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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책리뷰] 다시, 책은 도끼다(박웅현)

나에게 책은 ○○다!

by 이승화


*한마디: 책은 렌즈다
*추천대상: 책 읽기 좋아하시는 분
*깔때기: 나에게 책은 도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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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에서는 보헤미안 같은 삶의 태도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면, <다시, 책은 도끼다>에서는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실제로 수록된 책들을 읽고 실망한 적도 많이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좋은 경험이다. 박웅현 님은 광고인이니까... 그리고 결국 이건 박웅현 님의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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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과연 도끼가 될 수 있을까? 흔적이라도 낼 수 있을까?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믿고 싶은 것을 믿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책이 이러한 경향을 이겨낼 수 있을까? 가능성을 포기하고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단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의 생각의 경향, 감상의 경향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깨부스든 흔적을 내듯 할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책읽기 만으로는 도끼를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책은 우선 나의 경향을 맘껏 발휘하여 읽고, 다른 경향의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며 자극을 받는 게 더 현실적이다. 그래서 <북클럽은 도끼다>라고 살짝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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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님의 경향은 굉장히 일관적이다. 지중해적 삶. 서정과 풍요. 일상의 소중함. 빡빡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박웅현 님의 경향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도끼와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역으로 박웅현 님 같은 보헤미안 스타일에게는 전혀 자극이 되지 않을 것이다. (조르바가 조르바를 만난다고 놀랄까? 그냥 친근감을 느끼겠지.) 그런 분들에게 자극이 되는 책은 도덕교과서, 자기계발서와 같이 약간은 빡빡한 책이 아닐까. 그런 분들은 그럴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떤 식으로든, 좋든 나쁘든, 권위는 권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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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백년의 고독>은 읽어 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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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왜 책을 읽느냐가 하나, 나는 어떻게 책을 읽느냐가 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가장 짧은 답은 ‘풍요로운 삶’이 될 것이고, 두 번째 질문에 가장 짧은 답은 ‘천천히’가 될 것이다. P.5
- 독자는 독서하는 순간 자기 자신에 대한 고유한 독자가 된다. 작가의 작품은 일종의 광학 기구에 불과하다. 작가는 이 기구를 독자에게 줌으로써 이 책이 없었다면 아마도 자기 자신 안에서 볼 수 없었을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P.30

- 우리는 인간을 그렇게 구분해 단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악인일 때보다 선인일 때가 더 많다든가, 게으를 때보다 부지런할 때가 더 많다든가, 어리석을 때보다 똑똑할 때가 더 많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말할 수도 있다. P.102

- 예술가들은 이렇게 미지의 땅을 탐험하고 아무도 가지 않은 땅을 가려고 합니다. 친부살해의 욕망이 바로 이것이죠. 다른 소설가가 이미 이뤄놓은 곳에 가기 싫은 겁니다. 예술의 역사는 계속해서 새로운 땅을 찾아가는 시도들로 이루어집니다. P.233

- 중요한 건 내가 느낀 거죠. 객관적인 대상을 다루는 데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시선을 보여주죠. 그게 서정입니다. P.246

- 나는 책을 오독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평소에 책을 오독한 덕분이다.
(...) 여러분도 기꺼이 오독을 하시기 바랍니다. 정독은 우리 학자들에게 맡겨 둡시다. 우리는 그저 책 속의 내용을 저마다의 의미로 받아들여 내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각자의 오독을 합시다. 그래서 그로 인해 좀 더 풍요로워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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