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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Mar 22. 2019

햄버거는 '도끼'다! 나의 고정관념을 깨준 불고기 버거

우물 속 개구리여, 우물을 벗어나자!


저는 햄버거를 좋아합니다. 신상(?)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는 주의입니다.


롯데리아에서 2~3개월 아르바이트하면서도 질리지 않고 창조적인 햄버거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혼자 밥먹을 기회가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햄버거를 먹습니다. (앗, 고민하긴 하는데... 맥도날드냐 버거킹이냐 KFC냐 롯데리아냐.. 떠오르는 맘스터치냐!!)


최애... 맥도날드 상.스 버거



그런 저를 아는 분이 생일날 '불고기 버거 세트' 쿠폰을 보내주셨습니다.


선물로 받는 쿠폰은 커피가 대부분이었지만, 커피를 즐기지 않는 저에게 맞춤형 선물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2% 부족했습니다. 저는 치킨 버거 주의자였기 때문이죠. 거기서부터 자아성찰의 '시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의 인지구조, 생각의 틀, 편협한 고정관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지금봐도 잘 안 보임...


저의 머릿속에는 원인불명의 생각이 강하게 박혀 있었습니다.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 맥도날드는 빅맥 &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 버거킹은 와퍼, KFC는 징거 버거.. 등.." 그래서 불고기 버거 세트 쿠폰을 받자마자, "당연히" '롯데리아'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을 내서 롯데리아를 찾아가 키오스크를 살포시 무시하고 직원분에게 바코드를 내밀었습니다. 


[고등래퍼] 히트콕 <바코드> 부르는 중..




삑, 그리고 다음... 삑, 그리고 다음... 삑, 그리고 ...




 한 5번을 하고 나서, 매니저 분까지 동원되었습니다. 쌓인 경력만큼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문제점을 지적해준 매니저님. 그 쿠폰은 버거킹 쿠폰이었던 것입니다. 헐... 당황한 저와 직원분. 민망해서 다른 버거라도 시킬까 했지만, 더 민망할 것 같아 그냥 나왔습니다.(직원님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탄했습니다! 



센스없게 '불고기 버거'를 롯데리아가 아닌 버거킹에서 사다니! 
버거킹은 와퍼인데!!



몇 주 후...


그러다 점심을 혼자 먹게 될 기회가 있어 어김없이 햄버거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도 신기한데... 또 롯데리아에 갔습니다. 머릿속에는 '쿠폰'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죠. (최애는 맥도날드 '상.스.치'입니다...) 생각없이 간 것이 아니라, 뚜렷한 생각을 갖고 롯데리아를 가서 쿠폰을 딱 열었는데, 떡하니 '버거킹'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과거의 일이 생각나며, 다시 가게를 나왔습니다. 다행히 점원에게 민폐를 끼치지는 않고...ㅠㅜㅠㅜ


뭔가 오기가 생겨서 오늘 꼭 쿠폰을 사용하겠다는 일념으로! 10분을 걸어가 버거킹에 갔습니다. 그리고 당당하게 쿠폰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버거킹은 와퍼인데...'라는 생각을 했지만, 왠지 지는 것 같아 딱 쿠폰만큼만 시키기로 했습니다. 메뉴를 바꾸지 않는 것이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라는 합리화와 함께!ㅋㅋ




근데... J.M.T... 예상 외로 버거킹의 불고기 버거가 맛있었습니다! 여기서 저는 깨달았습니다. 나의 인식이 얼마나 편협한지 말입니다. 매번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하며 생각의 유연성과 인식의 확장이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저는 아직 멀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인지 부조화를 경험했습니다. 인생이란, 인지 부조화의 연속이라 했던가! 이제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두둥!


인지 부조화
: 우리의 신념 간에 또는 신념과 실제로 보는 것 간에 불일치나 비일관성이 있을 때 생기는 것 


이 모든 삽질은 결국 나의 굳어있는 생각, 편견 때문에 일어났습니다. 그들은 모두 나름대로 열심히 햄버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맛 없게 만들지야 않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은 식견과 한정된 경험으로 미루어 짐작하고야 말았습니다. 이러한 설레발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모든 햄버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순수하고 맑은 마음으로 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외에 것들도...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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