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답답한가
꿈이라는 것이, 나 자신과 정신의 가치라는 것이 필요에 따라서는 헐값에 팔아버리게 될 것임을 타인의 문장을 통해 확인하였다. 언젠가는 유명해지는 글은 쓰지도 못할 거고 전전긍긍 살아가야 하는 90프로 안에 들어갈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았던 것들을, 새삼스럽게 또 한 번 자각하면서 울고 싶어 졌는데도 눈물이 나지도 않아 답답할지도 모른다.
난 지금 미친 인간이 되어 소리를 지르고 머리를 위아래로 흔들면서 현관문을 열고 나가 달리고 싶다. 갑자기 털썩 쭈그려 앉아서 땅을 주먹으로 힘껏 내려치면서 또는 손에 잡히는 데로 풀을 뜯으면서 누군가를 원망하고 싶다. 왜냐고 왜 이러냐고! 따지며 원망하고 싶다. 원망의 대상이 신은 아니다. 부모도 세상도 아니다. 그냥 따지고 욕지거리를 실컷 퍼붓고 대상 없는 무엇을 처절하게 원망하면서 허공에 두 눈을 부릅뜨고 째려보고 싶다. 괴성을 한껏 지르고 싶다. 내 귀도 아프고 내 목도 아프게 오랫동안 지르고 싶다.
이렇다 한들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으며 두려워하지도 걱정하지도 않는다면 지금 당장 현관을 열고 나가겠다. 그러나 누군가는 나를 신고할 테고 오랫동안 비명을 지르다 보면 병원 어딘가로 옮겨질지도 모른다는 판단에 주춤거리며 다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산속에 들어가면 괜찮을지 생각을 바꿔본다. 새와 짐승들은 제 갈길을 가겠지? 멀리서 내 비명을 듣고 누구도 오지 않기를 바란다. 난 지금 손이 아프다. 더 글을 쓸 수가 없다. 답답함에 소리 내고 싶어도 손가락 조차도 허락지 않네.
난 얼마나 앞으로의 시간 동안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얼마나 있다가 나는 저물게 될까...
나도 노을이 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