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행사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했다.
행사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하는 건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코리안나잇이라는 이름의 케이팝 행사가 열린다. 진엔터테인먼트(Jin Entertainment)가 주관하는 행사인데,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꽤나 규모 있는 행사다. 케이팝 노래가 흘러나오고, 전문 디제이가 행사를 진행한다.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한 다양한 도시에서 열리는 이 행사를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 행사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했다. 관객들이 입장하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행사 전반을 기록하는 업무를 맡았다. 오후 9시경부터 새벽까지 일했는데, 술 취한 사람들이 있을 때는 조금 힘들었다. 그래도 케이팝 행사를 즐기면서 부담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촬영 후 피드백을 받으며 사진 촬영 실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쾰른에서 게임스컴(Gamescom) 박람회가 열렸다. 이 박람회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박람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 게임 제작 기업과 함께 이 행사에 참여했다. 진흥원은 행사와 관련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나는 나의 개인 카메라를 이용해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팅을 촬영했다.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의 미팅이었다.
행사에서 포토그래퍼로 일하는 건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째는 행사 전반에 대한 기록용 사진을 남기는 것이다. 정부기관에서 파견된 분들의 경우 보고서 작성을 위해 이러한 기록을 필요로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는 행사 촬영물을 활용해 홍보영상을 만드는 경우다. 이 경우에는 촬영 이후에도 추가적인 편집 작업이 필요했다. 전자가 후자보다 간단했다.
장점은 일하는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자리에서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인 일을 할 때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 일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관심 있는 행사를 구경하면서 이 기억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일이 끝난 뒤에는 포트폴리오에 작업물이 한 층 더 해지는 것도 좋은 점이었다.
촬영 후 편집을 해야 할 때 추가 작업량이 많아져서 쉽지 않았다. 콘텐츠 작업 특성상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반영하기가 쉽지 않았고, 피드백을 반영하려고 할 때마다 업무량이 배로 늘어났다. 전체 콘텐츠의 틀을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관련 경험이 더 쌓이고 템플릿을 많이 모은 뒤에는 장점을 더 크게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단점도 분명한 직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