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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Nov 06. 2015


호주 여행, 여행의 시작

프롤로그

프롤로그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여행은 유쾌하지 않은 마무리를 하고만 팀의 팀장의 꼬드김에 시작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지지부진하고, 와이프의 컨디션은 영 좋지 않은 그때, 그래 그때였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은 나에게 여러모로 힘든 시기였는데, 2014년에는 나의 아이돌이었던 신해철 형님이 저 세상으로 가셨고, 2015년에는 내가 가장 아끼던 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물론 호주 여행을 계획한 것은 란이의 사고가 있기 전이긴 했지만, 정말로 그때의 충격은 아직도잊혀지지가 않는다.)


란, 그곳에서도 행복하길... 가슴속에서 살아가자.



이 두 사건은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깊은 상처 중 하나로 남을 사건이었는데, 하나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일이 터졌기 때문에, 2015년이 끝나는 지금도 나의 마음은 눈물과 아픔 범벅이다. 그러니 그 상황에서 여행은 필요하면서도 달갑지 않았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정신이 완전히 피폐해신, 그런 힘겨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무렵 그나마 나의 힐링 포인트인 '일'은 진퇴양난의 상태였다. 게임업계에 발을 들인 이후로 나와 잘 맞지 않는 보스와 함께 일을 하느라 진이 모두 빠진 상태였으며, 새로운 프로젝트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시기였다.


어쩌면  그래서였을지도 모른다. 겨우 전 팀장의 뽐뿌로 이렇게 큰일을 쉽게 결정하는 타입도 아닌데다, 많은 것을 잊고 싶었다. [기억의 변조를 막기 위해서 정확하게 적어 놓는다면 해철형님의 사고사 → 팀장의 뽐뿌와 와 회사에서의 어려움 → 호주 여행을 결정 → 란이 변 이런 순서였다.]


여행 코스, 총 이동거리는 5851 km, 물론 이동거리 포함하면 훨씬 길다.

그렇게 갑자기 여행의 욕구가  폭발했다. 불편하면서도 욕구는 차있는 그런 상태. 맞다 그런 상태였다.


다행히도 와이프의 발 빠른 지원으로 여행을  결정할 수 있었고, 별로 고민 없이 호주 여행의 컨셉과 일정이 정해지고 있었다.


원래의 계획은 울룰루를 보고, 퍼스로 가는 것 이였지만, 비행기 in-out 의 어려움과 아웃백의 수많은 벌레들과 싸울 걱정에 시드니->멜버른->애들레이드(캥거루섬)-> 캐언즈-> 브리즈번 -> 시드니 이런 여정을 세웠다. 


오스트레일리아 여행은 동물과 지인이라는 컨셉을 잡고 호주의 다양한 동물들을 보고 결혼 직전에 호주로 훌쩍 떠나버려 5년간이나 보지 못한 나의 절친을 만나는 계획을 세웠다. 덕분에 여행은 시내 구경은 거의 없고 호주의 자연을 보기 위한 스케줄로 가득했다.


또 계획을 세우면서 이번에는 절대 한 지역에서 무조건 2박 3일은 확보하는 게 목표였는데(1박 2일짜리 스쳐지나 감은 너무 아쉬움이 남는다) 그 목표는 지켜졌지만, 여행이 끝나고 보니 2박 3일도 너무 부족했다. 


이렇게 여행의 컨셉을 잡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설렘도 있었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불편함이 상존했다. 그 불편함을 이긴 건 역시나 예약금이었다. 


그러던 중 나의 회사의 일들은 격량으로 빠져들었고, 결국 여행을 떠나오기 전 일주일 전에 조직이 이동되게 되었다. 뭐 상세하게  이야기하면 길지만, 이 내용은 여행기니까 대충 넘어가자. 




여행의 시작


회사에 일들을 잔뜩 남겨두고 정신이 없는 상태로 추석이 되었다. 이번 여행은 추석이 곧 시작인, 추석 다음날 출발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나의 여행 중 가장 준비가 덜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추석에는 차례 준비 - 이번 추석에야 크게 일을 하진 않았지만 -등을 하다 보니 여행을 준비할 시간은 더 없었다. 우린 겨우 추석날 처 할머님 댁을 다녀온 뒤 오후  10시쯤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할 수 있었다.(덕분에 몇몇 여행 필수품은 버리고 왔다 ㅋ; 다행히도 여행 필수품들은 필요가 없었다. 안 챙겨오길 잘했다)


호주행 비행기는 오후 8시 비행기였다. 그렇지만 공항에서부터 서비스를 최대한 이용하고자(라운지 서비스, 면세품 쇼핑 등) 본격적으로 놀아보고자, 오후 1시쯤 도착했다. 미리 체크인을 하고(체크인 시 좋은 자리로 체인지 해줬다 개이득!) 크로스마일 카드로 식사를 하고, 출국심사 후 면세 쇼핑 + 라운지 죽돌이 놀이를 했다. 이번에는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를 이용했다.


인천공항에서 찍은 친한 친구에게 빌린 Gopro 광각 사진


한참을 놀고 놀고 놀다가 8시 비행기를 탔다. 기내식으로는 쌈밥(!) 이 나왔는데, 지상에서 먹는 거랑 너무 차이가 없게 맛있어서 놀랬다!


비행기는 정말로 오래 날라서(10시간..) 이동했다. 잠도 좀 자고, 영화도 좀 보고 했는데, 역시나 10시간의 야간비행은 개피곤…. 어찌 저찌 호주에 도착했다. 



우리의 첫번째 도착지는 시드니. 사실 시드니에서 바로 멜버른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원활한 인터넷을 위해서 선불 유심을 사고 국내선 젯스타로 갈아타야 했다. 약간을 헤매어서 국내선 비행장으로 유료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시드니 국내선 터미널로 도착하고, 젯스타 항공사 체크인 쪽으로 가는데….


사람이 버글 버글 버글… 우리 출발시간 2시 보다 무려 2시간 먼저 도착했지만, 줄을 서있다 보면 절대 체크인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 시간이 얼마  안 남은 사람들은 먼저 보내주는 시스템이 있었고, 우리도 비행 출발 시간 10분 전에 탑승을 완료했다. 비행기  앉자마자 와이프와 나 둘 다 미친 듯이 졸았는데, 비행기는 40분 연착하고서야 멜버른으로 출발했다.


이번 호주 여행에는 특별한 것 중 하나는 자동차를 렌트한다는 것! 몇 번의 배낭 여행 중에도 우린 자동차 렌트를 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투어가 아니고 직접 간다는 목표로  자동차 렌트를 계획했다. 


싼 렌트카업체를 하다 보니 제주도처럼 픽업해서 자동차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덕분에 좀 헤맸다. 픽업 포인트에서 전화를 해달라는 내용만 보고픽업을 해달라고 연락하는데-_-;; 우리가 영어가 딸리고 쟈들은 영어 못 알아듣겠고… 해서 엄청 기다렸다. 결론적으론 그냥 오는 픽업 버스에 올라타서 픽업 포인트로 가면 되는 것이었는데, 잘 몰라서 30분가량을 헤매었다. 다행히 어찌어찌 차를 타고 렌터카 업체로 향했다.


호주까지 와서 현대라니! 

도착하니 다행히 렌트카업체에서 차를  렌트할 수 있었는데, 뭐라 뭐라 하는데 잘 이해 못하면서 차를 빌렸다-_-;; 아 영어 힘들어;;


차를 겨우 겨우 빌리고 나오는 길에 헝그리 잭(우리로 하면 버거킹)에 들러서 겨우 겨우 한 끼 먹고… 숙소로 출발! 구글 맵을 이용하니 운전이 그렇게 엄청나게 어렵진 않았다. IT의 기술이 우리 삶을 얼마나 격렬하게 바꿔놓는지, 그리고 그 혜택을 누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은지를 뼛속까지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의 운전은 좌우가 바뀌여서 엄청 긴장을 해야 했지만, 멜버른 중심가 근처에 있는 숙소까지 잘 도착하였다.


우리의 숙소는 베니스에서 AirBnB 의 아픈 추억을 잊은 체 AirBnB로 했다. 숙소 주인은 중국 분이셨는데, 멋진 뷰의 아파트 중 2개의 방을 새 놓고 있었다.


가볍게 짐을 풀고, 저녁 식사 겸 멜버른 시내 구경을 하기 위해서 걸어 나갔다. 야경이 아름다운 멜버른 시내에서 백화점도 구경하고 마트도 구경하다가 가볍게 장을 보고, 아름다운 건물인 멜버른 국립 도서관에 들러 오스트레일리아 판화가(?)의 작품도 잠시 구경했다.




나와선 베트남 쌀국수로 식사를 한 후, 먹을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그레이트 오션로드를 가야 했고(아침 일찍!) 비행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태여서 오후 9시도 되지 않아서 둘 다 잠들었다. 


우리의 세 번째 진짜 해외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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