유언장이 없어서라고 하니, 미리미리 유언장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이쯤 되누구는 또 질문할 수 있겠다. LG 가문은 재벌이니 혼란을 미리 막기 위해 유언장이 필요한 거고, 우리같이 가진 게 빚밖에 없는 인생은 굳이 바쁘다바빠 현대사회에서 유언장까지 챙길 시간이나 여유가 있나? 너무 5바6바쌈바 하는 거 아닌가?


너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시라. 필요하다. 빚도 남은 이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같이 자본주의 끝물인 곳에서는 재산보다 빚이 무서울 수 있다.


그리고 혹시 '웰다잉'이라고 들어보셨는지?



 

(출처: 챗GPT 4o 유료버전)

웰다잉(Well-Dying)은 말 그대로 '잘 죽음'을 의미하며, 죽음을 긍정적으로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이는 존엄하게 삶을 마감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과정으로, 특히 현대 사회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처럼 죽음의 질도 중요하게 여겨지며 발전하고 있는 개념이다. 웰다잉의 주요 요소로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안녕을 포함한 전반적인 웰빙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전 유언장 작성, 호스피스 및 완화의료,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작성 등의 준비가 포함될 수 있다. 또한, 웰다잉은 죽음을 터부시 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남아있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을 강조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내가 2년 전 지금 회사로 이직하고 한참 힘들었을 때,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했었다. 아니, 죽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찾아왔고, 괴롭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생각하면 할수록 상황이 많이 개선되었다.(물론, 현대의학의 도움도 컸다) 여기서 기술이 필요한데,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또, 그래! 죽을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 진짜 죽지는 않지만 또 살아갈 수 있다. 참, 어렵다.


그래서 좀 쉽게 유언장을 미리 써보는 게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생각하면, 또 삶이 보인다. 인생 참, 시네마틱 하다.


삶이 힘들면, 유언장을 적듯이(?)

회사 생활이 힘들면, 경력기술서를 적어보자. by 바그다드Cafe


무슨 말도 안 되는 메타포(은유)냐고? 변명하자면, 원래 메타포가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 예컨대,


시간은 금이다.(누가 말했지?)


희망은 깃털 달린 것. (에밀리 디킨슨 시)


등잔 밑이 어둡다. (한반도 조상들의 잠언 혹은 지혜 혹은 속담)


다 말이 안 된다. 시간이 어떻게 금이고, 등잔 밑이 어떻게 어두울 수 있나? 등잔을 켰는데 어두우면 클레임 쎄게 걸어서 반품 + 피해 보상까지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또 말이 된다. 아니, 받아들일만하다.


글쓴이의 안 좋은 머리로, 유언장과 경력기술서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았다. (너무 태클 마시라..)


1. 미래를 위한 준비: 두 가지 모두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준비 과정. 유언장은 사망 후의 재산 분배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이고, 경력기술서 업데이트는 이직 기회가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2. 명확한 의사 표현: 유언장은 사후 자신의 재산이나 유산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며, 경력기술서는 자신의 경력과 역량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도구이다. 둘 다 혼란을 최소화하고,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게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3. 안정성과 평온함:  이건 내 개인적인 경험으로 인한 느낀점이다.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이직을 많이 해 본 내가, 유언장과 경력기술서를 미리 작성해 보니 진짜 삶에서 회사 생활에서 안정성과 평온함을 느꼈다.(더러우면 때려친다! 정신) 그리고 지금도 경력기술서를 업데이트하며 느끼고 있다.


내 주위 후배들 심지어 팀원들한테도 틈틈이 업데이트하라고 알려준다. 머를? 유언장 말고 경력기술서를. 그리고 기분 좋으면 내가 직접 첨삭도 해준다. (내가 머라고?) 깊이는 없지만 꽤 다양한 분야와 복수의 회사 경험이 있고, 지금의 회사에서는 이력서 검토, 면접 참여, 심지어 사직 면담까지 진행한다. 이 정도면 첨삭해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혹시 경력기술서 첨삭이 필요하신 분... 연락하시길. 그러면 유언장은? 그건 감히 내가 첨삭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므로 정중히 사절.


P.S. 1) 그리고 짧은 경력기술서에 대한 짧은 내 꿀팁. 내가 생각하는 좋은 경력기술서 작성이란 직급에 따른 차별화 전략이다.

주니어급(사원~대리)스펙과 참여했던 프로젝트 위주의 나열식이면 괜찮다. 하지만 관리자급(과장 이상)은 좀 어렵다. 그리고 정답이 없다. 회사마다 바라는 주니어급 인재상은 비슷한데(알. 잘. 딱. 깔. 센. 그거), 관리자급은 요구하는 역량이 회사마다 다르다.

내가 관리자급의 경력기술서를 심사한다면 문제 해결 능력을 강조하는 친구들을 뽑을게다.


P.S. 2) 생각난 김에 나의 경력기술서도 업데이트 해야 겠다. 아 맞다! 전무님, 사장님! 이직할 마음 없어요. 다만 경력기술서를 업데이트하면 자극도 되고 좋다고 하길래 저도 하는 거예요!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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