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1.계획 에서 동행을 구하지 않고 3명이서 가기로 했다고 써놓고 무슨 동행 구하기인가.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동기 중 1명이 여행을 가기 전 건강검진을 받고 가겠다고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런데 결과에서 폐 쪽에 이상소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기흉인 것 같으니 와서 재검사를 받으라고. 그때까지는 기흉이 그렇게 큰 병인지 몰랐고 동기도 아무런 부담 없이 재검사를 받으러 갔다. 병원에서는 기흉이 맞고 이건 응급질환이니 응급실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고 한다.
그때까지도 나도 당사자인 동기도 큰 위기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날 저녁 동기에게 카톡이 왔다.
"언니, 나 입원해."
동기의 입원
7월 9일, 저녁, 동기에게 입원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입원을 해서 산소치료를 하루 받고 다음 날 경과를 보기로 했다고.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입원을 했기에 당장 필요한 물건들을 챙겨다 주었다. 그때까지도 우리가 7월 20일 새벽 1시 출발 비행기니 다음날인 10일에 회복해서 퇴원하면 문제없지 않을까 하는 엄청나게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7월 10일 아침, 동기는 입원을 연장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몽골은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하며 투어 예약금은 돌려주지 말고 우리 여행비에 보태라고 했다. 대신 예쁜 낙타 인형 하나만 사다 달라고. 그렇게 말하는 동기의 건강이 걱정됨과 동시에 그 동기 덕에 몽골 여행을 계획하게 되고 3달을 함께 준비했던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OO아, 우선 잘 회복하고, 몽골은 다음에 가자. 이번이랑 똑같은 코스여도 너가 가자고 하면 난 같이 갈 거야!"
(이 동기는 7월 11일 수술을 하고 7월 17일 무사히 퇴원을 했다.)
남은 나와 또 다른 동기는 일단 여행사에게 동행을 구해달라고 하고 구해지지 않아 두 명이서 가게 되면 추가 비용을 내고 가기로 했다. 하지만 여행사는 잘 구해지지 않는다며(구하려고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직접 몽골 여행 카페에 글을 올려보라고 했다.
동행 선택의 기준
7월 11일 목요일, 우리는 몽골 여행 카페에 글을 올렸고, 동행 구하는 글들 중 일정이 맞는 글을 올린 사람이 있나 직접 찾아서 쪽지를 보냈다. 그리고 인원은 우리 포함 최대 5명, 기한은 일요일까지로 정했다.
첫 번째 연락이 온 분은 20대 여성분이었는데, 다른 남자 동행 2명을 더 데리고 있었다.
두 번째 연락이 온 분은 30대 남성분이셨고, 혼자였다.
세 번째 연락이 온 분은 30대 여성분이셨고, 혼자였다.
첫 번째 연락을 주신 분은 우리보다 더 오래 있을 예정이라 여러 가지 케이스를 고려하고 있으신지 함께 할지 안 할지 답을 빠르게 주지 않았다. 그리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하냐고 물으셔서 조금 부담이 되었다. 우리에겐 DSLR도 없었고, 별도 폰카로 못 찍으니 눈에 많이 담고 오자 였고, 인생샷을 건지는 목적이 있긴 하지만 상대방의 인생샷이 나올 때까지 공을 들여줄 만큼 찍는 걸 좋아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변명 아닌 변명을 더 하자면 사실 우리의 인생샷 모토는 서로의 포즈와 각도를 고려해주며 무언가를 만들어내기보단 풍경이 좋고 옷의 색감도 고려했으니 얻어걸리지 않겠는가! 에 가까웠다.
두 번째 연락을 주신 분은 우리가 메인 글에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적지 않았는데, 다른 글에 댓글을 단 것을 보고 카톡으로 연락을 한 것이 조금 불안했다. 우리가 여자만 2명이라 여자분이면 좋겠다고도 써 뒀는데 굳이 남자 혼자 동행을 하자고 연락을 해 왔다는 것도. 그리고 본인만의 고집이 조금 있으신지 우리의 일정에 훈수를 두려고 하시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나이도 그렇고 실제로는 그런 분이 아니실 수도 있지만 첫인상이 좋지 않은데 가서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또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 남자분이 계신데 대자연 속에서 용변을 보고 하는 것이 물론 다들 그렇게 함께 간다지만 처음부터 그럴 각오를 하고 이 여행을 준비한 것이 아니기에 조금 불편할 듯했다.
세 번째 연락을 주신 분은 이제 막 여행준비를 시작하시는 분이셨다. 비행기표 발권도, 비자발급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 그래도 7월 20일부터 일주일 정도 여행을 가도 싶다고 하셨다. 비행기표, 비자발급, 마지막 날 숙소만 정하기를 기한 내에 다 하실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었지만 여행경험이 많아 보이셔서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테를지도 좋아보였다고 하시는데 우리 일정엔 테를지가 없는 것이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었다.
우리는 결국 두 번째 분에게는 여자 동행을 구하고 있어서 남자분과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정중히 이야기했고, 감사하게도 이해해주셨다. 그리고 세 번째 분에게 테를지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을 이야기했고 세 번째 분은 괜찮다고 하며 우리와 함께 가겠다고 하셨다.
첫번째 분은 더 길게 여행할 것이어서 다른 동행을 구한다고 하셨고 대신 다른 여자2명을 소개해준다고 하셨다. 소개를 받은 여자2명도 일정을 바꿔서 동행하지 못할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
7월 12일 금요일, 새로운 단톡방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세명이서도 좋기는 했지만 넷이 투어비가 더 저렴한 것이 살짝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동행을 추가로 구해보기로 했고 기한은 다음 월요일까지로 정했다. 그때까지 구해지지 않으면 아쉽지만 3명이서 가는 것으로.
7월 15일 월요일, 카페에 글도 올려두고, 몇 명에게 쪽지도 보내봤지만 조금씩 일정이 달라 결국 동행은 구해지지 않았다.
7월 16일, 우리는 다시 3명이 되었다.
동행분의 비행기도 비자도 모두 준비 완료. 마지막 날 숙소는 우리가 잡은 숙소 근처로 알아보고 계시다고 하셨다. 동행분에게 우리가 준비했던 에어배드를 보여주며 준비하셔서 함께 피고 누워도 좋을 것 같다고 했고, 동행 분도 좋다고 하셔서 구매 좌표를 보내드렸다. 그리고 음악도 각자 담아와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듣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