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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트 Aug 19. 2024

내가 뭘 해도 믿어주는 사람들

[헌트의 사업 인사이트]


사람들은 각자만의 이유로 동기를 얻는데, 그중에서 나는 믿음이 중요한 사람이다.


누군가가 나를 믿어주고 있다고 한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다.


그중에서도 내 가족들의 믿음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내가 2년 간의 해외 봉사 활동을 마치고 다시 해외로 떠난다고 했을 때, 아버지가 하셨던 말씀


‘거기 또 나가서 뭐 할래?’


아들의 미래에 대한 걱정, 아들이 하는 일에 대한 의심 등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고,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근무하던 어느 날 아버지와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아버지들 특’ 통화 종료를 누르지 않으셔서 그냥 가만히 듣고 있어 봤다.


동네 뒷집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계셨는데, 아들 자랑 + 동티모르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설명하고 계셨다.


표현은 하지 않으셨지만, 아들의 선택을 믿어주고 계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해외 근무를 마치고, 또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하겠다는 아들.


이번에는 창업을 하겠단다. 얌전히 회사나 다니지 이번에는 또 무슨 바람이 들었나 싶으셨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번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했고, 지난번처럼 스스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쉽지 않았다.


0에서부터 모든 걸 시작해야 했고, 창업이라는 것은 잘 지내는 것으로 증명됐던 이전과는 많이 달랐다.


아버지는 결과로 증명하길 바라셨지만, 생각보다 결과는 빠르게 나오지 않았다.


어찌 보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이라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아들이 해나가는 과정도 알아봐 주시길 바랬다.


그래서 처음 창업을 하고 매달 본가에 가서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설명도 하고 가끔은 아버지와 논쟁을 하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보고 당분간 집에 안 오면 안 되겠냐며, 새벽까지 아버지랑 투닥투닥 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달 본가에 가서 하나씩 내가 만들어가는 과정을 공유하고 증명하는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지난 시간 동안 작은 결과물들을 하나하나 만들어가며 조금씩 증명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지난 3년간 여러 매체를 통해서 내 성장 과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주어졌고, 지난 과거처럼 조금씩 아들의 선택을 믿어주시기 시작했다.



매번 인터뷰에서 똑같은 얘기나 한다며 툴툴대시지만, 그래도 아들이 여전히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은 드시는지 요즘은 별말씀 없이 ‘밥은 먹고 다니냐?’만 물어보신다. (여전히 노션? 로션? 하시지만)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아버지랑 다르게 아들내미가 뭘 하든 잘하고 있다며 늘 응원해 주신다.


내가 뭘 하든 믿어주는 사람들. 가족.


내가 매일 같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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