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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헌낫현 Dec 14. 2020

3차 대유행과 새로운 인류의 탄생

최재천 등 7명의 『코로나 사피엔스』

 *책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걱정된다면 완독 후 글을 읽어주세요.

코로나19는 역사적인 설명이 가능한 범주의 바깥에 있다.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13일(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0명 발생했다. 백신 소식으로 긴 터널의 끝을 기대한 우리에게는 절망적인 소식이다. 코로나19 이후를 생각해본다. 삶은 다른 차원으로 달라질 것이다. 모든 분야가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만큼 위기감을 느끼게 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과거에도 인류는 경고를 받고 있었다. 코로나19 이후의 삶의 방식을 생각해야 하는 지금. 전염병은 인류가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라고 다시 한 번 경고하고 있다. 


 초판 1쇄 2020년 6월 10일. 현재 상황에 대한 관점을 잘 담았을 것이라는 기대가 들었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야기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게스트와 진행자의 대화를 통해 진행된다. 바뀐 세상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이미 시작된 세계의 변화. 그곳에서 적응하며 스스로를 바꿔내야 하는 사람들은 이미 '새로운 인류'가 되었다. 지금부터의 변화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야수 자본주의

 인류는 어느 시점부터 자본이 충분히 확보된 상황에도 계속 성장을 추구했다. 이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경제는 왜 존재할까? 독일 헬무트 슈미트 총리는 "자본주의는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우리 스스로를 잡아먹는 야수 자본주의(Raubtierkapitalismus)가 되어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익을 끊임없이 창출하기 위해 인간들은 자연을 헤집어놓았고,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을 오가며 생명을 위협했다. 급증하는 신종 감염병의 위협은 ‘인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박주현, 2020; 전정윤, 2015). 그래서 자본주의를 인간화하지 않으면 그 제도를 만들어낸 인간도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는 이익창출을 넘어 그 이익이 어떻게 우리 삶에 반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라고 요구한다.


#생태백신 #행동백신

 모두가 코로나19로부터 우리를 해방할 화학적 백신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염병이 우리를 찾아오는 주기가 점점 더 짧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생태 백신'과 '행동 백신'이 필요한 것이다. 생태계를 파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게 행동하며 살아가는 생활 습관 말이다. 이것은 개인 삶의 변화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변화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인류가 다르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전염병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무한적인 착취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진 지구화, 도시화, 금융화. 이 세 가지는 '무한적인 착취'를 향해있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국가의 경계는 희미해졌다. 무한한 개발로 자연 위에는 대도시가 지어졌다. 재화, 서비스, 심지어는 인간의 성까지 돈의 가치로 환산되어 금융화되었다. 이 세 가지 축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착취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 착취라는 것은 무한히 반복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한계를 맞이한다. 그것을 코로나19가 보여주고 있다. 이 세 가지를 그만두지 않으면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공존력 #차별 #배타성

인간의 존엄성을 생각하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공존이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역사적으로 공존력이 강한 조직은 오래 살아남았다. 차별과 배타성을 경계해야 하고, 경쟁보다 공존의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우리가 서로에게 위험한 존재가 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새로운 인류가 될 우리 모두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참고문헌

-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코로나 사파엔스』, 인플루엔셜(2020)

- 김민욱 기자, [속보] 신규확진 첫 1000명대 '역대 최다'…진짜 대유행 시작됐다, 중앙일보, 2020.12.13

- 박주현. (2020). 언론의 이념성향에 따른 ‘코로나19’ 보도 프레임 비교 연구. 한국언론학보, 64(4), 4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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