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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Aug 19. 2024

나의 첫 브런치북이 생겼습니다!

글쓰기를 마음먹은 지 일 년, 가장 큰 성과는 '브런치북'

  작년 여름방학 때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글쓰기를 시작하였답니다. '결혼, 육아 관련 지침서'를 만들고 싶다는 큰 뜻을 품고 다양한 글을 써봤어요. 블로그에 일상생활, 독후 느낌, 결혼육아지침서 메뉴를 만들어 차곡차곡 글을 모았답니다. 그러다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블로그를 초기화하고,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에 글을 썼어요. 밀리로드에 쓴 글 덕분에 브런치작가가 되었고, 이 브런치북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브런치작가가 되어 이 공간에 글을 쓰면 저의 삶이 확 바뀔 것 같다는 허무맹랑한 공상을 하기도 했답니다. 운전면허증을 따면 '내가 원하는 어디든지 마음대로 운전하여 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은 다르잖아요. 내가 운전하여 주로 가는 곳은 직장과 집이고 가끔 교외로 나가는 정도. 장거리 자동차여행을 하려면 운전실력, 비용, 시간 등 갖추어야 할 것이 많잖아요. 현재 저의 브런치작가 모습은 초보운전과 비슷한 것 같네요.


  초보운전을 하며 아슬아슬하게 운전하듯, 완성한 이 브런치북은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답니다. 제가 살아온 이야기, 돌아가신 저의 부모님 이야기를 적으며 저를 한 번 더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그리고 글을 쓰면서 부모님에 대한 응어리와 한을, 엉겼던 실타래를 푸는 기분을 느꼈답니다. 조금은 부끄럽기도 한 나의 삶을 글로 적어보며 자서전을 남겨본 경험을 하였지요.


출처: 네이버스마트스토어

  그리고 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이토록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답니다. 사실 저는 이미 나의 머릿속에 있는 내용들, 나의 경험들, 평소의 생각들을 글로 적으니 수월했던 것 같아요. 작품 하나를 쓰기 위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틀을 만들고, 각종 효과를 고려하여 글을 쓰는 작가들이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시나리오, 장편소설, 대하소설을 쓰는 작가는 그 인고의 시간을 어떻게 견디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또 알게 된 것은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나에게 그렇게 큰 관심은 없다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밀리의 서재에서 글을 쓸 때 지인들에게 '작가가 되어보려고요! 글을 씁니다!'라는 소식을 전했지요.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사람도 있고, 댓글을 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그런데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니, 나의 친한 친구가 작가가 되겠노라 하며 글을 써도 그렇게 열심히 읽고 답글을 달지는 않겠다 싶더라고요. 괜히 저의 지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이제는 지인들에게 부담을 안 주려고요.


  블로그도 브런치도 글을 올리면 조회수를 계속 신경 쓰게 되더라고요. 나의 글을 사람들이 얼마나 읽어주나? 내 글이 호응이 있나? 조회수가 많이 나오면 내 기분이 한껏 부풀고, 조회수가 적으면 기분이 가라앉는 것이, 저의 정신건강에는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서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쓴답니다. 조회수는 그저 파도 같다 생각하려고요. 바다에 파도가 칠 때 큰 파도가 치기도 하고, 잔잔한 파도가 치기도 하는 것처럼요. 그날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한 파도처럼 그저 변화무쌍한 조회수라 생각하렵니다.


  브런치에는 '응원하기'가 있더라고요.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작가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는 장치가 있던데, 응원을 많이 받은 작가가 참 부러웠어요. 과연 응원을 해준 사람은 누구일까? 그 작가의 지인일까? 정말 감동을 받아서 소정의 금액을 기부한 것일까?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 브런치북에 응원하기는 제가 일만 원 한 것이랍니다. 제 스스로를 응원하는 의미로요.


  '물질이 가는 곳에는 마음이 간다. 허나 마음이 간다고 하여 물질이 가지는 않는다.'라는 말을 실감하는 브런치 공간입니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무한 감동을 받는다고 하여도 나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기는 쉽지 않음을 잘 압니다. 저 또한 이런저런 글을 읽기는 하나, 응원을 하지 않으니 당연하겠지요. 그러는 와중에 간간히 응원을 받으면 참 날아오를 듯이 기쁩니다. 저의 글을 읽은 독자분이 보내주신 응원은 정말 무한 감동이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작가가 된다는 것. '과연 나에게는 가능한 일일까?' 하며 의구심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어제 교보문고에 가서 서점에 많은 책들을 보고 더욱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서점에 있는 수많은 책들이 마치 우주에 있는 수많은 별들 같았어요. 베스트셀러라고 밝고 크게 빛나는 별도 있고,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읽히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도 있고, 사람들 손이 안 가는 작고 희미한 별도 있었어요. 먼 훗날 그 공간에 나의 책이 어떤 별로 빛날까? 별을 띄울 수는 있을까? 지금 브런치에 나의 이 브런치북은 작고 희미한 별이겠지요.


출처: 블로그, 단추네

  '우보천리' 그 말을 저는 카톡 프로필에 해 두었답니다. 소의 걸음처럼 느리지만 천천히, 조급해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면 언젠가는 작가가 될 수 있겠지요? 이 브런치북이 그 우보천리의 몇 걸음 중 포함되겠죠. 저의 브런치북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의 브런치 공간에 있는 글을 읽고 반응해 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첫 브런치북을 자축하며 이 글을 남깁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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