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달력 만들기

by 봉진

2025년 12월 22일(월)

최저온도 -8°/ 최고온도 10°


장을 담근 지가 엊그제 같은데 동짓날이 왔다.

붉은 팥이 액운과 귀신을 물리친다는 믿음과, 동지(冬至)를 ‘작은설’로 여겨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새알이 동동 들어간 동지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다. 팥을 그리 즐기지 않았던 터라 동짓날 팥죽을 챙겨 먹어 본 적이 없는데 부러 동네에 팥죽집을 찾아가는 것으로 동지를 챙겨보기로 했다.

면사무소 근처에 마침 '시골팥죽'이라는 식당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메뉴판에 동지팥죽, 팥칼국수 두 개가 전부였다. 다른 메뉴가 있었으면 동지 팥죽 하나와 다른 메뉴를 고르고 싶었는데 선택의 여지없이 우리는 팥 메뉴 두 개를 주문했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라 손님은 없었는데, 동지 팥죽을 포장하러 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다. 보자기에 커다란 냄비를 정성스럽게 싸 오신 할아버지가 야무지게 반찬통까지 챙겨 오셔서 김치를 담아 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지팥죽과 팥칼국수가 나왔고 동지팥죽에 새알이 가득 들어있었다. 팥빙수, 단팥빵, 팥시루떡의 달달함이 생각하며 한 숟가락 뜬 팥죽은 담백하고 심심해서 소금 간을 쳤다.

팥죽에 소금파, 설탕파가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테이블 위에 소금과 설탕이 나란히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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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 무렵 연말연시에 새 달력을 주고받는 풍속도 전해진다. 동지 풍속을 알고 만든 건 아니었지만

작년 겨울에 시골에 들어와 할 일이 없고 심심해서 'OO유랑기'라는 제목으로 달력을 만들었고 올해 두 번째 달력을 준비했다.

시골에서의 1년을 담은 달력이라 지난 1년 동안의 기록을 들춰보고 사진을 고르는 일이 자연스럽게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달에 어울리는 사진과 서체를 고르고 디자인을 끝내고 완성된 달력이 도착했을 때 짝꿍과 서로를 칭찬하며 자축했다. 시골에서 지내는 동안 자주 못 보던 가까운 사람들을 하나 둘 떠올리며 달력을 포장했다.

달력 만들기는 앞으로 얼마나 유지될지 모르지만 꾸준히 시도해보고 싶은 절기 풍속, 우리의 이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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