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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Jun 03. 2018

이 시대의 예술에 대한 고찰, 온.고.지.신!



  

좋은 전시와 행사에 다녀왔었습니다.

이번엔 젊은 예술가 두 분의 만남이라 더 기대되었었는데요.

개성 있는 그림의 지히 작가님과, 짧고 강렬한 시를 쓰시는 이환천 작가님의 콜라보!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 기존 평단의 반응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어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어디까지가 예술인가?

이런 고민은 모든 작가와 독자들이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권위가 해체되고 있는 요즘 시대에는 매 순간 이런 고민인 진행되죠.

책을 좋아하다보니, 문학 이야기에 더 관심이 쏠렸는데요!






  

하상욱 시인과 함께 SNS 시인 이란 말이 주목받고, 요즘은 시 이외에 짧은 공감글 또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 인기를 바탕으로 한 출판물이 또 많이 팔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런 흐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죠.


하지만 기존 '정통 문학파'의 입장에서는 인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그렇게 흘러간다고 해도, 문학의 가치, 예술의 가치는 어느 정도 권위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니까요. 시대가 휘청휘청 빠르게만 흘러갈 때, 좋은 예술 작품이 인간의 성정을 지탱해주고, 본질을 깨닫게 해주어야 하는데 ... 너무 트렌드만 좇으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는 거죠. 실제로 이런 주제로 끊임없는 토론이 일어납니다.


비유적으로 표현해서...

아무리 패스트 푸드가 상업적인 인기를 누려도, 그렇게만 먹으면 몸이 병날 수밖에 없고 건강을 위한 대비책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패스트 푸드도 조금씩 건강하게 바뀌어가는 거구요. 그렇게 웰빙 버거, 웰빙 피자가 탄생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패스트 푸드와 같은 시대에 대비책으로서 예술이 그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도 하는거죠.





그래서 이환천 작가는 당당하게 말합니다. 신춘문예를 비롯해서 정식 등단 코스를 거치지 않았다고 뭐라 한다면, 그런 정통 시인들이 밀어낸다면, 순순히 인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식으로 시를 다시 배우고 싶다는 의지보다는, 자신의 길을 꿋꿋하게 가겠다는 결연함이 보이는데요.


처음부터 그가 이런 길을 걷게 해주었던 원동력은, 주변 친구들의 유쾌한 반응이었고 지금 그가 이런 작업을 하고 있는 것도 독자들의 격려와 응원, 웃음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어서 예능 방송 작가로도 활동하고 앞으로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제작하고 싶어하는 그에게 '시인'이라는 이름은 오히려 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작품이 2017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게 됩니다. 고등학교는 검정 교과서라서 특정 출판사(비상교육)에서 만든 것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인정 받았다고 할 수 있겠죠. 8단원 한국 문학의 빛깔, 운율에 대한 단원에서 생각을 열어주기 위해 사용된 것인데요. 도입부분으로 적절히 활용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그의 시가 전통 시조와 닮아 보이는데요. 향가를 반영한 엄격한 운율이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그 느낌을 이어받은 김소월의 시 '진달래 꽃' 하면 그 분위기가 선명해지는데요. 


나보기가 역겨워 / 

가실 때에는 / 

죽어도 아니눈물/ 

흘리오리다 /

- 진달래꽃, 김소월 -


괜찮다고 말한나는 /

아버지의 친구분을 /

눈빛으로 응원한다 /

- 용돈, 이환천 -


정통파들에게 디스를 당하던 시가, 전통 시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 

그 단원에 수록되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죠?ㅎㅎ



 세상 만고불변의 진리 중 하나는 '모든 것이 변한다'입니다. 


세상이 변하고, 그 세상을 반영하는 미디어가 변하고, 미디어의 영향을 받은 아이들이 또 변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받는 교육 또한 변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떠오르는 것이 GOD의 '어머님께'가 음악 교과서에 실려 화제가 되었던 적도 있었죠. 


 그렇다고 전통의 권위를 해체하고 빠르게 변하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님은 백번 공감합니다. 적절한 브레이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전통의 본질이구요. 이 본질을 바탕으로 나아가는, '온고지신'이 정말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균형을 잘 맞추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견지해야 합니다. 모든 세대격차, 세대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호기심과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잊지 맙시다.


 저는 고전명작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지금도 꾸준히 '옛날' 책을 읽습니다. 나아가 그 감동과 느낌을 전하기 위해 '영화'라는 신식 매체를 활용합니다. 둘의 비교를 통해서 시대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관점으로 재조명되어지는지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강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토론합니다. 서로 어떻게 느꼈는지, 또 나름 어떻게 재창조 할 수 있는지 이야기나눕니다. 이것이 제 나름의 '온고지신' 전략입니다. 앞으로도 이 작업을 꾸준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추가적으로 웹툰, 예능, 드라마 등도 차근차근 도전하며 영역을 넓혀나갈 것입니다. 굉장히 광범위하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온고지신을 응원합니다.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미루어서 새것을 앎.



------------ 이환천 작가님의 SNS에서 가져온 작품을 몇 편 더 함께 나누어요!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428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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