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의 계절과 우동

<Raku / 뉴욕 소호>

by 헝그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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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참 변덕스러운 초가을이다. 어느 날은 덥다가 또 그다음 날은 쌀쌀해서 외투를 걸쳐야 하고. 이렇게 그 무언가 사이에서의 변화가 초가을의 매력이겠지. 이런 날 혼자 밖에서 돌아다니고 싶었다. 그럴 때 빠질 수 없는 맛있는 음식, 그리고 내가 뉴욕에서 제일 좋아하는 식당 중 하나인 Ra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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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꽤 오랜 시간 있으면서 항상 지인들이 물어보는 “뉴욕에서 꼭 가봐야 하는 식당이 어디야?”라는 말을 들으면 선뜻 추천하기가 주저하게 된다. 뉴욕의 살인적인 물가에 비해 식사의 경험이 그에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이 질문을 들을 때 항상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당은 Raku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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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ku의 우동이 특별한 이유는 우선 면발. 그동안 수도 없이 먹어왔던 우동들과는 다른 질감을 가진다. 쫄깃하고 탱글한 이 면발은 그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식감이다. 물론 베이스가 되는 육수나 고명들도 수준 이상이지만, Raku의 진 무기는 이 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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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오늘 주문한 우동은 Kani Ankake. 게살이 듬뿍 들어간 이 우동의 특별한 점은 육수에 전분을 풀어 걸쭉한 농도를 낸다는 것. 탱글탱글한 면발에 이 걸쭉한 국물이 감싸져 입 안에 풍부함을 한껏 줘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게살과 함께 조금씩 시치미를 곁들여 먹는다. 일본의 여타 다른 우동집 부럽지 않은 경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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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ku의 또 다른 매력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 앞서 말했듯 뉴욕의 살인적인 외식 물가에 비하면 Raku는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다. 또한 Raku에서는 애피타이저 메뉴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에 점심에 잠깐 들러 간단하게 우동만 한 그릇하고 오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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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맛있는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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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ku

• 48 MacDougal St, New York, NY 1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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