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트렌드의 이해
미디어 과잉 시대, 독서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되었습니다. 기존의 TV, 영화 등의 미디어와 함께 유튜브, SNS, 게임 등이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더욱 큰 영향력을 갖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뉴미디어들을 독서의 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조화롭게 발전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 챕터에서는 다양한 미디어를 기존의 독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우선 미디어 생태계의 흐름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수업을 디자인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O.S.M.U와 트랜스미디어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O.S.M.U는 One Source Multi Use 의 줄임말로, 하나의 원천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미디어의 형태를 바꾸는 것에 초점을 두어 매체전환, 매체변용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기 있는 소설은 1회 이상 영화화되기도 합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감독과 주연을 바꾸면 4번 이상 영화화되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살인자의 기억법>, <7년의 밤>, <82년생 김지영> 등 인기 있는 소설이 영화화되는 모습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웹툰의 인기를 바탕으로 다른 미디어로 활용되는 예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웹툰 <내부자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내부자들>,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등등 인기있는 문화콘텐츠의 재탄생은 우리에게 익숙한 미디어 환경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줄거리 다 아는데, 뭐하러 보느냐”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기존의 인기 있는 콘텐츠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콘텐츠를 재소비하는 것에 익숙합니다. 소비 방식의 패턴이 달라졌습니다. 거기다 미디어에 따라, 감독에 따라, 배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하고 비교하는 맛도 감상 포인트가 되었죠. 그래서 과거에는 원작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면, 요즘은 재창작의 스타일을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제작자들 또한 기존 원작 콘텐츠의 인기와 완성도가 안전망이 되어 제작 부담을 줄여주고 투자 유치를 좀더 수월하게 할 수 있죠.
여기서 한 단계 더 진화된 개념이 트랜스 미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 미디어는 트랜스(trans)와 미디어(media)의 합성어로 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결합. 융합되는 현상을 말한다. 앞에서 설명했던 OSMU와의 차이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문화콘텐츠와 트랜스미디어 / 김기홍 외 9명 글 / HUINE / 2016
O.S.M.U가 원작의 다양한 활용, 새로운 형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이었다면, 트랜스미디어는 원작과 새로 나온 작품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세계관을 만듭니다. 그래서 작품의 이전 이야기(프리퀄), 이후 이야기(시퀄)를 보완하며 끊임없이 확장하고 재생산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조연이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이야기(스핀 오프)도 탄생하고, 새로운 팬덤을 형성하며 세계관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예는 <해리포터>와 <어벤져스>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원작인 <해리포터>는 영화 시리즈로도 재작되었지만, 그 이후 팬픽으로 다양한 이후 이야기가 재탄생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해리포터>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과거를 배경으로 한 <신기한 동물나라> 시리즈가 영화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해리포터라는 세계관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죠.
<어벤져스> 또한 ‘마블 유니버스’라고 하는 세계관 형성으로 유명한 콘텐츠입니다. 각자의 영웅 이야기와 팀이 된 영웅이야기가 절묘하게 조화되며 그들만의 세계관을 끊임없이 확장합니다. 게임, 캐릭터 산업, 만화 등등도 함께 발전하며 문화콘텐츠의 수익형 모델로도 큰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가수 방탄소년단 또한 다양한 음악과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웹툰, 소설 등을 통해 <BTS WORLD>라고 부르는 세계관을 형성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방탄소년단의 2집 앨범에 모티브가 된 소설 <데미안> 은 고전 문학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음악을 통해 더 널리 알려지며 차트 역주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계관을 통해 형성된 팬덤은 안정된 수익성과 무한한 가치 창출을 이끌 수 있어 새로운 흐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융합하고 변화하는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독서를 중심으로 두고, 미디어를 어떤 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과정을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디어가 단순한 오락거리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독서지도를 중심으로 두고 지도 전략을 전.중.후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