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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Dec 16. 2017

이직 횟수가 과연 중요할까?

전문가들은 세 번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과연 이직에도 최적의 횟수란 것이 존재할까요? 개인 경력관리가 중요한 시대. 이직을 너무 많이 해도 안 좋고, 그렇다고 한 곳에 머무르기만 해도 좋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직 횟수를 3회 정도로 제한할 것을 추천합니다. 그 이상이 된다면 '기회만 되면 떠나는 사람'이란 인상을 주게 되기 때문입니다. 과연 전문가들의 이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구글 재팬의 강철호 팀장의 사례를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MOBI INSIDE 12월 14일 자 게재된 「'프로이직러' 에게 커리어 관리란?---구글 재팬 강철호」 칼럼을 참고했습니다. (원문기사 : http://www.mobiinside.com/kr/2017/12/14/japan-kch/)"  


강철호 팀장님은 현재 구글 재팬의 광고분석팀장입니다. 그는 20대에 한국에서 7~8년 동안 3번의 이직을 했고, 이후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대략 15년간 4번 이직을 한 사람입니다. 총 7번의 이직을 한 분인데 가히 ‘프로이직러’라 불려도 될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한 마디로 그는 "이직도 잘만 관리하면 좋은 경력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합니다.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저도 100퍼센트 공감합니다. 그러면 강철호 팀장님의 이직에 관한 철학은 무엇일까요?   


구글재팬 강철호 팀장 (http://www.mobiinside.com/kr/2017/12/14/japan-kch/)


1.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을 찾아 이직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불만은 어딜 가나 비슷하게 존재합니다. 불만을 회피하기 위해 회사를 떠난다면 언제나 비슷한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언제까지 이직만 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직은 불만 해소의 목적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뚜렷하게 정해서 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한 강철호 팀장님의 말을 전해보겠습니다. 


“일본에 와서 4번 정도 이직했습니다. 이제껏 회사에 불만 있거나 문제가 있어서 떠난 적은 없어요.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달라졌는데요. 경력 초기엔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이유가 컸죠. 하는 일이 비슷하더라도 기술이 달라지거나 사업군이 달라지면 만족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회사가 사회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그래서 회사의 철학, 비전, 사회적 역할, 구성원에 대해 먼저 조사해보죠.”


IT업계 종사자여서 그런지 강철호 팀장님은 '새로운 것을 경험할 기회'를 '원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엔지니어에게 다방면의 기술과 경험은 필수요소였겠지요. 그래서 경력 초기에는 새로운 것을 경험할 기회를 찾아 떠났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목표를 조금 수정하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가를 보게 된 거죠. 물론, 이런 기업이 장래성이 밝다는 판단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야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고 업무 의욕도 생기니까요. 


2. 어떤 회사로 갈 것인지 기준을 명확히 정했고, 자신이 정한 기준을 따랐다


(이직을 결정할 때) 우선순위를 세웠어요. 그걸 명확히 가지고 있어야 결정할 때 부담이 없습니다. 그리고 리스크 테이커이긴 하지만 단 한 번도 이직할 회사를 정해두지 않고 나온 적은 없어요.”
“기업 사전조사도 꽤 많이 합니다. 홈페이지 가보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정보가 많이 있어요. 보도자료도 보고, 각종 모임에 참석해서 그 회사 구성원은 어떤 분인지, 그분은 어떤 대외 활동을 하는지 봅니다.”


"이 놈의 회사 당장 때려치워야지"란 맘으로 일단 관두고 본다던가, 말로는 이직을 하면서 뚜렷한 방향점을 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이런 분들의 경우일수록 이직을 못합니다. 그렇게 간절하지도 않을뿐더러, 뚜렷이 정한 바가 없으니 오늘내일 이직을 미루는 거죠. 월급날 되면 잠시 괜찮아지고,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다 보면 또 괜찮아지는 거거든요. 그렇게 또 한동안 다니다가 때 되면 이직 생각나고, 그런 날들이 길어지는 것입니다. 경력관리 상 가장 안 좋은 케이스인 거죠. 차라리 옮기고 싶을 때 확 옮기는 게 이보다는 낫습니다. 



3. 자신만의 명확한 '이직 철학'이 있다


많은 분들이 이직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과연 이직이 올바른 선택일지 고민스럽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 철학은 '나는 과연 직장인으로서 어떻게 성장해 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강철호 팀장님에게 이직 철학은 '직접 경험'이었습니다. 직접 해보면서, 부딪혀 봐야지만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에게 이직은 '경험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는 하나의 이벤트였습니다. 


“살면서 검증해보고 싶은 가설이 있을 때 그 검증의 계기로 이직을 생각한다면 크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경력관리는 Agile survivor라고 생각해요. 최소의 필수 기능만 가지고 시장에 출시한 뒤, 피드백을 받으면서 빨리 개선해 나가는 개발 방법을 Agile 방법이라고 하죠. 이직을 이렇게 보다 보면 여러 경험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철학이 있다는 말은 동시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직 결정은 남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의 말을 듣거나, 남의 사례만 보고 혹한다거나, 주변 동료 따라서 관두는 것이 아닙니다. 위에서 보았듯이 자신의 경력관리 상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전략을 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스스로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선택의 만족도도 높아집니다. 


4. 한번 옮겼으면 그곳에서 후회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본다


“이직을 할 때 주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해당 회사에 적어도 2~3년은 근무합니다. 6개월~1년 근무했다고 업무를 다 경험했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내가 정말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나?’ 뒤돌아보고 새로운 기회를 찾기 어려워지면 이직했습니다.
“새로운 직장에 가서는 공부도 많이 하고 적극적으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편입니다. 개선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면 관심 있는 동료를 모아 함께 해나가죠. 적응하는 것도 즐기는 편입니다.” 


만약 이직을 남발해서 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위의 강철호 팀장님의 말과는 반대되는 경우일 것입니다. 조금 다니다가 또 포기하고, 비슷한 불만이 생기면 훌쩍 떠나버리는 경우 말입니다. 이런 경우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출발점이 잘못된 경우입니다. '불만 회피용 이직'을 한 경우 말이죠. 이런 경우엔 이직이 답이 아니라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푸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우선입니다. 


적어도 한번 옮겼으면 그 회사에서 뭐라도 한 가지 얻어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사람이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거고요. 이렇게 최선을 다한 후에 이직을 해야 후회도 없을 겁니다. 그래야만 나중에 '아, 그때 그 회사가 참 괜찮았는데' 후회가 안 남겠지요?^^ 실제로 전에 다니던 회사에 재입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구글 재팬 강철호 팀장님의 이야기를 접해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강 팀장님으로부터 영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올려보았고요. 아무쪼록 '좋은 이직' 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아울러, 이직에 대한 인사이트를 주신 구글 재팬 강철호 팀장님의 커리어에 앞으로도 많은 발전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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