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시작하며

끝내 닿지 못한 말들

by 서녘 나루

어쩌면 정글같은 직장, 비교적 큰 부침없이 그럭저럭 34년차 직장인이다.

오랜 경력이 무색하게도 아직도 때때로 관계의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하는..


직업의 특성 상 늘 한정된 기간과 곳에서 머물러야 하고, 더러는 제대로 맺지 못한 채 스스로 잊혀졌으며,

끝내 궤도 밖을 맴돌기도 하였다. 오해가 있어도 그 기간 안에 나를 고쳐서 보여줄 수 있는 활달한 E형도 아니니 그저 묵묵히 남겨둘 밖에.


나이가 드니 나홀로 감당해야 할 책임도 무겁고 깊어졌다. 더해서 출생, 결혼, 이별, 사별, 퇴직 등 인생사 희노애락이 번번히, 무자비하게 일상에 파고든다.


최근 2년 새 엄마, 오빠. 늘 공기처럼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그들이, 내 가족의 구성원이 갑자기 나의 관계망에서 자취를 감췄다. 무언가에 날카롭게 찔린듯 아팠던 것도 같고, 모든 중생의 아픔이니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체념하며, 그러하니 소리내어 울지도 않았다.


누군가 슬픔마저도 세월에 풍화된다고 했던가. 그러나 바래지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깊은 상실감.

한밤중 홀로깨어 우는 날이 잦아졌다. 얼굴을 묻고 꺽꺽거리다 보면 또 별거 아닌 슬픔으로 금세 진정이 되는 그런 얕고도 성가신 슬픔. 오래 가지도 않고 깊지도 않으나 왈칵 눈물이 복받쳐 오르는 이상하고도 쇠약한 슬픔...


이를 써 보려, 브런치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