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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쿤 Sep 07. 2020

너희가 아닌 우리를 위한 기록 51

D+1201, D+404

코로나가 폭증하면서 400명대를 넘나들게 되고 결국은 9시 이후에 식당 / 술집들이 모두 문을 닫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작했다. 8/31 출근을 마지막으로 일주일간은 자택 근무가 지속됐고, 도하의 어린이집도 최소한의 숫자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 2주가 지난 시점에선 지금 160명대.. 


도하는 가정보육 중이다 보니 지난주 장모님과 와이프가 정말 너무 고생을 하셨다. 그리고 2.5 단계는 아직도 지속 중이다.

어린이집 마지막 활동 - 꽃꽂이


도로하는 구김 없이 잘 크고 있고, 도하는 점점 말을 안 듣지만.. 뭐 말 안 듣는 거야 어쩌겠냐 싶다. 


최근에는 다시 한번 도하에게 계획대로만 화를 내자는 다짐을 하고 있다. 물론 잘 안된다. 오늘도 고양이들을 괴롭히지 말라고 10번도 넘게 말했는데 계속 괴롭혀서 버럭질을 했다. 와이프도 하루 종일 애랑 붙어 있으면서 한계가 자주 오고, 그 한계가 왔을 때 거칠어진다. 매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도하도 로하도 그것에 크게 영향받지 않겠지만 화냈다는 우리의 자책감이 너무 심하다. 


하루 한두 번씩 언성이 높아지는데, 정말 안 그러려고 노력하는데도 쉽지 않다. 도하가 요새는 자기도 화가 났다면서 집안을 일부러 어지럽히거나, 동생이나 고양이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하거나 하는데, 어떻게 해야 알아들으려나 싶다.

거의 매일 같이 집에만 있고, 외출이라고는 단지 산책이다. 단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나무도 많고 열매도 많고 새들도 많고 고양이들도 있고 해서 그나마 덜 지루하다.



이번 토요일은 결혼기념일이었다. 그것도 10주년! 두둥,, 원래라면 세부에 2주 다녀왔어야 했는데.... 코로나로 못 가고, 제주도에 2주 다녀왔어야 했는데 ㅈㄱㅎ을 필두로 한 개신교님들의 트롤링으로 제주도도 못 가고...


결국은 집 콕 10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어디 갈대도 없고 그래도 서로 선물 같은 거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둘이 같이 선물도 했다. 나는 결혼 10년 만에 지갑을 바꾸게 되었고, 와이프에겐 애플 워치... 후후. 애 둘 부모에 걸맞게 10주년에도 애들을 어떻게 잘 훈육하고 잘 키울지 논의했다 ㅋㅋㅋ

결혼기념일에 육퇴 후 와인 한잔.
서로 몰래 준비한 선물들.


로하는 400일을 기점으로 혼자 걷기 시작했다. 확실히 애들끼리 다른 것이 도하는 처음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꽤 잘 걷고 몇 주 지나지 않아서 뛰어다녔는데, 로하는 아직 불안하다. 부들부들 하면서 걷긴 하는데 아직은 엄마 아빠 손이 많이 필요하다.


도하 때도 마침 주말에 걸어서 그때도 봤는데, 로하는 내가 재택근무 하는 때라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은 아빠다 ㅎㅎㅎ 


걷기 시작했으니 이제 데리고 나가면 손을 야무지게 잡고 30분씩 걷는다. 덕분에 도하가 더 빨리 움직이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답답해하는 중이다. ㅎㅎㅎ


지난번 일기 쓸 때 로하가 밥을 안 먹는다고 했고 투정이 심한 주간을 지났다. 이제 다시 슬슬 잘 먹는다. 물론 예전처럼 엄청 잘 먹지는 않고 도하 먹는 정도로는 잘 먹는 것 같다. 잘 먹고 나니 잠도 훨씬 잘 잤는데 한 3-4일 전부터는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고 일어나서도 미친 듯이 운다. 밖에 나가자고 해도 울고, 계속 울어서 어쩌해야 할지를 모르겠는데... 뭔가 졸린데 잠이 깨버려서 그런 것 같다. 덕분에 며칠째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중이다.


이 어지럼 대왕들 진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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