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뽕 Apr 13. 2016

마음에 꽃을 피워요

우리는 누군가에게 맞닿은 마음의 온기를 전하는 "위로"입니다.

한 이틀 사이에 브런치 독자가 150분도 넘게 늘었어요. 주말내내 브런치 알림에 정신을 못차려서 알림을 꺼야 했습니다. 일면식도 없는 분들이 몇개 써놓지도 않은 제 브런치에 오셔서 이렇게 글을 읽고 가시는 걸 보며 처음엔 어리둥절했고 두번째는 혹시 해킹당했나 ㅎㅎ 이런 생각도 들었고..(이놈의 의심병 ㅋㅋ) 세번째는 독자분들중 아기 키우는 엄마들이 많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제 글이 여러분의 마음에 뭐 그렇게 대단한 위안이 되겠습니까? 제가 무슨 대단한 필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심리학이나 유아교육을 공부한 사람도 아니고 전 그냥 여러분과 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안팍으로 멘붕인 워킹맘일 뿐인걸요. 게다가 연재 텀도 길고 제가 쓰는 이야기가 여러분은 전혀 몰랐던 생소한 이야기도 아니죠. 더구나 먼저 아이를 키우신 선배님들이 보시면 우습기마저 할 이야기들이예요.

전 브런치에서 엄마들을 가르칠 생각도 없고 가르칠 주제도 못되구요. 저도 매일 애랑 전쟁을 치르는데 제가 누굴 이래라 저래라 하겠어요. 어느 누가 누군가의 뛰어들어 감히 이렇게 해 저렇게 해를 할수 있겠습니까..저는 다만 저처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서로 마음을 맞대면 가끔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서러운 우리 마음이 조금은 어루만져지고 토닥여지고 그래서 호미로 막을 상처가 가래로도 못막아 초가삼간 다 태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를 키우며 전 정박할 곳을 찾지도 못하고 그저 바다 한가운데 버려진 배처럼 사방이 그저 막막하기만 했어요. 누군가 좀 가르쳐주고 손잡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들 아이를 낳으면 절로 엄마가 되는 줄 알았는지 육아에 적응하지 못하는 저를 질책했어요.

그러다보니 아이가 하나도 예쁘지 않았어요. 다음날 출근해야하는데 밤새 울어대는 아기가 너무 미워서 엉덩이를 때려주고 아이도 울고 저도 울고 아이가 조금 큰 어느날 아장아장 걷는 아이 손을 잡고 가다 이 손놓고 도망가 버릴까? 그런 생각도 했었지요. 그때마다 얼마나 내가 미친년 같았었는지... 그 자책의 시간은 말로 다 할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 엄마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강사의 이야기를 따라해보고, 유명한 육아서를 읽고, 소아정신과 의사보다 더 박사같이 공부한 우리 엄마들이 정작 자신은 만신창이가 된 걸 알지도 못한채 피흘리며 걸어간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 주위는 너무나 그것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것을요.

저는 그런 엄마들한테 그저 엄마들만 그런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엄마의 잘못도 아니고 그렇게 우리도 아이와 함께 크고 있다는 것을요.


그러다보면 서로 마음을 맞대는 것만으로도 가슴 뜨거운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작은 토닥임을 건네고 싶었습니다. 제 미력한 필력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수 있다면 그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요..


엄청난 브런치 친구분들이 늘어서 조금은 어리둥절합니다. ㅎㅎ

소심하고 겁많고 작은 제가 오히려 여러분께 이렇게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전쟁같은 아이의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제가 여러분이 건네주신 손을 잡고 이렇게 힘든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자주 글을 연재하지 못해도 제 마음이 늘 엄마들을 응원하고 있으니 너무 아파하지 마시고 그저 오늘을 아이와 잘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네요.....

이제 조금 있으면 언제 봄이 왔나싶게 더워질텐데 쌀쌀한 기온이 채 가시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엄마들 아가들과 감기 조심하시고 봄의 끝에서 활짝 피어난 제비꽃처럼 해사한 봄 잘 보내시고 다가오는 여름 짙은 신록처럼 커가는 아이보시며 힘내시길 바래요

힘내라는 말말고 힘을 드리고싶은 제 아쉬운 마음 뒤로하며 제 작은 마음 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사이좋게 지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