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21. 2018.
월드컵 되면 축구팬들 사이에서 호날두와 메시 중 누가 세계 최고선수인가란 논쟁이 빠지지 않듯 블록체인에도 꼭 빠지지 않는 단골 논쟁 거리가 있다.
바로 블록체인 산업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있다는 논쟁이다.
누군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또 누군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호날두와 메시의 논쟁처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리 논쟁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논쟁이다.
왜냐면 보는 시각에 따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분리할 수도 혹은 분리할 수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분리할 수 있다고 주장 하는 진영의 주된 포커스는 완전히 탈중앙화된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중앙화된 플랫폼이 존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예로 들기 때문이고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블록체인의 카테고리에 포함되므로 암호화폐는 분리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는 것 이다.
즉, 분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포커스는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 산업의 혁신 분야처럼 거시적 관점이 아니라 그저 기술 구조적 분석에만 집중하는 매우 미시적인 관점인 것이다.
반대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필수불가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거시적관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불러올 미래 산업 구조의 혁신에 촛점을 맞춘다.
언론과 정부의 멋진 선동으로 대중들에게 '암호화폐 = 투기' 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버렸지만
사실 암호화폐의 진정한 의미는 '탈중앙화'다.
모두가 블록체인에 포커스를 맞추고 그에 대한 의미없는 논쟁에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가 정말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점은 '탈중앙화' 인 것이다.
그렇다면 '탈중앙화' 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토록 탈중앙화를 강조하는 것 일까?
지난해와 올해 초를 지나오면서 각국의 중앙은행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통화 발행을 고려한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http://decenter.sedaily.com/NewsView/1RZE1LVDFA
이처럼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원화 발행을 고려 중 이라는 소식이 들리자 대중들은 이를 두고 "한국은행이 블록체인을 통해 원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데 왜 비트코인 같은 발행기관도 없는 데이터 쪼가리를 사용해야 하느냐?" 란 주장을 하기 바빴다.
대중들의 머리속엔 비트코인의 가격 폭등의 이유가 "비트코인 = 블록체인" 이라는 공식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블록체인이 비트코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므로 한국은행에서도 블록체인을 사용하면 비트코인은 쓸모가 없다는 논리로 귀결되고 만다.
Wrong Answer!!!
비트코인이 지금 이토록 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비트코인이 블록체인으로 형성되어 해킹이 불가능해서만은 결코 아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바로 중앙은행 없이도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행위를 기록할 수 있는 '탈중앙성'에 있다.
쉽게 말해, 2008년 이후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한 이래로 달러 기축 시스템 아래 구성된 세계 각국의 피아트 경제 체제는 심각한 가치 왜곡을 보여 주었다.
인위적 유동성 공급이 강제되면서 부동산과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등의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피아트 머니의 가치는 빠르게 하락했다.
화폐의 기능에는
1. 교환 수단으로서의 기능
2.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존재하는데
양적완화 시행 이후 10년 동안 피아트 머니의 교환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아직 여전하지만
두번째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무너졌다.
요즘은 서민들도 적금은 미친짓이라는 것을 잘 안다.
2%도 안되는 적금을 넣느니 그 적금들 돈에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면 같은 기간 기대 수익이 예금이자의 수 배 혹은 수십 배다.
대중들은 화폐와 경제 구조 원리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무엇이 이익인지는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양적완화 시행 이후 피아트 머니의 가치 저장 수단이 망가진 것에 누구보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 이다.
이런 경제 구조 속에 글로벌 가계부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세계 주요국 대부분의 부동산 시세는 말그대로 폭등에 폭등을 거듭했다.
양적완화가 부의 양극화를 부추겼다는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심심치 않게 들었겠지만 바로 그 원인이
위와 같은 이유에서 였다.
부자가 더 많은 돈을 더 저렴한 이자로 대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할 수 있고
그만큼 부동산 자산의 가치 상승분은 부자들에게 더욱 더 쏠린 것 이다.
주로 노동소득에 의존하는 서민층은 부동산이라는 부의 증식 부스터가 없거나 있어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수 부동산을 소유하며 그 자본소득으로 이미 노동소득을 앞지른 부유층을 따라잡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양적완화의 혜택으로 부자들이 더욱 더 부자가 되는 동안
서민들은 치솟는 집값과 생활 물가 상승 속도를 임금 상승 속도가 쫓아가지 못해 시간이 갈 수록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가난해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부의 엥겔 지수는 양적완화를 통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흐를 수록 더 악화되기만한 것이다.
이게 바로 몇 해전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 이 들불처럼 번져나간 배경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문제는 양적완화라는 카드를 마음대로 휘두른 '중앙은행' 에 있다.
철저히 중앙화된 기관인 중앙은행이 시장 참여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통화 정책을 마음대로 휘두르다 보니 자산을 보존해야하는 '돈' 으로서 피아트 머니는 '실격' 처리 된 것 이다.
중앙은행과 반대로 비트코인은 '중앙화'된 기관이 존재 하지 않는다.
블록체인 구조 위에 설계되어 해킹과 위변조가 불가능 하다는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장점은 그 누구도 마음대로 통화정책을 바꿀 수 없는 순수한 '탈중앙성'이다.
비트코인은 애초에 2100만 개 발행으로 설계된 통화 이므로 중앙화된 권력 기관이 마음대로 그 갯수를 늘릴 수 없다.
즉, 피아트 머니에 존재하는 중앙은행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움직임을 보자.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6/15/0200000000AKR20180615050900009.HTML?input=1179m
IMF가 아르헨티나에 두번째 구제금융을 결정했으나 여전히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가치 폭락은 진행 중 이다.
2000년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미국 달러의 가치는 1:1 등가 였으나 18년이 흐른 지금 아르헨티나 페소의 가치는 달러 대비 28토막 났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의 가치는 달러 가치 대비 수십만배 상승했으므로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비트코인에 비교한다면 도대체 얼마나 가치가 하락한 것 인지 계산하기도 어렵다.
이러한 현상은 아르헨티나에 국한된 현상이라고?
http://news.g-enews.com/view.php?ud=2018061403453012524a01bf698f_1&md=20180615073727_J
세계 GDP 순위 9위 경제 대국 브라질도 이토록 속절 없는 자국화폐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농업혁명 이전 수렵 생활 시절에는 '중앙화'된 권력 기관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농업혁명 이후 대중들이 '중앙화'된 권력의 필요성을 느낀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사실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면 그 답이 간단하다.
수렵과 채집생활 시절에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매우 짧았는데 그 원인으로는 영아 사망률이 매우 높아서 였기도 하지만 더 주된 이유는 바로 폭력에 의해 살해된 사람이 매우 많았다.
법이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는 힘이 곧 정의 였으며, 소규모 이동 생활을 하던 무리가 새로운 무리를 조우하면 그들은 교류와 협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를 했고 상대편을 죽여서 한정된 식량 자원이 줄어드는 것을 막았다.
즉, 그들은 생존 하기 위해 다른 집단을 죽인 것 이다.
인간의 내재된 본능은 매우 폭력적이라서 배가 고프면 기꺼이 타인의 것을 빼앗는다.
그러나 농경혁명 이후 인간은 한 곳에 정착했고, 식량 생산의 증대와 그에 따라 필요한 노동력이 확대되면서 소규모 집단 서서히 씨족의 형태로 그 규모가 커져갔다.
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그 집단의 안정을 위해 폭력, 강도, 강간과 같은 강력 범죄를 단속해야할 공동의 필요성이 생겨났고 가장 힘이 쎄거나, 혹은 나이가 가장 많거나, 가장 선동을 잘하는 소수가 대중을 선동하여 권력을 잡고 법 이라는 것을 만들게 되었다.
그렇게 씨족의 형태가 발전하여 도시 국가 형태로 통합되었고 도시 국가가 주변국을 복속하여 고대 왕국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대중들이 중앙화된 권력과 법을 필요로 했던 이유는 서로를 신뢰할 수 없었고 서로를 통제해야만 생존 확률을 높이며 집단의 유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할 수 밖에 없기에 대중의 필요해 의해 등장한 중앙화된 권력은 다시 대중들을 착취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한 개개인의 연결이 가능해진 초연결 사회가 구현되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연결 가능해지면서 '블록체인' 시스템이 실현될 조건이 갖추어 졌다.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기관의 개입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므로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줄곧 필요악이였던 중앙화된 권력의 개입을 축출한 것 이다.
필요악 없이도 유지될 수 있는 집단 시스템이 구현된 것 이다.
다시 질문한다.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본질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