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하나, 아들 둘
지난 5월 22일, 셋째 아들이 ‘우리 집에서’ 태어났다.
그렇다.
출생장소가 우리 집이다.
첫째와 둘째는 모두 조산원에서 태어났는데, 셋째 때는 그 조산원이 없어지면서(정확히는 다른 곳과 합쳐지면서) 집에서 출산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첫째, 둘째 때 도와주셨던 조산사분이 집에 와주셔서 무사히 잘 태어났다.
‘집에서 무사히 잘 태어났어요’라고 하면 모두 놀라는 눈치다.
나도 처음에 자연주의 출산을 하기로 와이프와 결정한 뒤, 첫째 때는 무척 긴장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자연주의출산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첫째 때 다르고, 둘째 때 다르고, 셋째 때 다르다.
나보다는 와이프가 고생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확실히 한 명일 때보다는 두 명일 때가 더 수월하다.
그리고 셋이 된 지금은…
아직은 모르겠다.
두 명만 있을 때는 와이프는 집에서 쉬게 하고 두 아이 손을 잡고 어디로든 놀러 갈 수 있었는데, 셋째가 지금의 둘째 나이가 되었을 때 똑같이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물론, 아직은 젊기에 가능할 것도 같지만, 시뮬레이션이 안된다.
몇 주 전 주말에 있던 일이다.
가방에는 돗자리와 아이들 간식을 챙기고, 몽마르뜨 공원에 갔는데, 양손에는 두 딸을, 가슴팍의 애기띠에는 돌이 지나보이는 한 명의 딸을 안고 있는 아빠를 보았다.
말은 걸진 못 했지만, 속으로 정말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셋째가 돌이 될 때쯤이면 저런 모습이겠지.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사랑스럽고, 대견하고, 뿌듯하다. 와이프에게도 감사함을 느낀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든 일도 많이 있겠지만, 그만큼 재미난 일들도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