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이해하는 아름다운 열 세 걸음
오랜만에 음악 소개글이다. 얼른 써야지 했지만 생각보다 다른 글들이 쓰고 싶어서 조금 오랜만에 쓰게 되었다. 국내밴드 음악의 장르란 정말로 사장된 장르였었다. 밴드음악이 한창 전성기이던 시절 한국은 밴드음악에 대해 좋게 보지 않았고, 대중들은 듣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서 그나마 대한민국 밴드 전성기라 해봤자 이미 세계적으로 봤을 땐 밴드음악이 거의 소모되었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의 영향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음악사에서 빼놓기 힘든 밴드들이 이때 등장을 하였다.
그리고 2000년 초 드디어 많은 대중들이 밴드음악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좋은 밴드들이 인디라는 이름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떤 밴드의 공영방송의 사고로 인하여 밴드음악은 방송사에서 퇴출되었고, 대중적으로도 이미지가 안 좋아져 버렸다. 그렇게 밴드음악은 사장될 줄 알았지만 결국 다시 유행이 돌아오고 있다. QWER, 실리카겔, 검정치마, 국카스텐, 데이식스, 유다빈 밴드, 너드커넥션, 이승윤, 잔나비, 혁오 등 굉장히 좋은 밴드들이 다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물론 아직은 밴드의 전성기라 할 수 도 없고 그 전성기는 사실 너무 먼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 역시 이 장르를 사랑하기에 밴드음악을 소개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입문곡 리스트이기에 유명한 곡들을 넣을까 했지만 그러면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규격화가 될까 봐 나의 사심을 넣어 입문곡 리스트를 만들게 되었다.
https://youtu.be/HfQyHXbVkoo?si=4XuM_kXZPJZMGey1
사랑을 가장 사랑스럽게 가장 인간적이게 표현하는 곡
현 대한민국 인디밴드씬에서 검정치마는 빼놓을 수 없다. 가장 성공한 트랙 중 하나인 Everything을 포함해서 굉장히 아름답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움만을 표현하지 않은 밴드이다. 가장 좋은 점은 그가 기타를 활용하는 방식인데 처음 나는 Everything만을 들었을 땐 그저 몽환적인 곡만 하는 밴드인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보자면 꽤 다양한 방법으로 곡에 기타를 입혔었고 나는 그 활용방식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이 곡을 꼽았다. 가장 미려한 기타부터 거친 락적인 하이라이트 그리고 조휴일(밴드 보컬이자 밴드 리더, 검정치마는 원맨 밴드다)의 보컬과 아름답지만 쓸쓸한 가사까지 정말 입문곡을 참 좋은 곡이다.
https://youtu.be/giVdR6h3_gE?si=JduSG4pZyBzeg6yu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충격이란...
인터넷에서 항상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로 돌아가고 싶다느니, 안 들어본 귀 산다느니 이런 말들이 있다. 너무 많이 들어 처음의 감동을 잊어버린 건데 나에겐 이곡이 그렇다. 잔나 비하면 생각나는 청춘, 그리고 따뜻한 연말과 같은 감성이 있다. 그러나 이 곡은 나의 그런 이미지를 완전히 부숴버린 곡이자 나에겐 아직 잔나비의 가능성을 더 멀리 보여준 곡이라 할 수 있겠다. 원래 가수나 밴드들은 자신의 성공적인 공식이 만들어지면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데 나에게 이곡은 잔나비가 머무르지만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심어준 곡이라 할 수 있겠다.
https://youtu.be/Js67kofnQw0?si=WYxJqRVIATmTwGVb
아직도 아플 정도로 파랗게 청춘!!!!!
혁오의 등장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다. 오혁의 압도적인 보컬과 함께 등장한 혁오에게 나는 어쩌면 다시 죽어가는 인디 밴드씬에 다시 그 파동 그 간절했던 작은 파동을 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 예상처럼 그들은 수많은 뮤지션과 대중에게 울림이 있는 앨범과 음원을 내며 큰 파동을 주었다. 그렇기에 사랑스럽다. 내가 정말 애정하는 선셋 롤러코스터와의 꾸준한 콜라보는 정말 나의 귀를 즐겁게 하는데 특히 Young Man은 그냥 기분이 너무 좋은 곡이다. 그냥 파랗게 파랗게 청춘인 곡이다.
https://youtu.be/JaIMSzE5yLA?si=pHjGGs0Linx-ZW8t
그들의 음악은 어쩌면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현재 대한민국 밴드씬에서 이 밴드만큼 음악성으로 자신감 있는 밴드가 있을까. 실험적이지만 그 실험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곡은 초라해진다. 즉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말인데 나에게 실리카겔은 자신감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조금의 걱정은 너무 대중에게 멀어질까 이지만 이건 뭐 내가 할 걱정은 아니다. 그들이 선택하는 길은 어쩌면 새로운 길일지도 모르니까... 가장 기대하는 밴드이다.
https://youtu.be/IERY6xxZvow?si=VMPe5CpyRZNHynHQ
타임머신
사랑과 평화의 샴푸의 요정은 묘한 곡이다. 몇몇 곡들이 그 당시의 시절로 나를 데려가주는데 이 곡 역시 나를 과거로 데려가준다. 그러나 이 곡은 내가 알던 동네가 아닌 한 밤중의 과거의 서울을 연상하게 만든다. 세련된 진행으로 나에게는 참 기분 좋게 겨울에 들으며 걸어 다니기 좋은 곡이다.
https://youtu.be/iO_XR277KyU?si=TVXYeGcnnfrUtvVJ
나도 언제나 이런 사랑을 꿈꾼다
김종서하면 사실 겨울비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이 리스트는 입문곡 리스트이기도 하고 지금 글을 쓰는 내 심리가 너무 어두운 곡보다 밝은 곡이 듣고 싶어 이 곡을 넣게 되었다. 아름다운 가사와 자세히 들어보면 U2가 생각나는 기타 소리가 나를 사로잡는다. 아름다운 곡이다.
https://youtu.be/5l6Fz2bgos4?si=lb5sj-e_ycD04mAb
개인적으로 2000년대 초반 여름이 생각나는 곡
나는 어릴적 밴드음악은 잘 알지도 못했지만 적어도 이 곡은 한번 이상 길거리에서 들어 봤었다. 찢어지는듯한 기타 인트로와 나른한 보컬의 조화는 어렸을 적 나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 다시 이 곡을 들었을 때 놀라운 경험을 하였다. 다시 어린 시절 그 어린 피부로 맛보았던 뜨거운 여름의 햇살이 한밤중에 느껴진 것이다. 참 놀라운 곡이다. 사실 원곡자는 이런 경험을 의도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 이 곡은 나를 정말로 어린 시절로 보내준 곡이다. 지금도 잊을 수 없다.
https://youtu.be/rBPwJf2gIDI?si=TEwAo_-83xClHU0x
음악이 우리에게 친구인 수많은 이유 중에 하나
나에게 음악은 정말로 사람 못지않은 위로의 수단이자 옆에 있어주는 친구라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힘들 때 참 많이 듣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이글스의 데스페라도, 부활의 비밀 그리고 이 곡이다. 그리고 이렇게 대놓고 완전히 위로하는 곡 중에서 나는 가장 으뜸인 곡이 아닌가 생각한다. 라이브로 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들은 적이 있는데 너무 아름다워서 그 자리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그 여운을 음미한 기억이 있다.
https://youtu.be/U2oxbvrb3VI?si=xIAS10q33k6XNiIC
가장 좋아하는 넬의 곡
충격적 이게도 나는 넬이 정말로 음악을 정말 잘하는 밴드라고 알고 있고 인정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악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곡만큼은 아직도 내 가슴을 울리는 명곡이라 생각한다. 가슴 떨리는 인트로와 보컬인 김종완의 보컬의 조화가 정말 아름답게 느껴진다. 밴드음악이란 자고로 가슴을 뛰게 만들어줘야 하는데 나에게 이 곡은 언제나 심장의 박동수를 빨라지게 만든다.
https://youtu.be/opS4-NHu0fM?si=GY72qx1l5V0mYxuC
내 인생에서 비틀스와 같이 처음으로 들어본 밴드 음악
내가 밴드음악의 경험은 꽤 특별했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전학 왔을 때 아직 학교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던 시절 그래도 조금은 친해진 친구가 자기 MP3플레이어가 있다며 자랑을 하였다. 그리고 나에게 한번 빌려주겠다며 빌려줬었는데 그 안에 들어있었던 곡이 비틀스의 Yesterday와 부활의 생각이나였다. 그만큼 참 나에게 특별한 기억이자 추억으로 남아있는 곡이자 부활이라는 밴드가 나의 처음 밴드라는 게 고마울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곡이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사가 정말 인상적인 곡인데 그거와 더불어 정동하의 보컬과 잘 어울리는 김태원의 멜로디 라인은 이 곡의 매력을 더욱 또렷하게 보여준다. 밴드 입문곡으로 이만한 곡이 없다. 내가 이 곡으로 입문했기에 이건 자부할 수 있다.
한국은 다시 밴드붐이 조금씩 불어오고 있다. 아직 전성기라 부르기엔 조심스럽고, 예전처럼 모두가 같은 밴드를 이야기하던 시절과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나는 이 흐름이 싫지 않다. 조용히 자기 이야기를 하는 밴드들이 있고, 그 음악을 조용히 자기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한국 밴드 음악은 언제나 그랬다. 유행의 한가운데에 서기보다는, 누군가의 인생 한 구석에 오래 남는 음악이었다. 이 글에 적은 곡들 역시 누군가에게는 그저 한 번 듣고 지나갈 노래일 수도 있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어떤 계절, 어떤 거리, 어떤 마음으로 오래 기억될지도 모른다. 만약 이 리스트 속 단 한 곡이라도 당신의 하루에 조금 남아준다면, 그걸로 이 글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