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파리의 심판으로 유명한 샤토 몬텔레나. 명성 있는 프랑스 샴페인 돔페리뇽에 이어 마셨다.
옅은 볏짚색 빛깔에 상큼한 과실향과 오크향이 선명하게 피어올랐다. 자몽 등의 감귤류와 복숭아, 살구 등의 열대 과일의 과실 뉘앙스에 더불어 버터, 바닐라, 비스킷, 빵 반죽, 삼나무 등의 오크 풍미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복합미와 강렬함, 밸런스에서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유질감에서 유래되는 풍부한 바디감과 길게 이어지는 여운도 아주 매력적이다.
파리의 심판이란 1976년 당시 기존의 와인 왕조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 와인과 와인 신흥 산지였던 나파밸리 와인과의 와인 품평회에서 유래된 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는데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모두 미국 나파밸리 와인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나파밸리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파리의 심판 화이트 와인 부문에서 우승한 샤토 몬텔레나를 직접 마셔보니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알 것도 같았다. 가격 대비 훌륭한 맛을 보여주고 있어 프랑스 와인과 견줄 때 강점을 가졌다고 느껴졌다.
언더독의 반란은 언제나 흥미롭다. 파리의 심판 이야기를 다시 짚어보니, 최근 화제가 되었던 요리 예능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백수저를 꺾는 흑수저의 반란이 반전으로 느껴졌던 것이 떠올랐다.
잃을 것이 없기에 더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것이 언더독의 특권이 아닐까. 지금 당장 가진 게 없더라도 오히려 더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덤벼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41130. 샤토 몬텔레나 with 피시 앤 칩스, 쇠고기안심리조또 in 더이탈리안클럽 판교테크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