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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뽕 Mar 02. 2016

사이좋게 지내요.

나와 잘 지내야 남과도 잘 지낼수 있어요.

저는 국방세력 큰 아이와 유독 "궁합"이 맞지 않는 엄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작은 아이와 썩 "궁합"이 잘 맞는 엄마도 아닙니다.

아이아빠와는 정말 "궁합"이 맞지 않는 사이 이지요.


이쯤 되면 뭐야? 이사람은...온식구랑 다 안맞아? 하실거예요

네 저는 저희 가족과 물과 기름같은 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그렇다고 해서 우리 식구들하고만 그러냐면 그렇지도 않아요. 전 친정엄마랑도 시어머니와도 별로 그다지 관계가 좋지 못해요.

이를테면 저는 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에겐 절대로 울타리를 열지 않는 그들을 잃어도 내가 아프지 않을만큼의 거리에서 절대 다가서지 않는 인간관계의 룰이 있다는걸 알게 됐습니다.


오히려 낯선 사람들과는 낯가림도 없고 스스럼없이 다가가고 사근사근해지지만

정작 친해지면 뒤로 물러서버리는 묘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는걸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왜일까 고민해봤지만 썩 명확한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제가 "버려질 것이 두려운" 아이와도 같은 마음이 아직 제 안에 남아있다는걸 알게 되었죠.

떠나갈게 무서우니 제가 먼저 거리를 두고 떠날 준비를 하는거예요.

필요이상의 관계를 유지하지 않으면서 나한테 다가서지마!!! 하고 가시를 곤두세우죠.

그리고 제 안의 내면은 한없이 외롭고 슬프지만 난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거예요.


아이가 크면서 부모에게 상처를 주는건 어쩔수 없죠.

가깝기 때문에 그만큼 상처의 강도도 세요. 그런데 그걸 아이의 성장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온전히

내 상처로 끌어안고 있다보니 안받을 상처도 다 끌어안고 끙끙거리더라구요.


저는 매주 토요일 6주간 서울로 새벽기차를 타고 스피치 교육을 다녔습니다.

말을 잘하겠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훌륭한 강사가 되겠다는것도 아니었어요

다만... 저는 저와 아이의 관계가 좀 나아지는데 도움이 될까 생각했었고, 또 한가지 욕심을 내자면 저를 좀 돌아보고 제 안의 저와 잘 지내자고 하는 마음이 컸어요.

남들이랑 크게 낯가림도 없어서 모르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별 문제가 되진 않았고, 무대에 선 경험도 있어서 뭐 그리 힘들까 솔직히 그런 마음도 없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 이 수업을 통해 제가 심할 정도의 무대 공포와

긴장, 불안이 있다는 것을 너무 적나라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겨우 5~8분 남짓을 저는 말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그저 사시나무 떨듯이 떨다가 위경련이 올만큼 긴장을 하고

어쩔줄 몰라하는 내 스스로가 당황스러웠고 부끄러웠습니다.

난 왜 이모양일까...왜 쓸데없이 이런일을 시작해서 또 상처를 받는걸까 라고 자책하고 스스로를 질책했습니다.

직장에서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제 신경은 칼 같이 곤두서고 조금만 신경에 거슬리면 나를 무시하는것 같고 거기에 상처받은 나를 만신창이로 만드는 건 결국 스스로의 자책과 자괴감이었습니다.


앞에서도 몇번 말씀 드렸지만 자책이 스스로에게 이로울건 정말 백에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이 자책이나 열등감이 나에게 이로우려면 이걸 내 에너지로 승화할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은 어느 한 감정이 크게 내 앞에 나와 있으면 뒤에 있는 감정이 절대 보이지 않는다고 하죠.

사람의 마음은 참 신기해요. 어쩜 우리 사는 것과 그리도 닮았는지...

스피치 수업을 하며 저는 제가 토슈즈를 신은 발레리나 처럼 산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매사에 발꿈치를 땅에 못대고 종종거리며 까치발로 걷고 있는거예요. 그러니 마음이 얼마나 분주할까요...

어차피 저는 전문 강사가 아니고 그러니 스피치가 서툴고 사람들 앞에서 떠는건 당연하잖아요.

그걸 못받아 들이고 억지로 잘하려고 하니 탈이 나는거예요. 실수를 안하려고 애쓰면 더 큰 실수를 하는 것 처럼 말이죠. 나와 타인과의 관계나 나와의 관계도 그래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말처럼 쉬우면 우리 다 도인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몇가지 솔루션을 실천하기로 했습니다.  같이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1. 하루 30분 핸드폰 끄고 천천히 걸으며 산책하기.

    -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거예요. 이거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이어폰도 안꼽고 산책이라니....

       처음엔 30분이 얼마나 긴지.... 그런데 익숙해지면 내 마음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나와의 대화가 가능해지면 내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많이 됩니다.

       생각보다 운동도 됩니다 ㅎㅎ 일석이조...


2. 이기적인 나의 시간 만들기.

    - 아기가 잘때, 아이가 학교나 유치원 갔을때, 학원갔을때 집안일도 하고 할일 많지만 그래도 하루 20분정도

       오롯이 나만의 시간 만들기예요. 음악을 듣거나 조용히 눈을 감고 쉬거나 책을 보거나 티비를 보거나 뭘 해

      도 좋아요. 아기가 많이 어려서 힘들다는 엄마는 아빠가 온담에 아빠에게 도움을 청해서라도 꼭 해보세요.

     온전히 나로 돌아온 그 시간을 만끽하세요. 숨고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아빠가 안도와줘요 하는 분은 혼내세요! 아기는 엄마의 아기가 아니라 엄마빠 모두의 아기입니다.


3. 수고한 나를 위한 보상하기.

    - 너무너무 수고한 나의 수고를 치하해주는 거예요. 아빠는 회사에서 월급 받잖아요 열심히 일한 대가로...

       엄마도 엄마 스스로 고생하심에 보상을 주세요. 수고한 나에게 칭찬은 물론이고 한달에 한번 정도 내가 좋

       아하는 맛난 외식을 한다던지, 좋아하는 책을 한권 산다던지, 예쁜 머리핀을 산다거나, 너무 보고싶었던

       영화를 보러 간다던지, 아기가 어린 엄마같으면 아빠 쉬는 날 아기를 맡기고라도 바람을 쐰다거나...

      너무 애쓰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는거예요.

      저는 한달동안 수고한 저를 위해 한달에 한번 집근처 카페에서 하는 미니 콘서트를 본다거나 좋아하는

      책을 산다거나 해서 스스로를 보상해요. 

      물론 가계에 보탬이 되려고 일을 하는것도 크지만 전 이런 보상들을 위해 일을 해요. 아이를 잘 키우려고

      일한다고 생각하니 스스로 억울함이 커져서 일도 하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전 누가 왜 워킹맘 하냐고 물으면 당당하게 말합니다.

      "나 하고싶은 거 하고 살고싶어서요! 책도 사고싶고 영화배우 팬질도 해야하고 내 책도 쓰고싶고, 

        기타도 하나 사고싶고.. 하고싶은게 너무 많아요!!"라고 말이죠.

       전업맘은 더더욱 보상하세요 스스로!! 제가 전업맘 워킹맘 다 해봤는데 전업맘 너무 힘들어요 ㅜㅜ

       꼭 돈을 써야하는건 아니예요. 스스로에게 주는 휴식도 좋은 보상이 됩니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쯤은 아빠들도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하게 해주자구요.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나를 정리하다보면 내안에 있던 열등감이나 자책이 일어난 원인이 보이기 시작할거예요.

그럼 그 속에 있는 나를 꺼내주면 되요. 우선은 우리 감정들을 하나 하나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렇게 나를 정리하다보면 어느새 내 열등감과 자책은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알고나면 우린 그것들을 우리가 일어서는 에너지로 쓸수 있어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게 너무 무서웠지만 어울리지 않게 전 연극을 4작품 공연한 경험이 있어요.

아이러니 하게도 5분 스피치도 못하는 저는 저에게 집중된 시선이 아니라 분산된 시선에는 떨지 않는걸 알게 되었어요. 특히 각본이 정해지고 제 역할이 주어지면 전 두려움이 사라져요. 

플랜이 정해지면 당황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걸 알게 되었죠. 

전 운동을 못해요. 유전자에 운동을 할수 있는 유전자가 빠져있는지 발앞에 공도 헛발질을 하는 운동실조예요.

그러니 아무도 저는 운전을 못할거라고 했어요. 너도 죽고 남도 죽이는 길이라 모두 말렸죠.

전 운전면허 시험을 보다 공황발작을 경험했어요.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을정도로 운전이 싫고 겁이 났어요. 근데 저 운전한지 2년 넘었어요 ㅎㅎ 하다보니 익숙해졌어요. 겁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익숙해지면 괜찮다는걸 알게 됐어요.

저는 갑상선 기능저하와 심한 저혈압 그리고 류마티스 관절염이 있어요. 최근에는 목디스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이 내려져서 저는 내일 검사하러 병원에 가요. 갑상선 기능저하는 피로하면 안되는데 전 직업이 일년에 반의 야근인 직업이예요. 회계쪽 일을 하거든요. 하루종일 컴퓨터를 만지는데 손목과 손가락이 고장났어요.

더구나 글을 쓰는 일을 서브워킹으로 하고 있거든요. 오른손이 고장나고 원인이 찾아지지 않아 우울했어요.

지금 제 오른손은 손가락이 퉁퉁 부어서 잘 구부려지지도 않고 손목통증에 오른쪽 어깨가 내려앉을거 같이 아파요. 그래서 저는 키보드 손목보호대와 마우스 손목 보호대를 샀어요. 

안아팠으면 절대 필요한지 몰랐을 물건들이예요. 안아팠으면 이만큼 몸이 안좋은지도 몰랐겠죠.

점점 더 나빠지도록 내버려뒀을거예요. 이만할때 아파져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몸이 아파지니 스트레스 받지 않기 위해 남들의 시답잖은 말이나 시선은 산뜻하게 무시해요. 상처받으라고 하는 말인데 굳이 받아서 내가 내 뺨을 때려 울릴 필요는 없더라구요. 아프면 나만 손해니까요.


이유가 찾아지니까 억울하지 않아요.

분하고 억울하지 않으니 남이 밉지도 않고 나를 괴롭히지도 않아요.

나를 정리하는게 내 삶을 이렇게 바꿔놓을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그러다보니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저는 요즘 마음의 토슈즈를 벗고 맨발로 땅을 디디는데까진 성공한거 같아요.

언젠가 맨발로 천천히 마음이 걸어지는 날도 오겠죠...


나를 정리하고 내가 나와 잘 지내야만 아이와 남편과도 또 타인과도 잘 지낼수 있어요.

내 마음이 정리 안된 다락방 같으면 내 마음이 어지러워서 다른 마음이 보이지 않아요.

마음에 드리워진 커튼을 걷어내고 봄이 오는 햇살에 함뿍 적셔보세요.

힘들었던 저의 손을 잡아주는 마음으로 제가 여러분 마음에 응원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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