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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준상 Dec 01. 2018

거래의 기술

북리뷰 - 경영

#거래의기술 #트럼프는어떻게원하는것을얻는가 #도널드트럼프


1.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계약이고 계약은 본질적으로 거래다. 자존심도 아니고 자비도 아니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주고 받는 과정이다. 한 쪽만 이득을 보고 한 쪽은 손해를 보는 거래는 좋은 거래가 아니다. 트럼프를 사람들이 성공한 사업가로 보는 것은 그가 사업을 하는 방식이 이 본질에 가장 충실해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 트럼프는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거래를 하는지 그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이상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비즈니스에 개입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고, 그 안에서 무수한 거래를 하게되는데, 거래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트럼프가 일하는 방식을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2. 책은 80대에 쓰여졌고, 그때까지 트럼프가 진행했던 굵직한 사업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일을 진행했는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물론 트럼프의 입장에서 쓰여있기는 하다.). 뉴욕 그랜드하얏트호텔부터 애틀랜틱시티의 카지노 사업, 미식축구팀 구단주로서의 사업, 뉴욕의 아이스링크 사업 등 여러가지 사업이 등장한다. 그런 다양한 사업들을 어떻게 시작하고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이득을 얻었는지가 생각보다 상세히 나온다.


3. 좋은 대통령인 지와는 상관없이 한국의 한 회사원으로 살고 있는 내 입장에서, 평소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하는 일들을 보면서, 특히 북한이나 중국과의 일들에서, 협상의 판을 짜고 상대방을 밀어붙이고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에서 배울 만한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런 점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뉴스로 보던 것 보다 더 상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4. 예를 들어 이런 점이다. 내 생각에 트럼프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능력을 사용하는 것에 탁월하다. 뉴욕에 호텔을 만드려고 할 때, 트럼프는 지금처럼 명성도 없었고 자금력도 크지 않았다. 게다가 호텔을 운영해본 적 조차 없었다. 망해가는 코모도어 호텔을 사서 최신식 호텔을 만들겠다는 계획은 있었지만, 그 호텔을 살 돈도, 경영할 능력도 없었다. 짧게 이야기하자면 그래서 그는 일단 적당한 설계업자를 찾아서 호텔의 청사진을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하얏트와 동업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상황과 능력들을 적당히 이용해서 호텔 허가를 받고 세금혜택을 받아내서 결국 호텔 사장이 되고 만다. 그 과정에서 하얏트와의 협상에 있어서도, 뉴욕시와의 협상에 있어서도 자기 것을 크게 내주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도록 유도한다. 돈도 별로 없고 사실상 아이디어 하나만 있던 상황인데 수많은 관료들이나 다른 사업가들과 협상을 통해서 그런 결과를 만들어 냈다는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5. 트럼프는 코모도어 호텔을 발판 삼아서 그 뒤로 이어지는 여러 딜들도 나름 성공적으로 진행한다. 그 사례들에서도 협상을 이끌어내서 이득을 취하는 트럼프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을 위주로 책 내용이 전개된다. 누군가는 이런 것을 인정머리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거래 상대방이나 거래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이 트럼프의 욕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철저하게 거래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고, 모든 행보들이 그것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6.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는 기존 언론들과 대립각을 세우고 트위터 등 대안언론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언론을 대하고 이용하는 태도는 책에서도 잘 등장한다. 결국은 좋은 딜을 따기 위한 수단으로서 언론이나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할 뿐이다. 그 관점에서 봐야 트럼프라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7. 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계약이고, 거래다. 자존심도 자비도 아니다. 이게 말은 쉬운데 그렇게 하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존심 때문에 일을 그르치고 더 얻을 수 있는 것을 못 얻게 되는 일이 많다. 트럼프도 물론 그런 일이 많았겠지만, 일단 책에 나온 내용만 보면 철저히 거래 자체에만 신경을 쓴다. 이거 정말 배울만한 점이다.


8. 자기자랑 위주로 쓰여진 책이기는 하지만, 곳곳에 보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부분들이 많다. 꼭 사업을 하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의 능력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해야 내 일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내용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기자랑만 주구장창 늘어놓는 것도 아니니 사업을 하거나 회사원이라면 시간될 때 읽어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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