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이 보내준 초고를 검토하며 드는 생각들

by 허지영작가

오늘 아침에는 수강생 J가 완성한 초고를 보내주셨다. 지난 12월 12일에 마지막 수업을 한 후, 한 달 하고 1주일만에 초고를 완성하신 것이다. 프리랜서로 많이 바쁘신 분인데 집필을 1순위에 두고 몰입했기에 목표 날짜에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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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수업을 들으신 분들은 수업도 좋았지만 코칭의 꽃은 초고 검토 컨설팅이라 말한다. 10년간의 집필 노하우가 모두 빨간펜에 담기기 때문이다. 수강생분들은 빨간펜 피드백을 바탕으로 퇴고를 진행하면서 공부가 많이 된다고 하셨다. 독자의 관점에서 쓰는 책에 대해, 가독성 높은 원고를 쓰는 법에 대해, 내 마음을 다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떻게 보면 책 쓰기 코칭의 모든 과정 중에서 초고 검토는 나에게는 가장 힘든 작업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과 정성, 에너지를 투입해 수강생분들이 마지막으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알려드리는 것이기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초고 검토가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을, 노력해온 과정을 가장 먼저 읽는 독자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8주 동안 수강생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지만, 초고를 읽을 때 더 깊이 알게 된다. 친밀감이 더 커지고 나 또한 배움을 얻을 수 있으니 늘 감사한 마음으로 임한다.


원고를 읽으면서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스쳐지나간다. 나처럼 1인 기업가로 살아가는 분이기에 책 쓰기 외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조금 먼저 이 길을 걸어왔기에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어 기뻤다.


수강생 J는 이미 종이책을 한 권 출간한 상태에서 코칭을 의뢰했다. 출판사의 제안으로 첫 책을 냈는데 두 번째 책은 제대로 배워서 더 잘 쓰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첫 번째 책을 내준 출판사에서 두 번째 책도 내주겠다는 제안을 했기에 주제를 잡고 쓰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에 제대로 배우겠다고 마음먹기가 어디 쉬울까. 수업 때 완성한 목차를 출판사에 보냈을 때 출판사 대표님은 목차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첫 책보다 스케일이 커져서 너무 좋다고, 목차가 맘에 든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서 내게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코칭을 받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거라고. 아마도 더 큰 확신으로 원고를 쓰셨을 거다.

이미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에서 기획도 완벽하게 이루어졌으니 남은 건 집필 뿐이라 최대한 몰입해 빠르게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오늘까지 달려온 것이다.


수강생 J의 첫 책 주제를 알고 있었고 두 번째 책은 스케일을 키워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날개를 달 수 있는 주제와 콘셉트로 정해 목차를 완성했다. 기획을 할 때 수강생의 지금 상황을 기준으로 범위를 정하지 않는다. 한 단계 성장해나갈 모습을 미리 그리며 스케일을 키워서 완성한다. 출판사 대표님은 그런 부분을 캐치하셨던 것 같다.

나를 찾아오는 분들은 단지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사실 돈만 있으면 자비 출판으로 누구든 책을 낼 수 있다. 혼자서 책을 낼 수 있는 플랫폼도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한 권을 쓰더라도 제대로 배워서 자신의 비전과 연결하려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니 더 큰 책임감으로 일한다. 그것이 나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나는 수강생분들이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오래 고민한다. 비전과 연결해 기획을 하고, 공부를 해나가면서 집필을 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다. 나 역시 그런 방식으로 책을 써왔고 집필의 과정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를 정하든 내가 쓴다는 마음으로 기획하고 분야의 다른 책보다 멋진 목차를 완성하도록, 원고를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코칭을 진행하고 있다.


초고 검토를 하며 감사한 마음이다. 좋은 인연이 내게 와서 감사하고, 나의 진심이 담긴 코칭을 그대로 원고에 적용해 최선을 다해 몰입으로 원고를 완성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원고를 받아 프린트를 하다 보면 그 정성이 벌써 눈에 들어온다. 형식보다 내용이지만 이미 형식에서부터 정성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다. 검토를 하는 코치의 입장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마무리하는 그 마음은 자신에게 큰 공부가 된다. 그리고 원고를 검토하는 나도 마음이 즐겁다.

두 번째 책이 나오면 J는 또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질까. 나도 설레는 마음이다. 최선을 다해 검토를 한 후 만나서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겠지.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는 J가 앞으로도 큰 자신감으로, 자기 확신으로 일을 해나갔으면 한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언제든 필요한 조언을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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