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02. 01.
2020년 1월 부산에서 출시된 '동백전'
무려 6% 캐시백에 체크카드와 동일한 소득공제 30% 혜택을 앞세운 부산시 지역화폐가 등장했다.
게다가 1~2월 두 달간은 출시 이벤트로 10% 캐시백을 제공한다고 선언했으니 사실상 부산사람이라면 안쓰면 바보가 되는 카드가 등장한 것 이다.
이런 지역화폐의 출시는 부산이 유일할까?
http://www.sn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46
◇지역화폐, 어디까지 왔을까?=지방선거 이후 지역화폐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기존에 중앙정부가 발행하던 지역사랑상품권이나 온누리 상품권에 더해, 경기지역화폐(경기도), 인천e음(인천광역시), 시루(경기 시흥시), 심청상품권(전남 곡성군) 등 지자체 중심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그야말로 지역화폐 열풍이다. 이미 문재인 정부가 각종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발표해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 규모가 2015년 892억 원에서 2018년 3,714억 원으로 늘어난 바 있다. 행정안전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올해 지역화폐를 발행한 광역, 기초단체는 총 177곳으로 작년 66곳에 비해 2.7배가량 증가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1월 추경 예산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 규모를 2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때 중앙정부도 발행 비용의 4%를 지원하며, 규모는 800억 원에 달한다.
이미 대중들에게 꽤나 친숙한 온누리 상품권을 제외 하더라도 이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각자의 지역화폐 출시를 경쟁적으로 내어 놓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의 동백전과 같은 체크카드 형태는 아니지만 이미 서울, 경기도, 인천 등 대도시들도 이미 모바일형태의 지역화폐 상품권을 출시했다.
문화상품권이나 신세계 상품권 같은 것도 이미 존재하는데 지자체가 발행하는게 뭐 대수냐고?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상품권'이 아니라 그 상품권 판매의 '할인율'에 있다.
부산의 동백전의 경우 1~2월 한달 간은 10% 캐시백, 서울 모바일 지역화폐상품권의 경우 7% 할인을 적용한다.
사용처가 백화점이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등은 제외되지만 일반 식당이나 대기업이 직영으로 운영하지 않는 프랜차이즈 식당 등에서 꽤나 폭넓게 사용가능한 이 지역화폐가 무려 10% 할인(평소 6%)된 가격에 판매되는 것이다.
판매자는 10만원의 상품을 팔고 10만원을 받았는데 소비자는 10만원의 상품을 9만원에 사게 되는 상황.
여러분은 이정도 혜택의 신용카드를 이전에 목격한 적 있는가?
이러한 지역화폐는 판매자에게도 구매자에게도 윈윈이 되고 있지만, 그 사용폭이 커질 수록 그 차액의 부담은 과연 누가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지역화폐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면 할 수록 그 할인에 대한 적자는 지자체나 중앙정부의 세금으로 메꾸게 된다.
사실상 지자체에서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보조금의 형태인 것이다.
이번 글은 이러한 지역화폐의 출시에 대한 평가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지자체들은 재정을 지출하면서까지 이러한 보조금을 살포하는 것 일까?
1) 표면적 이유로는
각 자치단체의 자본이 다른 시.도 에서 소비되기 보다 내부에서 선순환 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을 앞세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개인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책을 명분으로 하고 있다.
2) 내면적 이유로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소비가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수요가 감소하고 그로인한 돈맥경화가 심화되자 시장에 돈을 주입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부에서 부채를 내어 보조금 형태로 시장에 자본을 푸는데 목적이 있다.
- 경제를 구성하는 3요소에는 '정부' '기업' '가계' 가 존재
-기업-
'Japanization'으로 정의되는 뉴노멀 시대의 저성장 구조 속에 수요의 감소를 겪으며 다수의 기업들은 부채가 이미 한계까지 차올라 좀비기업 상태로 추락했으며 극도로 낮아진 저금리 환경이 아니었더라면 이미 이들은 도산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당연히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기 보다는 몸집을 줄이기 바쁘고 상시 구조조정의 상태로 생존투쟁에 돌입했다. 그리고 이는 장기불황의 구조적 원인이다.
-가계-
뉴스에서 매번 보도되다보니 이제는 그냥 당연한 현상처럼 느껴지는 가계부채 문제.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무려 세계 2위.
https://www.asiae.co.kr/article/2019120911195990080
그 이유로는 딱히 설명할 필요도 없이 '부동산 담보대출' 이다.
뉴노멀 시대에 성장율은 둔화되고 임금은 소폭 오르는데 반해 부동산 아파트 시장은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일반 개인이 은행으로부터 저금리로 가장 많은 돈을 빌리는 유일한 창구가 바로 부동산 담보대출이고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레버리지를 끌어오는 이유가 바로 집에 대한 투자를 할 때다.
개인에게 은행은 절대로 신용으로 큰 돈을 빌려주지 않으니.
한국은행이 지난 10년간 역사상 최저금리의 지점으로 금리를 낮춰갈 동안 이렇게 풀린 유동성은 부동산 시장으로만 쏠렸고 따라서 한국의 자산 중에 가장 큰 유동성이 공급된 곳은 당연하게도 부동산 시장.
그 결과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9억원을 넘어섰고, 이제는 이 서울 부동산 상승의 막차를 타기위해 '영끌'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부동산 투기의 신드롬이 불며 이 버블의 끝이 어디일지를 목격하는 것만 남은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정부에서는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는것을 막기위해서라도 담보대출에 돈줄을 죄기 시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렇게 개인들이 집을 투기하는데 모든 레버리지를 다 끌어와 투입하다 보니 당연히 소비여력을 감소하게 되고
그럼에도 월급은 오르지 않고 취업시장은 얼어붙기만 하고 있으니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을 수 가 없는 상황이다.
즉, 더이상 가계도 빚을 낼 여유가 없다.
기업도 가계도 더이상 빚을 늘릴 여유가 없다면 이제 이 자본주의 열차를 계속 앞으로 끌고 나가기 위해선 누가 빚을 늘려야 할까?
남은건 바로 -정부-
기업도 가계도 빚을 늘릴 수 없으니 이제 빚을 늘려 소비를 할 주체가 정부 밖에 남질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문정부는 각종 공공일자리와 공무원 증원 카드를 내놓았고 취임 전에는 절대로 쓰지 않겠다던 SOC 예산 확대라는 카드도 꺼냈다. 물론 '착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였기는 했지만
그 뿐만 아니라
군인들의 월급은 이번 정권들어 3배 가까이 상승 했으며,
20만원으로 시작한 기초연금은 30만원으로 상향됐다.
전대미문의 저출산에 각종 출산 지원금이 추가되거나 금액이 상향조정되었고
거기에 더해 이제는 각 지자체 별로 시민들의 소비에 직접 보조금 형태의 돈을 지원하면서 직접적인 재정지출을 시작하려는 것 이다.
이 모든 것은 자본주의 열차가 멈춰 서지 않기 위해 이제는 정부가 기업과 가계를 대신해 부채를 늘려야만 하는 상황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시도는 언제까지 가능할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리고 이렇게 풀어대는 Fiat Currency의 미래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