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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Dec 21. 2017

규칙이 없다는 규칙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진리가 있다.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 그 하나이고, 그것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나머지 하나이다. 모순인 것 같지만 모든 것은 변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즉, 정해진 규칙이 없다는 것이 규칙인 것이다.


어제의 나는 지나간 상념이다. 내일의 나는 아직 오지 않은 상념이다. 그런데 오늘의 나도 상념일 뿐이다. 오늘의 나로 인식하는 순간 과거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는 지나간 상념이 아니던가. 나는 절대 오늘의 나를 만날 수가 없다. 즉, 실체가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많은 경계를 만나고, 인식하고, 그 속에서 괴로워한다.



사람들은 고요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수많은 경계 속에서 고요하지 못하고, 고요하고 싶어할 뿐이다. 우리는 왜 고요하지 못할까. 과연 고요할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 해 가족과 함께 여수에 다녀왔다. 여수밤바다를 보며, 야시장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는 늦게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눈이 일찍 떠져 창밖 바다를 한참동안 볼 기회가 있었다.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바다는 참으로 평화로웠다. 배 하나가 지나간다. 물결이 인다. 한참 있다가 다른 배가 또 지나간다. 아까의 물결이 약해졌는데 그 위에 또 새로운 물결이 교차한다. 또 지나니 새로운 배가 지나간다. 아까의 물결과 그 위에 새로운 물결과 지금의 새로운 물결이 또 교차한다. 아! 지금 내게 벌어지는 경계들이 하나의 원인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었구나. 내가 모르는 다양한 원인들로 인한 결과일 것인데 나는 왜 그 원인들을 다 알지 못해 안절부절이었을까.

 

나의 국한을 벗어나 내가 속한 세계를 바라보자. 세상은 수많은 다른 생각, 다른 사람, 다른 정책, 다른 환경, 다른 경험, 다른 입장, 다른 바램들로 가득차 있다. 단순히 내 앞 사람이 나를 고요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내가 어찌하려고 해보았자 해결하지도 못하고 괴로울 뿐이다. 괜히 괴로울 일이 아니다. 괴로울 이유가 없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내가 중요하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만큼 희망이 샘 솟는 말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서글픈 일이지만 절망에 빠질 일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크게 살려주는 말이 있을까 싶다. 모든 것은 변하고, 정답은 없다. 모든 것이 정답이 될 수 있다. 새로운 길, 말도 안되는 길, 엉뚱한 길도 정답이 될 수 있다.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중에 유전자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있다. 유전자 알고리즘이란 부모로부터 자식이 유전자를 물려받아 그 속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알고리즘인데  여기에 일부러 돌연변이를 발생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즉, 돌연변이가 없으면 유전자가 발전할 수가 없다. 다람쥐 쳇바퀴만 돌다 끝나게 된다. 돌연변이가 있어야 변화가 생기고, 진화가 된다.


우리가 완전히 다른 혁신을 추구한다거나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생각을 하는 것이 그런 돌연변이 활동인 것이다. 그래야 변화가 생기고, 진화가 된다. 우리는 일부러라도 돌연변이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이 세상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내가 어쩔 수 없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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