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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Nov 01. 2018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함께 사는 법

# 그의 방어기제를 이해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

'젊은 꼰대' 라거나 '청바지 입은 꼰대' 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만큼 꼰대로 불리울만한 대상 층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 한창 실무할 나이인 30대 직딩들도 이런 낙인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꼰대들 반대편에는 밀레니얼 세대(주로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출생) 직딩들이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그들은 꼰대들을 희화하하면서 그들만의 ‘동지애’를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물과 기름같은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들. 그런데 이들이 사실은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갈등을 겪는 것이라는 말을 혹시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조직문화 컨설팅 펌인 이미팅리더십 인터벤션즈 이경민 대표는 정신과 전문의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그가 본 것은 아무리 마음의 치료를 받아도 이내 다시 병원을 찾아오는 직딩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조직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함께 문화와 구성원이 바뀌어야 하는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부딪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 둘이 서로 닮아있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꼰대'라고 불리는 윗세대는 수직적인 조직에서 여러 난관을 딛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이들입니다. 수직적인 조직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카리스마적 리더십이에요. 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은 배척됩니다. 그러니 자기중심적일 수밖에요. 정신과적 용어로 '나르시시스트'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 점에선 밀레니얼 세대 역시 마찬가집니다. (중앙일보 2018.6.25)
이들(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는 '헬리콥터 맘'으로 불리는 세대예요. 자녀를 적게 낳고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자녀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정에서 자란 밀레니얼 세대가 자기중심적인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중앙일보 2018.6.25)


이경민 대표는 권력 구조의 약자로서 서로 충돌이 발생할 때 더 상처받는 건 꼰대보다 밀레니얼 세대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꼰대들이 편한 것만도 아니라고 합니다. 직원들을 잘 이끌어 가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하는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그게 잘 안되면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자책하게 되고, 어떨 때는 부하 직원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상담을 청하는 ‘꼰대’ 들이 많다고 합니다.




관계 문제는 이처럼 지위가 높으나, 낮으나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물론 권력관계에서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더 고통이 클 확률이 높은 것이 맞긴 하지만요. 아무튼, 이처럼 복잡한 관계문제로부터 오는 고통을 줄일 방법은 무엇일까요? 이경민 대표는 상대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할 지를 이해하면 거기에 휘둘려 화를 내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는 것이 회사라는 조직입니다. 처음 접하는 일이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조직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만나는 것이지요. 당연히 낯설 수 밖에 없고, 준비가 충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조직에 들어온 이후에서야 가능하고, 그러려고 노력해야만 원만한 회사 생활이 가능해 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막연한 감이 느껴집니다. 기사에 실린 이경민 대표의 조언은 뭔가 말을 하려다 만 느낌이 들고, 또 다른 의문점을 낳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럼 과연 그 사람의 무엇을 이해하란 말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입니다. 성장배경, 가족관계, 좋아하는 취미, 일을 하는 동기, 업무 스타일 등등 사람에 관해 이해해야 할 것은 너무나 많습니다. 그 많은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들고, 또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하려고, 그토록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나? 내가? 도대체 왜?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아니면 정말 그게 나를 위해서인가?


저는 그에 대한 힌트를 ‘자존감 수업’의 저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윤홍균 선생님의 말에서 얻었습니다. 윤홍균 선생님은 관계가 오래 지속되려면 그 사람의 ‘방어기제’를 이해하라고 말합니다. 방어기제란 쉽게 말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그 사람이 보이는 대응방식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어떤 사람은 혼자 시간을 갖고, 어떤 사람은 수다를 떨기도 하며, 술을 마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은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사람들을 욕하거나, 이간질시키는 경우, 거짓말을 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윤홍균 선생님의 말에 의하면 이처럼 그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이는 방어기제 행동을 이해하고, 그것을 서로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경민 대표의 조언과 연결해 본다면 우리가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바로 그 사람의 방어기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이상(?) 행동을 보일 때마다 ‘아, 저 사람이 지금 스트레스 상황이구나. 방어기제를 가동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해한다고 해서 고통이 조금 줄어들 순 있겠지만,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은 계속 반복되는 것이지요. 언제까지나 그 사람한테 맞춰 살 수는 없습니다. 상황을 바꾸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반복적으로 어떤 사람이 보이는 안 좋은 행동 때문에 그걸 못 견뎌서 간혹 퇴사를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그런 나쁜 행동을 하는 사람 때문에 자신의 성과나 커리어를 키울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 안 좋은 대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와는 반대로 더 적극적으로 그 자리에서, 그 회사에서 대처를 해야죠. 그것이 직딩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인생과 가치관 만큼이나 소중한 것이 우리 자신의 인생, 가치관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안 좋은 행동을 보이는 사람 몇몇 때문에 나의 인생의 방향이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그 사람은 그저 자신의 스트레스를 줄이려는 당연한 행동을 보인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럼, 우리가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다시 윤홍균 선생님의 말을 빌어서 설명하자면 ‘내가(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왜 이런가? 팀장님은 왜 그러시나요?’ 라면서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면 금방 싸움이 난다고 합니다. 대신 ‘저는 그렇게 소리를 안 지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자네가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일해줬으면 좋겠어’ 라는 식으로 말해보는 것입니다. 상황에 맞게 그 사람이 반복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를 화내지 않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더 큰 어려움도 많을 텐데, 저는 이런 말을 할 정도의 용기는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기 힘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땐 주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사자보다 높은 직급에 있거나, 가해자(?)와 좀 더 편하게 말을 할 수 있거나 하는 관계에 있으신 분들이 말입니다. 표현에 서투르고, 쉽게 용기를 못내서 고통받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필요하다면 대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것입니다. 아니면, 팀별 회의시간을 통해 각자의 방어기제에 대해 팀원들끼리 얘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힘들어 하는 사람을 위해 이렇게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팀워크 정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이렇게 나서서 도움을 주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이 진정한 리더라고 봅니다. 직급이나 나이가 많다고 리더가 아닙니다. 팀장, 부장, 임원이란 타이틀이 리더와 동의어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고, 믿고 의지함으로써 그와 함께 기꺼이 일을 하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 사람이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직급과는 상관없이, 꼰대와 밀레니얼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오늘날의 조직을 조용히 움직이고 조율하는, 그런 사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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