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 샴페인으로만 나오는 돔 페리뇽은 수확 연도 각각의 고유한 특징을 잘 포착해 낸다. 2013년 상파뉴는 기후 변화가 극심한 해였다. 추운 겨울과 늦은 봄 그리고 여름에는 더운 기후가 지속되었고 수확 시기에는 안정된 날씨였다. 따라서 포도는 천천히 성숙하고 강한 산도와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복합적인 풍미를 보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초반에는 산미가 강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부드러워지고 빵, 브리오슈 등의 발효 풍미가 더 많이 올라온다. 레몬, 라임, 청사과, 구운 사과, 애플파이 향이 아주 절제되어 있으면서 토스트 뉘앙스의 구수한 여운이 아주 길게 이어진다. 잔에 담겨 있는 동안 섬세한 기포가 끊임없이 힘차게 올라오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느덧 2024년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올해는 유독 와인과 인연이 많았다. 제 돈 주고는 못 사 먹을 와인을 많이 접했고 와인 모임도 많이 있었다. 덕분에 더 와인이 좋아졌고 한 편으로는 조금은 와인과 거리를 두기로 결심하기도 했다. 다만 2025년에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하는 만큼, 남은 2024년 12월 한 달 동안에는 여러 송년회를 빌미로 좀 더 와인을 마실 예정이다.
그 명성만큼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 줬던 돔 페리뇽. 이후에 마시게 될 다른 송년회 와인들도 기대가 된다.
202401130. 돔 페리뇽 2013 with 어란 파스타, 달고기 스테이크 in 더 이탈리안클럽 판교테크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