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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Jul 20. 2020

너희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 47

D+354, D+1151

회사에선 조직 마무리를 하느라고 정신적으로 스트래스를 받는 7월 둘째주였다. 와이프 역시 육아로 꽤 힘든 주였고, 특히 주중에 와이프는 하루종일 외출을 한번 해봤는데 애 둘을 밖에서 보는게 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하루가 있었다. 더욱이 나는 수, 목 이틀 연속으로 약속이 있다보니 어머님도 꽤 지쳤던 주였다. 

지쳤지만 지금은 그리운 지난주.

더욱이 목요일은 도하가 할머니 집에서 잔다고해서-_-; 할머니가 더 힘드셨을것 같다.

금요일 아침에 온가족 총 출동 해서 어린이집 등원.


금요일은 좀 일찍 들어와 도하를 봤고 토요일 아침 와이프가 정신 없는 틈에 잠시 외출을 했다.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다른 단지 1층 사는 도하친구도 창문으로 만나기도 하고 있다가 도하랑 잘 놀기도 했다. 그러다가 오후에? 도하 어린이집의 다른 원아 하원 도우미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때부터 모두 얼음... 


와이프는 바로 어떤 원아의 도우미인지 알아차렸고 그게 도하네 반이라는것도 알고 있었다. 오후 7시쯤 밀접접속자 - 하원도우미가 케어하는 아이들과 그 부모와 조부모 - 의 검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다음날 밤 12시가 다되어서야 원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 


일요일 오전에 바로 도하를 대리고 수지 보건소로 갔다. 수지 보건소에 갔을때는 이미 같은 어린이집 원아와 선생님들이 나와서 검사를 받고 있었다. 도하도 정말 대견하게 검사를 받고 - 나중에 들은 이야기론 엄청 아프다고 한다-_-;; - 결과를 기다렸다. 오후엔 와이프도 확진자 아이의 조부모와 일반 접속자로 분류되서 검사를 받고 왔다.

불안해도 어쩌냐. 잘논다.

불안의 시간이 흐르긴 했지만 왠지 도하는 안걸렸을 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이 있었다. 아마도 원아 확진이 되기 전에 진행된 선생님들 검사에서 전부 음성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오후 6시 30분 경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다음날 와이프도 음성 판정을 받고 능동감시 대상자로 선정됐다.


물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밀접접속자로 분류된 도하는 2주간 자가 격리... orz.


육아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만 3살 남아를 자가격리를 할 수 있다는건 거짓말이다. 아이를 아예 방치하거나 가두거나, 안씻기거나 하지 않는 이상 집에선 자가격리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점점 안된다. 애가 뛰고 놀고.. 결국은 어느정도는 포기했다. 그냥 나도 와이프도 집밖으로 나가지 않고, 사람들 안만나고 혹시 잠시 나갈일 있으면 빡세게 마스크 하고 손소독 하는 정도...

음성 판정나기 전까진 나름 격리 잘 지켰다. 안방에서 둘이 따로 식사..

주중 결국 나는 계속 재택근무를 했고 와이프도 집밖으로 아예 나가지 않는 생활을 지속했다. 일주일간 집에서 전쟁같은 매일 매일을 보내고 있다. 도하가 만약에 걸리면 우리가족은 모두다 걸리는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도하가 입원하면 나나 와이프가 입원해야 하니-_-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 회사에선 첫번쨰 감염사례가 된다는게 좀 부담이긴 하지만.. - 


일주일간 다행히 아직까진 열도 없고 기존에 있었던 코감기도 낫고 있다. 가끔 집에 있다보니 짜증이 매우 날때도 있지만, 아직까진 준수하게 잘 있었다. 이제 곧 일요일이니 5일 반만 지나면 격리 해제 되니 그때 신나게 놀자고 하고 있다.


정말 언제 어디서나 코로나 19가 닥칠수 있을꺼라 생각했지만 막상 닥치고 나니 불편하고 불편하고 불편하다.


빨리 다음주가 왔으면 좋겠다.





이런 심란한 순간 속에서도 애들은 점차 커간다. 특히 이번주에는 로하의 성장이 눈에 띄었는데, 이제 혼자 2-3초 어쩔때는 5초 이상 서있기도 하고 걸음마 보조기를 가지면 부쩍 잘 걷는다.


도하는 숫자에 대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고, 얼마전에는 100까지 새보는것을 연습했다. 최근에는 ABC송을 완곡하는 귀여움을 뽐낸다 ㅋㅋㅋ


또 집에서 있어서 활동량이 부족한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정말 미친듯이 뛴다.... 거의 깨어있는 시간에 반은 머리가 땀으로 젖어있다. 1층 집은 정말 축복이여.

뛴 흔적.. 머리 감은거 아니다.


요새 한결 더 잘지내요.


#자가격리 #코로나19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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