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선의 팀장이다!(회사이름이 조선이다) 팀원은 2명이지만... (요즘 회사는 팀 규모가 작아지고, 대신 전문성을 높이는 게 트렌드 아닌가?)
세상 팀원의 98%가 팀장이 공부를 했으면 한다고 성토한다. 그렇다면 바그다드Cafe 팀장의 과거 공부 내역을 보자.
1. 영어
- 20대에는 밤에 술집에서 일하고 낮에 도시락 싸들고 도서관에서 공부하여 독학으로 토익 910점 달성했다. 영어공부 참 열심히 했다.
- 직장 생활 초기(1년 차~6년 차), 중동에서 주재원 노동자로 근무할 때 꽤 영어를 잘한다는 소리 들었다. (물론, 영어 발음에 GSD경상도 발음이 묻혀 나오는 거는 어쩔 수 없었음)
-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영어 노출될 일이 없었다는 핑계로... 지금 상태는... 발음은 좀 부끄럽고, 챗GPT에 의존도 많이 하고...
2. 중국어
- 직장 생활 중기(6년 차~10년 차), 갑자기 중국어에 꽂히다. 꽂힌 이유는 다양하나, 기질적으로 중국을 좋아하고, 중국 사람과 잘 맞으며, 무엇보다 중국 음식과 술(빼갈)을 애정해서그렇다.
- 그래서 독학으로 HSK 5급 수준까지 달성했다.
- 하지만 Hoya*의 탄생과 개인사의 파고를 못 넘고 결국 주저앉았다.
- 지금은 중국 출장을 가서, 밤에 술(꼭 빼갈을 마셔야 한다) 취하면 중국어를 꽤 많이 뱉어낸다.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글쓴이의 32개월 된 자녀
3. 회계
- 직장 생활 중기부터 현재까지, 회계 공부를 끼적였다. 이유는회사에서 나이를 먹고, 중간이 넘으니 회계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무시당하고 서러워서 시작했다. (나는 숫자에 취약하다)
- 그래서 자격증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회계 공부를 했다. 우선 공부 2달 정도 만에 회계관리 2급 합격했다!(합격률 50% 이상)
- 고무된 나는 회계 관리 1급과 재경관리사 책까지 한 번에 사서 6개월 만에 2개의 자격증을 따겠다고 야심 차게 다짐했다.
- 하지만 여러 피치못 할 이유(Hoya 간헐적 육아, 회사일, 개인 사정 등등)가 발목을 잡아 공부 중단한 상태이다.
그 외에도 자격증과 관련된 공부, 법法 공부*, 인생 공부 등등공부라는 명목으로 참 많이 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성과로 보여줄 만하게 성공한 공부는 없다. (인생을 아는 것도 아니고...)
*아버지께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같이 가난한 사람들'은 법法을 모르면 무시당한다고, 법法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작 아버지는 법法 공부를 안 하셨음)
하지만 성과로써 보여주기는 힘들지만 사실은 꾸준히 공부하는 분야가 있다. 어떤 공부냐면 "직감"에 대한 공부다.
먼 소리야?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이쯤 되면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부디 끝까지는 아니더라도 중간까지라도 읽어보시길. 분명 도움이 된다고... 장담을...
그렇다면 '직감'에 대한 나만의 직감적인 정의를 살펴보자.
- 직감의 반대발은 논리라고 생각한다.
- 논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것은, 결국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논리와 이성은 과거 경험과 데이터에 의존하여 현재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 즉, 논리가 대상을 생각하고 분석한 후, 결론에 이르는 사고방식이라고 한다면 직감은 처음부터 논리를 뛰어넘어 해결책을 제시하고 결론에 이르는 방식이다.
문제는, 지금은 'VUCA 시대'라는 것이다. VUCA는 변동성Voli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라는, 현시대의 상황을 표현한 네 가지 단어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 '한 치 앞을 못 보는 세상'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요컨대, 600년 전 고려시대 농사꾼 왕서방이 있다고 치자. 300년 뒤, 왕서방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가 태어났다. 왕서방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는 조선시대 사람이고 농사를 짓는다. 그는 무려 왕서방보다 300년 뒤의 사람이다. 하지만 고려시대 왕서방과 조선시대 왕서방의 손자의 손자의 손자 삶이 300년의 세월의 무게만큼 드라마틱하게 다를까?
다시 현실로 돌아와 15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지금의 삶과 비교해 보자. 그리고 코로나 전인 5년 전과 지금의 삶도 비교해 보자. 느낌이 오는가? 이게 VUCA 시대를 산다는 것이다.
*스마트 폰이 대중화된 시기
그렇다면, 논리의 약점은 금세 드러난다. 왜냐하면 논리는 과거의 경험과 데이터에 주로 의존하는데, VUCA 시대에는 과거 경험과 데이터가 거의 쓸모가 없다. 그래서 과거데이터에 의존하고 현세에 맞지 않는 소리를 날리는 사람을 '꼰대'라고 하는 거다. '라떼'는 커피가아니다, 과학이다.
여기 여성 의류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만든 김소희 대표의 임팩트 있는 인터뷰가 있다.
(질문) 사업 성공의 비결은?
(김소희 대표 대답) "제 힘이나 전략 때문에 거둔 성과가 아니니 성공이나 목표 같은 말은 자제해 주세요. 사업 계획서도 없었고, 매출 목표도 노하우도 정말로 없었습니다. '항상 즐겁게 하고 있다'라고 답하는 것이 비결의 전부입니다."
나는 김소희 대표의 인터뷰를 보고, 결국 강조하는 것은 '직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현생을 사는 이들에게 '직감'의 중요성을 알아챘으리라.
그렇다면, 어떻게 '직감'을 기를 수 있을까? 이것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직감 쪽 세계 전문가인 야마구치 슈 작가님의 <세계의 리더들은 왜 직감을 단련하는가>에서 빌려왔다. 수줍게 고백하자면 내가 직감 세계에 입문한 것도 야마구치 작가님 때문이다. 일본에 있는 그분은 나를 모르지만 한국에 있는 나는 그분을 잘 안다. 어떻게 잘 아느냐? 그분이 집필한 책은 대부분* 읽었기 때문이다. 직접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사람을 알 수 있는 방법 중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그 사람이 쓴 글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잘 한다는 것>, <독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뉴타입의 시대>, <비지니스의 미래> 등
다음은 야마구치 슈 작가님이 말하는 직감을 기르는 방법이다.
1. 의식적인 경험 축적: 의식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반추하며 배움을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는 직감의 기반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2. 자기 성찰과 피드백: 자신의 결정을 되돌아보고, 그 결정이 옳았는지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직감을 단련할 수 있다. 피드백을 통해 배움을 얻고, 자신의 직감을 더욱 정확하게 다듬어 나간다.
3. 명상과 마음 챙김: 명상과 마음 챙김을 통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능력을 키운다. 이는 직감을 더욱 명확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다양한 분야의 지식 습득: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복잡한 상황에서도 직감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이는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5. 직감에 대한 신뢰 구축: 자신의 직감을 신뢰하고, 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는 연습을 한다. 직감을 무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6. 자기만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 개발: 자신만의 의사결정 프레임워크를 개발하여, 이를 통해 직감을 구체적인 결정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을 기른다.
솔직히 말하면, 특별한 내용은 없다.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렴풋이 아는 것보다 단어화하고 구체화를 한다면 보다 내 것으로 만드는 데 확실히 도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직감'의 정의와 직감을 기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되새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글의 맨 앞단에 실린 기사에서 팀원들은 98.4%가 팀장의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팀장이 꼭 공부했으면 하는 분야(복수 응답)로는 '팀/조직 관리(46.7%), '인간관계 관리'(40.2%), '커뮤니케이션 스킬'(39.3%)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팀원들은 팀장들의 '관계 관리'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관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직감적으로 해야 한다. 그래서 직감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