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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우카 Jan 28. 2022

그럼에도 눈부신 계절

모든 순간, 모든 곳에 하나님이 함께 계시다.

출간 예정일을 한참을 지나 어렵게 출간을 했다. 
인쇄소뿐 아니라 제본소까지 무엇하나 수월한 과정없이 어렵게 만들어진 한권의 책. 기다림으로 지친 마음을 환하게 밝혀줄만큼 무지개가 그려진 표지가 산뜻하게 다가온다. 하나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수고의 손길을 거치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 글을 쓰면 그것으로 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이제는 안다. 출판의 현장은 녹록치 않고, 작업환경도 열약하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버티는 그들이 있음이 새삼스레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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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서울에 가서 출판사대표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추천사를 써주신 분께 책을 올려드렸다. 이제는 정말 책이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읽는 독자분의 몫으로 남겨진다. 지난한 삶의 이야기가 삶의 후미진 골목을 거니는 그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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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두 분의 추천사로 책 소개에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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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원고를 읽다가 자세를 고쳐 앉아야 했다. 오래 전에 이미 떠나온 과거가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원고를 다 읽은 후 내 마음에 새겨진 단어들을 종이 위에 나열해보았다. 스며들다, 살아 보자, 버리다, 불안, 덧없음, 상실감, 낯섦, 그리움, 눈물. 물끄러미 이 단어들을 바라보다가 이 모든 단어가 설움이라는 단어로 수렴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프고 아리다. 그러나 참 고맙다. 그 모든 아픔의 언어들이 절망 속으로 귀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금 간 바가지를 띠풀로 꿰매 샘물을 긷던 사람들처럼 저자는 자기 삶의 경험 속에서 볕뉘처럼 슬쩍 드러나는 빛을 바라본다. 그럴 수 있는 것은 저자의 가슴에 기둥 하나가 들어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끔은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언제나 기댈 수밖에 없는 분, 하나님 말이다. 신산스런 상황을 감내하느라 입은 상처와 아픔이 없었다면, 그리고 아니 계신 듯 계신 그분을 믿지 않았더라면 침묵, 기다림, 깊이 바라봄이라는 보화와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처럼 머리가 아닌 존재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글과 만났다. 지금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은 이 글을 통해 치유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공허와 무의미의 심연에 빠진 이들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자각하게 될 것이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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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눈’으로 그녀의 과거, 부모, 남편, 자녀, 교회, 친구 등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때론 수채화처럼 또 때로는 정밀묘사 드로잉처럼 그려낸다. 읽는 내내 긴장감은 물론 슬픔과 기쁨, 눈물과 웃음, 놀람과 평안 등 온갖 복잡한 감정을 다 소환해낸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그녀의 시각은 그녀가 받은 과거 아픔으로 충분히 왜곡될 수 있었지만(글을 읽어보라) 우리의 모두의 가슴에 공감을 불러낼 만큼 청정하다. 이런 점에서 그녀의 시각은 태초의 흑암을 별이 빛나는 밤으로 바꾸신 후 “보시기에 좋아더라”하신 분의 창조적 시각을 닮았다. 글의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다. 단지 글의 구성이 잘 짜여 있어서만 아니라 그 문장 하나하나가 삶의 고통과 세상의 편견 그리고 자기 내면의 어둠을 거슬러간 한 구도자의 들숨과 날숨이기 때문이다. 

<박윤만 교수-대신대학교, 신학대학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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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카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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