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피드백을 골라내는 법, 좋은 피드백을 주기 위한 단순한 원칙
어떤 피드백이 좋은 것일까? 과연, 타인의 피드백은 과연 어디까지 받아들여야만 할까? 이와 관련해 명쾌한 답을 알려준 어느 일화가 있다.
어느 날, 한 중년 여성이 지인의 집에 김장을 도와주러 갔다고 한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 중년 여성은 김장하고 남은 배추 이파리들을 주워 담고 있었다. 집에 가서 국이라도 끓여 먹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루종일 김장을 같이 한 그녀의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왜 그런 걸 주워 담고 있어요? 집에 가서 강아지한테라도 주려고?"
중년 여성은 이 말에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이 들었다. 큰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그러면서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이렇게 큰 상처를 주는구나. 앞으로 말을 함에 있어 신중해야겠다'는 큰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이보다 더 큰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나의 상황,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하는 말에 상처받을 필요가 없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 지인은 그녀의 의도도 잘 몰랐고, 처해진 상황에 대해서도 잘 몰랐다. 사실이 그랬다. 그 순간 '강아지에게 주려 그러느냐?'는 지인의 말은 별 고민 없이 내뱉은 말에 불과했던 것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경우를 너무나 많이 겪는다. 더군다나 '평가'적 소통에 능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매일, 매 순간 피드백의 순간에 맞닥뜨린다. 언어적 표현이든, 비언어적 표현이든 간에 말이다. 그럴 때 그 모든 피드백에 마음을 쓰고, 스스로를 재단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위 이야기로부터 깨닫게 되었다.
또한, 위 일화의 지인과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너무나 저지르기 쉬운 실수이기 때문이니까 말이다.
얼마 전, 나의 지인 2명과의 저녁 식사에서 그 자리에 없는 A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그의 부족한 부분, 아쉬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사실 그 이야기를 주고받은 2명은 나에 비해 A의 근황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나도 딱히 A와 친분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라, A에 대한 험담에 자연스레 합류했다. 그런데, 문득 그 대화가 너무 의미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만난 자리에 왜 A의 뒷담화를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시간이 갈수록 그 뒷담화에 염증을 느꼈고 결국 그 둘 앞에서 아래와 같은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A의 인생이 어떻게 되던지 간에 별 상관도 없으면서 우리가 이 중요한 시간에 그의 얘기를 왜 하고 있는 거죠?"
순간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우리는 더 이상 A의 '뒷담화'를 하지 않게 되었다.
위 두 가지 일화를 통해 나 또한 몇 가지를 깨닫게 되었다.
첫째, 내 주변의 그 수많은 피드백, 그리고 그들이 들이대는 잣대를 통해 나를 끼워 맞추려고 아등바등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굳이 그들의 말에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그의 말에 상처받아 밤을 지새우며 고민한다는 게 너무 부질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둘째, 피드백은 그것을 받는 사람의 발전을 진지하게 기원할 때만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입에 발린 말, 그를 위하는 척하는 맘에서 비롯된 말, 별 고민 없이 내뱉는 피드백은 티가 나게 되어있다. 결국, 누군가에게 나의 피드백이 잘 전달되느냐를 좌우하는 것은 말을 잘하느냐, 조리 있게 전달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고민이 관건이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위해서 하는 말인지, 스스로에게 자신 있다면 다소 거칠더라도 분명 상대방은 소중하게 그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피드백에 얽매일 필욘 없지만, 이것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 보자. 나를 아는 사람들보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 세상의 대부분이다. 나를 대충 보고 느끼는 모습이 그러하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그렇게 볼 확률이 높다. 그다음은 선택의 문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고 하거나, 지금까지와는 다른 인생의 챕터를 시도해 보고 싶다면 스타일을 조금 바꿔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by hup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