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어쩔 수없이 꺾이는 순간이 찾아온다

by 허지영작가

살아가면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꺾이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길까 싶은 순간이 종종 찾아오겠지만,

인생에서 모든 일들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주기 위해 찾아온다 생각한다.

그러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배움을 얻고 삶의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명한 태도가 아닐까 한다.





잘 나갈 때야말로, 조심해야할 때라고 하는데

나는 이 말이 참말로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잘 나가는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탄탄대로겠구나 싶은 사람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모습을 볼 때가 많다.

잘 나갈 때 조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삶에서 배움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나는 승무원 시절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내 삶의 중심은 늘 회사였다.

부사무장 진급도 한 번에 할 만큼 회사에 대한

나의 사랑과 열정은 정말 대단했다.

이대로면 내가 원하는 만큼 올라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컸다. 인생은 참 신기하다.

뭔가 원하는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을 때,

인생은 나에게 그건 착각이라고 말해줄 때가 많으니까.

회사에서 잘 나갈 때, 앞날에 밝은 빛으로만 채워질 거라고

기대했던 그 순간에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쉼 없이 달려온 내 인생에서 멈춤을 선택해야하는 시점이었다.

그 시간은 나의 것을 빼앗아가는 시간이 아닌,

내 삶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서울에서 잘 나가던 나는 자발적으로 그곳을 떠나

부산으로 발령신청을 하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인생사 모든 일들이 내 뜻대로만

흘러갈 순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부산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했는데,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

서울에서 신입시절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산 정상을 향해 힘들게 오르고 있었는데

다시 처음부터 다시 올라가는 그런 느낌이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그때를 떠올리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인생에서 멈춤의 시간이 주는 의미,

가족의 소중함, 내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삶의 지혜는 평탄한 삶에서 얻기 힘든 것 같다.

소중한 것들은 고통과 함께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원치 않았는데 나를 찾아오는 시련이 있을 때,

하늘을 원망하고 내 운명을 탓하며

절망에 빠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열심히 살아도 어쩔 수없이 꺾일 수밖에 없는

시기는 올 수밖에 없다.

꺾이면 꺾이는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죽을 것 같은 고통도 슬픔도

지나고 나니 그저 하나의 추억이더라.

아플수록 성숙해진다고,

힘든 시기를 잘 견디고 나면

이전과는 다른 내가 되더라.

모든 경험은 내 인생에서

작은 깨달음이라도 주었다 생각한다.

고속도로처럼 탄탄대로의 삶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질주할 수 있는 인생은 없다.

꺾이는 순간이 와도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겠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정말 열심히 살아왔어도

그런 순간은 반드시 찾아온다.

그럴 때 잠시 쉼의 시간을 가지고 내 삶을 돌아보며

앞날을 새롭게 계획하면 좋을 것이다.

그동안의 삶에서 누군가를 힘들게

해서 꺾이는 순간이 오게 된다면,

지난 삶을 반성하고,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면 될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경험은 의식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만나야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중요한 건, 좋은 경험에도 나쁜 경험에서도

깨달음을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

경험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까.


한 해를 돌아보면, 잘한 일도 후회되는 일도 있다.

어릴 때는 단순히 한 살 더 먹는 것이 싫었는데

지금은 한 단계 더 성장할 나를 상상하며

그래도 즐겁게 내년을 기다리게 된다.

좀 더 겸손한 마음으로,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2026년을 보내야겠다 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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