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 : 가라토 시장에 올인

아빠의 여행코드

by 애리

(1화 요약) JS아빠와 SS엄마, HY딸은 셋이서 일본 기타큐슈에 도착했다.


JS는 수산물을 사야하면 노량진 시장에 간다. 소고기를 사기 위해서는 마장동에 간다. 돼지고기는 청량리에서 조달하며 그 때 각종 채소를 공수해온다. 서울에 살 때도 그랬고, 춘천에 살 때도 그랬으며, 김포에 살 때도 그러했다. 그리고 항상 같은 점포에 간다. 그 점포가 서비스 또는 맛이 변하기 전까지, JS는 한 우물만 판다.


식재료 뿐인가? 외식도 그러하다. HY가 어린시절 족발은 남대문에서만 먹었다. 밖에서 먹는 생선구이는 오직 종로에서, 수제비는 신촌, 야채죽은 마포, 닭갈비는 춘천, 메밀국수는 광화문 미진, 냉면은 을밀대, 포장마차는 (이제는 없어진) 신촌 굴다리.


여행도 그러했다. 언제나 중심은 음식. JS의 움직임의 중심에는 오롯이 '먹는 것'만이 있었다.


살기 위해 걸어야만 했던 좀머씨처럼.

먹기 위해 가야만 했다.


좋은 음식과 재료를 얻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기차를 타고, 차를 끌고,

커다란 배낭을 메고, 캐리어를 끌고, 두 손 무겁게,

허투루 먹을 바에는 먹지 않는 것이 나았다.


HY는 음식에 담긴 JS의 이야기들을 기억한다. 아버지의 아버지부터 이어진 단골 가게를 이어가는 것, 좋은 재료를 보는 눈, 제철을 기억하고, 어디서 사는 것이 중요한지.


그러니까 HY에게 그건 전통과 계승, 가치와 기개,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한 해답' , 우리 삶의 질을 지키는 자존심으로 내려앉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맛'으로 기억했다. JS가 주는 건, 건강하고 맛있다. 라고 말이다.


음식이라는 건,

먹고 싶은 것을, 좋은 곳에서, 제대로 사는 것이니까.


HY는 냉동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게 때때로 수치스럽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서 싸게 파는 재료를 사는 게 자존심이 상한다.


HY는 편의점 1+1, 2+1에 유혹당하지 않는 편이었다.

어렵더라도 먹고 싶은 걸 제대로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평생 배워서

실론티가 먹고 싶은데, 콜라가 싸다는 이유로 콜라를 먹는 방식은 도통 적응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지나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러나 여전히 '여유가 있으면 무엇을 원하냐'고 물으면,

내가 먹는 것들을, 내가 입는 것들을 JS화 하고 싶다고 답하게 된다.

HY에겐 그것이 잘 사는 방식이다.


아쉽게도 HY는 JS의 부지런함은 차마 배우지 못했는지

냉동식품의 편리성과 1+1의 경제성이라는 유혹에 홀딱 넘어가버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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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토시장*은 이제는 꽤 유명한 관광코스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JS에게는 그 이전부터 이미 마음속에 자리잡은 일본의 노량진 수산시장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JS에겐 이곳에 가면 들러야만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가라토시장은 야마구치의 수산시장으로 1909년 노천시장을 시작으로 오늘날 일본 전역으로 생선을 공급하는 규모로 로성장했다. 수산물을 중점적으로 취급하지만, 주변 농부들이 점포를 운영하여 제철에 맞는 농산물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명한 건,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골라 담아서 사 먹을 수 있는 매력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금, 토, 일만 운영)

image.png 일본정부 여행지 소개 사이트(www.japan.travel)


JS는 이날도 커다란 등가방을 메고, 무릎 보호대를 단단하게 착용하고, HY가 일본에서 사다준 지팡이를 들고 길을 나섰다.

KakaoTalk_20260116_110436941_01.jpg 모지코역

시장으로 향하는 코스를 고민하면서, 여정의 재미를 위해 갈 때와 올 때의 루트를 다르게 설정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먼저 모지코역으로 갔다. 배를 타고 가라토 시장이 있는 시모노세키로 넘어가기 전까지 SS의 놀이 장단에도 잠시 맞춰주면서, 오직 가라토시장에서 사야할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머릿속을 채웠다.


ㅡ "가면 사야할 것들이 있어. 난 여기서 고래 고기를 먹고 너무 좋았어. 완전 괜찮아. 가면 그거부터 사야돼. 좋은 게 있으려나 모르겠는데, 일단 가서 봐야지. 그거랑 또 사야할 게 있는데, 그리고 나서 초밥도 나는 아지(가다랑어)만 있으면 되는데,..."

JS는 계속 주절거리고 있었고, SS는 이 가게, 저 가게를 기웃거렸고, HY는 양쪽을 시야에 담으며 시계를 봤다. 11시 배를 타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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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기타큐슈는 생각보단 날이 흐렸지만, 그렇다고 춥진 않았다.

눈 앞에서 흔들리고 있는 배를 보면 어쩐지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평일(금요일)이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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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와 HY는 배의 가장 위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달렸고 안전제일 SS는 아래쪽 실내에 머물렀다.

(JS는 HY에게 경험 공유를, SS는 이미 경험한 것을 또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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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도 바닷바람을 맞아본다.
가라토로 가는 배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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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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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회가 유명한 가라토시장의 메인 캐릭터는 복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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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익숙한 발걸음으로 고래고기와 냉동관자, 말린 관자를 한가득 샀다.

여행 내내 JS의 생존템이자, 귀국 후의 먹거리였다.

(비싼데 싸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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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감성으로 여기저기 펼쳐진 스시점포들에서 저마다 취향껏 골라담고 있었다.


이곳이 처음이었던 HY는 JS와 SS를 따랐다.

이미 가야만 하는 스시점포가 있었다. 그리고 HY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오늘은 JS 추천 맛집에서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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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왈.

(팩트체크는 못했다)

ㅡ "여기는 볼 때마다 점포들이 위치가 조금씩 바뀌어 있어. 보면 유명하다는 데에 사람이 몰리는데, 그걸 기억하지 못하게 위치를 종종 바꾸는 거야. 굉장히 합리적이라고. 공생하는거지."


가라토시장은 마음에 드는 초밥을 선택해서 개수를 말하면 담아준다. 그리고 나서 옆에서 계산을 하면 이렇게 포장해서 준다. 날 것 그대로, 밖에서 되는 대로 먹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맥주도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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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가

ㅡ"아지(가다랑어의 일본어) ALL, 젠부(전부의 일본어)"

라고 수차례를 말하는데 점원도 수차례 알아듣지 못했다. 그렇게 얻은 아지 가득. (사진 오른쪽 하단) 이렇게 하나만 패는 손님은 많이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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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가 좋아하는 연어

HY가 먹고 싶다 주장한 생새우를 들고


우리도 군데 군데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과 함께 배경을 만들어내며 초밥을 먹었다.


차가운 바람, 신선한 생선회의 감촉, 간장의 짠맛과 와사비의 매운맛이 온 몸을 자극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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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올 때는, 또 다른 루트

배를 타지 않고, 시모노세키역에서 바로 고쿠라 역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오늘 JS의 여정은 끝이 났다.


며칠간 지내본 결과, JS의 여행 루틴은 이러했다.


<JS의 여행루틴>

04:00 기상 및 새벽식사 with JS생존템 컵우동 (매일 하나씩)

07:00 SS & HY 깨우기 및 다 같이 아침식사 (주방이 있는 호텔)

09:30 다같이 이동 및 일정 수행

12:00 점심식사

14:00 숙소 복귀 및 휴식

18:00 저녁식사

22:00 취침


JS와의 오전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SS와의 여행이 시작된다.

to be continued...


#가라토 여행 꿀팁

1. 11시 전에 도착하세요. 주말엔 관광팀들이 무더기로 몰려와서, 자칫하면 줄도 오래서고 먹을 자리 찾기도 어렵습니다.

2. 가급적 역할을 분담하세요. 줄이 기니까요.

3. 추천음식은 초밥은 취향껏, 복어국, 생선튀김! 복어회가 유명하긴 한데 초큼 비싸기도 하답니다.

4. 뒤쪽으로 가면 각종 젓갈류 등의 반찬거리들도 있답니다.

5. 한 번은 배를 타세요! 추천 코스는 시모노세키역에서 가라토시장을 갔다가, 배를 타고 모지코로 나가서 모지코에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 보면서, 사진찍고 놀고, 카페도 갔다가 다시 전철타고 고쿠라역으로 가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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