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씨씨s May 10. 2024

아름다운 미련

민들레 목걸이

민들레 목걸이


아무것도 할 일이 없을 때가 있다.

아무데도 갈 곳이 없을 때가 있다.

사람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얘기 나눌 사람조차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풀밭에 앉아

민들레 목걸이를 만든다.

어떤 민들레는 잘 되지만

어떤 건 그렇지 않다.

어떤 민들레는 너무 어리고

어떤 건 너무 늙었다.

민들레 목걸이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공을 들여도

풀어져 버린다.

어떤 때는 그걸 다시 묶을 수 있지만

어떤 때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아무리 잘 만들어도

민들레는 곧 시들어 버린다.

나는 이따금 풀밭으로 가서

민들레 목걸이를 만든다.

그래서 그런 사실들을

잘 알고 있다.


by 제프 스완



외롭고 공허해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지만 

결국은 제자리걸음일 때  


민들레는 조용히 말한다

원해도 이뤄지지 않는 것이 있다고 

그 무엇도 영원한 건 없다고 


그럼에도 

다시 민들레 목걸이를 만든다


그저

미련이나마 아름답길 바라며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안의 그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