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해하는 아름다운 열한 걸음
올해 가을은 정말 빨리 지나가는 기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겨울이라고 하고 있고 실제로 체감상의 날씨는 겨울이 온 거 같다. 그러나 아직 하늘은 높고, 입김은 좀 나지만 가을을 떠나보내기 아쉬운 나에게 가을을 기억하게 만들고 즐기게 만드는 곡들이 있다.
가을은 언제나 발라드의 계절이다. 발라드를 자주 안 듣는 나도 가을에는 발라드에 손이 많이 가는 기분이다. 그만큼 가을은 많은 사람에게 쓸쓸한 감정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많은 감정이 소비되는 계절이라고 생각한다. 봄의 설렘 그리고 여름의 열정이 지나 이제 서서히 보이는 크리스마스가 느껴지는 시기이자 코스모스나 낙엽을 보며 쓸쓸함을 느끼기도 하고, 다시 올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계절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번엔 이 곡들로 리스트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역시 나의 주관이 많이 들어가 있는 리스트이다. 언제나 사심 100%의 리시트를 만들 때 나는 가장 즐겁기에 이번에도 즐겁게 소개할 거 같다.
https://youtu.be/k86b7E8ZVZ0?si=hEqfNRbtu9NDIrLq
가을의 황제는 이문세가 아닐까?
가을 하면 이문세의 목소리가 공기 중에서 들리는듯하다. 곡 중간중간에 비어있는 공백에서 그리고 그의 숨소리에서 가을의 차가운 공기 냄새가 나는듯하다. 그만큼 엄청난 보컬리스트인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은 지는 해를 보며 감상하기엔 제격인 곡이라 할 수 있다. 노을과도 참 잘 어울리는 보컬인데 우리 동네에 있는 조금 거친 비포장의 강 옆 다리 아래를 노을을 보며 거울을 때 이 노래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https://youtu.be/B2OV1w4Lvv4?si=M3lXt3K6gbQsl0p5
세월이라는 단어는 가을의 햇살 아래에서는 더 찬란하게 빛난다
세월이라는 말 이제는 잘 안 쓰는 단어가 되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만 해도 자주 쓰는 단어였는데 조금은 슬픈 단어라고 나는 생각했다. 왜냐하면 정말로 잡을 수 없이 손가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은 그런 단어의 해설을 완벽하게 해주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는 슬프지만 이상하게 찬란하다. 특히 햇살아래에서 들을 때는 그냥 그 자리에서 푹 빠져 듣고 싶은 생각이 정말 많이 생기는 노래이다.
https://youtu.be/eJ4i-QbXG54?si=KivuXsRd5eRnmdGX
내 옆에 있어줘.. 참 가을에 어울리는 로맨틱한 말 아닌가
Ben E. King의 목소리는 독보적이다. 그리고 그의 Stand By Me는 올드팝송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곡이라 할 수 있다. 부모님도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나도 어렸을 때 이 곡을 들었을 때가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가을의 선선한 바람 그리고 따뜻한 햇살과 어울리는 노래인데 특히 정오에 가장 어울리는 곡이라 할 수 있다.
https://youtu.be/d-9PQch_pAE?si=vcssoNA-mCYoiGeg
마지막까지 음악을 놓지 않았던 불후의 명곡
정말 목소리 즉 보컬의 색깔 만으로 기교나 모든 것이 잊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교만 있다면 그래도 들어줄만한 곡이지만 반대라면 대부분 좋은 곡이라 할 수 없다. 이 생각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나의 이 생각을 정말 정면으로 부딪히고 내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곡이 바로 이곡이다. 김현식의 마지막 유작이자 가장 찬란한 곡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불꽃을 태운 곡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열정과 찬란함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한국 대중음악사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https://youtu.be/ZGiU2kGgkZM?si=Kqcc-e-7_kgXHCdx
천재적인 곡
조용필은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나는 어떤 수식어보다 그의 이름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대중 음악사에 절대 빠질 수 없는 곡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그의 천재성을 여실히 대중에게 보여주고 대중은 열광했다. 한계를 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였고, 대중에게서도 멀어지지 않은 대가수인데 이 곡 역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한국 대중음악에서도 흔치 않은 프로그레시브록이자 사이키델릭록의 색깔이 있는 곡인데 그런 전위적인 곡이 한국에서 24주간 1위를 했다는 것은 엄청난 기록이자 그의 천재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이라 생각한다. 가을밤에 듣기 좋은 노래다. 나는 밤하늘을 보며 들었는데 정말 그 넓은 가을하늘에 빨려 들어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https://youtu.be/SZkkZLSCv44?si=UZF3D0zpf7E66_5L
좋은 영화, 환상적인 OST의 정석
2001년에 나온 이 노래는 2003년 클래식의 OST의 주제곡으로 쓰였는데, 나는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음악만 들어선 당연히 명곡이지만 떠오르는 이미지가 한정적인 곡이고 클래식 역시 기억에 오래 남을 영화지만 만약에 이 노래가 없었다면 비 오는 날 강동원의 우산장면만큼 기억이 될 완벽한 장면이 탄생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가을의 선선함 쓸쓸함, 그리고 청춘의 뜨거움이 영화와 음악이 합작하여 만들어지고 이 노래는 영원히 남게 되었다. 이 노래는 진짜 노래방에서 부르기 정말 어려운데 기타는 또 생각보다 초보들에게 많이 추천되는 재미있는 노래다. 나도 기타 치면서 부르다가 목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https://youtu.be/D7tMoeeNMic?si=pWUf9rVjQ9h7YlL3
연어들이 돌아오는 시기 이 노래도 나에게 가을마다 돌아온다
연어는 회유성 어종이다. 알에서 나가 바다에서 성장하고 다시 이 시기 때쯤 다시 강으로 돌아가 산란한다. 드라마틱한 연어의 삶이 마치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은 강산애가 만듣곡이 이곡이다. 거친 그의 음색과 읇조리는듯한 노래는 한 여름에 들어도 나에게 가을의 공기를 느끼게 해주는 신기한 곡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어느 시간에나 들어도 좋지만 특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 들으면 특별한 벅차오름이 느껴지는 곡이라 생각한다.
https://youtu.be/uuGtrxDsrws?si=PaCFHVUD5aPSmlzR
검정치마의 감성은 언제나 조금은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우러진다.
대한민국 밴드 인디씬에서 지금 현재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라면 나는 당당히 검정치마를 뽑는다. 검정치마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물론 다른 아티스트들 역시 엄청난 역량을 보여주었지만 검정치마는 젊은 감성을 건드렸다. 청춘에 살고 있음에도 청춘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멜로디 라인과 멜로트론 그리고 신디 사이저의 활용, 감성을 건드려주는 가사는 모두가 공감하고 감동받았다. 나 역시도 그중에 하나인데 요즘은 너무 많이 들어서 조금은 무뎌져 슬프다. 지금 현재 대부분의 인디씬은 그의 스타일을 따라가고 있다. 문제는 너무 따라가니 또 개성이 줄어버렸지만 그것도 밴드음악의 특징이 아니겠는가
https://youtu.be/CGj85pVzRJs?si=ElX-s41bjQQoMw7d
잡히지 않음을 인정하고 보내주어야 진정한 치유가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비틀스 노래는 언제나 좋다. 촌스럽다는 생각이 거의 안 드는 곡들만이 있는데 그 이유는 지금 거의 모든 현대 음악이 그들의 멜로디 형식을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비틀스의 노래 중에서도 이 곡은 역작 중에 역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당시 비틀스의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비틀스를 지키고 싶어 했던 폴매카트니의 고뇌와 납득하는 많은 부분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아마 같이 곡을 만든 동료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나에게도 이 노래는 항상 연말에 고민에 빠져 있던 나에게 지혜를 줬기에 참 고마운 곡이라 생각한다.
https://youtu.be/MDNzHG4DDhE?si=iFxUl-fVfjg8J8V8
첫 가사부터 가을의 떨어지는 낙엽이 생각난다면 이곡이 가을이고 가을이 이곡 아닐까
윤도현 밴드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 나는 곡들 중에 하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흰 수염고래'지만 가을 한정으로 이 곡이 최강이다. 가장 먼저 들었을 때는 애니메이션이었지만 나이를 먹고서도 이 노래는 나에게 언제나 '사랑했나 봐'라는 말에 멜로디를 넣게 해 준다. 가을의 낙엽이 떠오르는 윤도현 밴드의 가을 전용곡이지만 어쩌면 윤도현 밴드가 하기엔 너무 발라드스럽다고 본인들이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 같은 대중들에겐 가을 하늘을 보며 빠르게 흘러가는 가을을 가장 행복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가을은 빠르게 지나간다. 아름다운 코스모스가 들판을 채우는 계절이자 쌀쌀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조화를 이루어 음악을 어디서 들어도 행복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기이다. 이런 시기를 음악 없이 보내기엔 아쉽다. 본인만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듣는다면 이 계절을 그리고 다가오는 겨울을 더 반갑게 맞이할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