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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화 Mar 16. 2022

[책리뷰] 배움의 기쁨_환경을 이겨내는 힘

흑인 문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무한 노력!

#출판사 #책리뷰 #배움의기쁨 #토머스채터턴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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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어두운 흑인 문화에서 벗어나 철학자가 된 작가의 인생 이야기

*감상: 파피! 같은 지혜로운 아빠가 되고 싶다!

*추천대상: 환경이 힘든 분

*이미지: 아버지의 서재

*내면화: 나의 환경 극복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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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자수성가한 흑인 아빠, 백인 엄마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지식인 아빠 덕분에 수많은 책과 1:1 특별 과외 속에서 자랐지만, 집에서 벗어나면 흑인 문화에 취할 수밖에 없었어요. 힙합을 듣고, 농구를 하고, 강하게 맞대응하고, 허세를 부리고, 욕을 하면 인정받는 문화 속에서 거친 학창 시절을 보냅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아빠의 교육, 좋은 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공부를 합니다. 좋은 대학교에서 또 철학을 공부하며 세계적인 문화비평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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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문화에 대해 접한 것은 영화 속에서인데, 항상 마약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여기서도 거친 문화가 적나라하게 묘사되어서 흥미롭습니다. 온갖 욕들도 리얼하게 나오고, 혼란의 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무시당했나? 싸워야 하나? 복수해야 하나?" 이런 고난... 쇼미더머니에서 서로 디스하고 플렉스하는 모습과도 연결되었어요. 엄청 돈자랑하고... 분노하고... 저격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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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이러한 문화 속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동화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춘기 시절, 또래 문화 속에서는 더욱 중요하죠. 역으로, 명문 대학교에서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는 유식한 것이 문화였어요. 그 문화에 동화되기 위해서 책을 더 열심히 읽고, 대화에 임하게 됩니다. 앞에서 깡이 없으면 무시당했다면, 여기선 지식이 없으면 무시당하는 문화니까요. 이래서 환경이 중요합니다. 독서환경도 마찬가지로, 책을 읽으면 무시당하는 그룹과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자랑인 문화가 있어요. 어느 문화가 독서습관에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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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적으로 물려받은 계급적 배경에 의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지속적인 문화적 취향"인데요.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문화 자본을 소비하면서 살고 있어요. 시야가 좁아지고, 다른 길을 보기 힘들어집니다. 그냥 "그들"만의 문화 속에 갇혀, 골목대장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 책에서는 '격차성'에 대한 고민이라고 이야기해요. 격차를 인지하고, 줄이기 위한... 아니면 벌리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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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님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것은 파피, 아빠 덕분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아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며 학습 코칭을 하고 독서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어요. 함께 공부한 학습 메이트, 찰스도 인상 깊었어요. 찰스까지 함께 교육하는 아빠는 더더욱 멋있었고요. 아빠는 친구들도 함께 챙겨야 한다는 사실, 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았으니까요. 이런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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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감사히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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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난 이해가 안 가는구나. 어떻게 맨날 이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책 한 권 뽑아서 볼 생각을 안 하니? 나 때는 읽고 싶어도 읽지 말래서 못 읽었어. 그때 누가 이런 걸 다 읽을 수 있게 해준다고 했으면 뭔 짓을 못 했을까 싶다. 아들아, 너는 호기심이 안 생기니?" p.36


- 그런 아버지의 아들이었던 나는 어릴 때부터 내가 어디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간에, 파피가 내가 추락하는 소리를 놓칠 리 없다는 것을 알았다. p.57


- 파피의 어릴 적 꿈은 의사였다. 늘 우리에게 "예나 지금이나 나는 사람을 치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 수년간 형과 내가 어울리는 친구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들을 어떤 식으로든 치유하려고 했다. 그렇게 누구든 기꺼이 돕고 가르치는 것, 누구든 기꺼이 치유하고 응원하는 것이 파피의 방식이었다. p.66


- "그런데 그렇게 오랜 세월 정성을 쏟고 기대를 걸었던 말이 진흙탕에서 당나귀나 노새들과 뒹굴고 있으면 너는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있겠니? 그러다 다칠 수 있잖아? 심지어 크게 다칠 수도 있지. 어디 그뿐이냐. 내가 볼 때 정말 위험한 일은 그 말이 자기가 당나귀나 노새라고 믿어버리는 거야. 그러면 얼마나 큰 비극이냐?" p.85


- "얘야, 그 책들은... 너희. 아버지의. 인생이야. 아버지가 그 책들을 구하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넌 모를 거야." p.186


- 나를 다시 책의 세계로 인도한 것은 어떤 숭고한 깨달음이나 정신적인 갈증이 아니라 순전히 또래의 압력이었다. 모순적이게도 그것은 고등학교 때 나를 책으로부터 멀어지게 한 힘이었다. 하지만 어떤 스위치는 한 방향으로만 눌리는 법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순전히 내 의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p.194


- 어느 시점에 문득 철학의 작용 원리는 힙합을 중심으로 한 흑인문화의 작용 원리와 정반대에 위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자는 철저히 소유물, 겉멋, 외모, 맞대응 등 피상적인 면만을 따지는 반면, 전자는 그런 허울을 뚫고 들어갔다. 철학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나 자신이 플라톤이 말한 동굴에서 탈출한 죄수 같았다. 그동안 그림자를 현실로 착각하고 살아온 것이다. p.217


- 이제는 직관적으로도 수입차나 금목걸이보다 시간, 독립, 자유 같은 개념이 더 값비싸고 소중하게 다가왔다. 독서나 사유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힘이 불끈 솟는 한편으로 겸손해지기도 했다. p.222


- 독서가 깊어질수록 파피가 걱정한, 좋은 말이 당나귀나 노새와 같이 뒹구는 문제가 사실은 내가 읽은 많은 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임을 알게 됐다. 심리학자들은 "준거집단"에 대해, 니체는 "가축 떼"에 대해 말했다. 또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천명했다. 하지만 그런 문제의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은 하이데거의 "그들"에 대한 탐구였다. p.270


- 우리는 모두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으므로 개인적 삶은 곧 사회적 삶이다. 그리고 이 사회적 삶은 "격차성"으로 규정한다. 개인이 자신의 행위와 공동체에서 용인되는 행위 간의 격차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을 뜻한다. 말하자면 격차성이란 진짜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력이다. 그리고 우리 각자를 공동체 내에서 용인되는 것과 용인되지 않는 것을 결정하는 타인들, 곧 '그들'에게 지속해서 예속하게끔 하는 압력이다. '그들'이 누구인지 밝히려 할 때 우리는 '그들'이 아무도 아님을 알게 된다. '그들'은 불특정하다.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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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독서 #책리뷰 #북리뷰 #흑인문화 #에세이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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