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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씨씨s Jun 03. 2024

원치 않는 것에 신경 끄고, 원하는 것에만 집중하라.

마크 맨슨, 『신경 끄기의 기술』

Why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 많은 이들이 선택의 갈림길 앞에서 망설이는 건 무언가를 잃기 싫어서이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선택을 미루지만 얻는 것 역시 아무것도 없게 된다. 따라서 삶 역시도 더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하게 된다.


책은 삶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고, 그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다. 그리고 그 답을 '신경 끄기'에서 찾는다.   


책은 신경을 끄려면 삶의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망 판다'를 내세워 삶의 가혹한 진실들을 전한다. '모든 걸 갖겠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망상에 불과하다.',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등의 진술은 분명 외면하고 부정하고만 싶은 삶의 모습들이다. 그러나 이를 피하지 않고 직면할 수 있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삶을 직시하여 선택의 기준을 바로 세우고 진정한 삶을 살아가고 싶다면, 저자 마크 맨슨이 실망 판다를 통해 전하는 '신경 끄기'를 배워보자.   




What


1. 신경 끄기


책이 정의하는 신경 끄기는 자기 생각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다. 신경 끄기는 무심함과 다르다. 무심함은 선택 자체를 회피하고자 하는 비겁함이다. 신경 끄기는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에만 신경을 끄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무엇에 신경 쓸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찾지 않는다면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에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는 덜 만족하게 된다.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모든 선택지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 쓸 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


신경 끄기는 '기꺼이 신경을 쓸 대상'을 좀 더 꼼꼼히 고르는 것이다. 진짜로 가치 있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성숙해진다. 그리고 자유로워진다.



2. 있는 그대로의 나 바라보기 (객관적인 자기 인식)


선택은 가치 판단을 반영한다. 어떤 상황에 관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그것에 얼마나 가치를 두느냐에 좌우된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자기 인식'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객관적인 자기 인식에 실패한다.


누구나 특별해지길 원한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며 확실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단조롭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삶은 불확실하며 실수는 불가피하다. 특별함을 추구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저 근거 없는 망상에 빠져 실제 현실을 외면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삶은 항상 변한다. 이전에 맞았던 것이 틀린 것으로 바뀌는 일은 너무나 흔하다. 결국 확실성에 대한 집착 역시 허상에 불과하다.      


책이 제시하는 해법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추구하고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겠다는 다짐이다. 그럴듯한 이유 없이 자신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확신에 얽매이지 않을 때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3. 고통을 받아들여라.


실망 판다는 말한다. "마크, 삶이란 본래 문제의 연속이야.",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어떤 고통을 원하는가' 그리고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수 있는가'.


살다 보면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한다.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행복하려면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가 끝없이 계속되기에 행복 역시 끊임없는 제조 과정에 놓여 있는 미완성품이다.


고통은 문제에서 비롯되는 부정적 감정이다. 부정적 감정은 행동하라는 요구, 문제를 해결하라는 신호이다. 그리고 긍정적 감정은 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다. 이처럼 고통이 없으면 이를 해결하면서 느끼는 긍정적인 감정도 존재할 수 없다. 고통은 삶에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고통을 회피하면 우리는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 모든 선택이 그에 상응하는 고통을 수반한다. 무언가를 선택하는 건 그에 따르는 고통을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이다. 선택이 나를 규정한다. 내가 받아들인 고통이 나를 나로 만들어준다.   





How to


1. 더 나은 가치에 신경 써라.


가치관은 우리와 존재와 행동의 밑바탕을 이룬다. 어떤 상황에 관한 우리의 생각과 느낌은 궁극적으로 그것에 얼마나 가치를 두느냐에 좌우된다. 현재 직면한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어디에 가치를 둘 것인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실패와 성공을 가를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책은 말한다. 좋은 가치는 ① 현실에 바탕을 두고 ② 사회에 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있다. 반면에 나쁜 가치는 ① 미신적이고 ② 사회에 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없다. 그리고 건전하고 좋은 가치는 내적으로 얻어지는 반면에 나쁜 가치는 외적 사건에 의존한다.


중요시 여기는 가치와 의미에 따라 신경 쓰는 대상이 달라진다. 나쁜 가치를 선택하면 중요하지 않은 것에 신경을 쓰게 된다. 반면에 좋은 가치를 선택하면 더 나은 것에 신경을 쏟게 된다. 더 나은 것에 신경을 써야 더 나은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더 나은 문제를 다뤄야 삶이 나아진다.



2.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기(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


우리의 두뇌는 정확성이 아니라 효율성 위주로 기능하게 만들어졌다. 뇌는 불완전하다. 기억들을 쉽게 잊고 오판한다. 한 번 의미에 집착하면 편향된 방향으로 믿음을 고수한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믿게 되는 것의 대부분이 두뇌의 선천적인 부정확함과 편견의 산물이다. 결국 우리 믿음의 대부분이 틀렸다.


확신하려 하면 할수록, 더 불확실하고 불안해진다. 그런데 그 반대 역시 참이다. 불확실성과 무지를 받아들일수록, 자기가 뭘 모른다는 사실을 더욱 개의치 않게 된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면 타인을 판단하지 않아도 된다.  


확신은 성장의 적이다. 우리가 선택하는 가치관이 필연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점을 받아들여야만 성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항상 틀린다. 확실한 건, 확실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틀리면 변화할 수 있다. 틀리면 성장할 수 있다.


성장은 끝없는 반복 과정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알게 될 때 '틀린' 것에서 '옳은' 것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라, 틀린 것에서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또 다른 것을 알게 되면 약간 덜 틀린 것에서 그보다 약간 덜 틀린 것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매일매일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3. 책임감을 가져라.


우리는 언제나 선택을 한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한다. 삶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질수록,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내 문제는 내가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다.    


다만 책은 잘못과 책임을 구분한다. 잘못은 내가 사고를 쳤으면 내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책임과 혼동된다. 그러나 삶에는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내가 아닌 뒤에 있던 차의 잘못으로 접촉사고가 난다고 해도, 거기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정하는 건 나의 책임이다.


책은 또 말한다. 우리는 항상 '경험'을 책임지며 살아가며, '내 잘못'으로 생긴 일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역시 삶의 일부라고. 잘못은 과거 시제고, 책임은 현재 시제다. 잘못은 과거에 선택한 것의 결과이며, 책임은 지금 이 순간 선택하는 것들의 결과다. 경험을 평가할 기준을 선택하는 건 언제나 나의 몫이다.



4. 메멘토 모리 : 죽음을 상기하라


우리는 모두 죽는다. 죽음은 우리가 유일하게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죽음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이 질문을 직시할 때 우리는 불필요한 것에 신경을 끄고 진정 중요한 것들에 신경을 쓸 수 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거절에 대한 어려움 모두 죽음 앞에서 가벼워진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삶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한다. 삶을 충실히 사는 사람은 언제든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 선택에 따르는 고통 때문에 삶을 외면한다면 죽음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죽음을 마음 편히 받아들이는 유일한 길은 자신을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로 여기는 것이다. 즉,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걸 넘어서는 가치를,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통제할 수 있고 혼란한 이 세계에 적합한 가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대단한 존재이다. 이는 필연적인 죽음 앞에서도 삶을 살아가며 나름의 가치를 스스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겁낼 것 없다. 죽음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총평


나는 직설적인 걸 좋아한다. 그리고 우유부단함을 싫어한다. 달리 말하면 진실이 불편하다고 해서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선택이 어렵다고 해서 하염없이 결정을 미루거나 뭉개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한마디로 팩트 폭행, 돌직구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이 책이 딱 그 계열이다. 읽다 보면 망치로 머리를 아주 세게 얻어맞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좋았다.


실패하는 사람은 원치 않는 것에 신경을 빼앗긴다. 그리고 모든 것에 신경 쓴다. 반면에 성공하는 사람은 원하는 것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그 외의 것들에는 신경을 끈다.


저자 마크 맨슨(Mark Manson)의 경우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걸어온 건 아니었다. 학창 시절에는 마약 문제로 퇴학을 당했으며, 잘못된 애정관계 문제로 고초를 겪었고,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긴 방황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신경 끄기를 깨달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바로 세워나갔던 경험들을 책에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가 말하는 결론은 간단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신경을 끄라는 것이다.     


책에서 삶을 포커게임에 비유한 부분이 재밌다. 요지는 이러하다. 받은 카드가 썩 좋지 않더라도 게임은 그 카드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즉, 주어진 상황(받은 카드)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 환경과 자극 속에서 선택을 잘하는 것이 성공의 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삶 역시 하나의 게임이다. 삶에도 규칙이 있고 각자 지닌 패가 있다. 책은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 지닌 패에 대해서는 별로 말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규칙과 그 아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할 뿐이다. '삶은 고통이다 그러니 고통을 받아들여라',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 그러니 선택을 했으면 책임을 져라', '우리는 매번 틀린다 그러니 매번 덜 틀린 사람으로 거듭나라',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러니 항상 죽음을 상기하라' 등의 명제가 모두 그런 것들이다. 태어난 이상 우리는 이러한 삶의 규칙들을 겸허히 수용해야만 한다. 그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게임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은 포커처럼 승패가 나뉘는 게임이 아니다. 사실 태어난 것만으로도 이미 삶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자신이 원하는 것에만 신경 쓰며 살아가면 될 것이다. 단, 규칙을 잘 지켜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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