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승화 Jun 01. 2023

[읽기코칭] 12. 심층적 의미 파악하기

읽어도 읽은 게 아닌, 당신을 위한 문해력!

상황과 맥락 파악하기


머릿속으로 상황 그리기


진짜 의미란 무엇일까요? 우리는 말을 하면서 본래 의도를 숨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말에 뼈가 있다!’라는 말을 자주 하지요. 글도 마찬가집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의미와 다른, 숨은 메시지가 담긴 경우가 있습니다. 어려운 글일수록 이런 장치가 많이 있지요. 깊은 독해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언어학에서 화용론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언어 자체보다 사용의 맥락에 중점을 둔 영역이지요. 말하는 이 - 듣는 이 - 시간 - 장소는 주요 고려 요소입니다. 같은 말도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관계에 따라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진행한 대화이냐에 따라 또 어조가 달라집니다. 이런 언어적 센스를 기르는 방법을 함께 알아볼게요.


글을 쭉쭉~ 기계적으로 읽지 말고, 속에 담긴 상황과 맥락을 머릿속에 그려봐야 합니다. 문학의 경우에는 묘사를 읽고 상상하고, 비문학 같은 경우에는 작가와 대상의 관계, 상황과 대상의 관계 등을 구조화해보는 것이죠.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을 때는 단순하게 표현한 그림을 직접 그리는 것이 좋아요. 친절한 책은 등장인물 관계도, 주요 장소 지도, 부연 설명 및 자료 등을 별도로 첨부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독자의 이해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요. 


특히, 외국 문학에서 인물 관계도는 작품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낯선 이름들 속에서 관계를 놓치면 ‘왜 이런 상황에서, 이런 대사를 하는지?’, ‘저 인물은 무엇을 위해 저런 선택을 하는지?’ 중요한 요소가 헷갈릴 수 있어요. 그럴 때 인물 관계도를 보며 정리하면 좋습니다.


공간 이동이 큰 경우에는 지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주인공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인물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A 국가와 B 국가가 싸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자료가 나와 있으면 좋지만, 아니라면 직접 그려 보는 것을 권합니다. 글쓴이와 텍스트의 관계도 그려 볼 수 있지요. 비문학에서는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과 깊은 관련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글쓴이 A의 직업은 인공지능 로봇의 투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글에서 인공지능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이 상황을 그려 보면 조금 의아한 면이 있죠. 그럴 때, 뒷부분에 반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칭찬하면서 극복하기 힘든 한계를 이야기한다거나, 미래는 유망하지만, 현재는 부족하다는 숨겨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뒤 문맥으로, 어조 파악하기


배경 지식을 잘 활용하여 상황을 파악하면 좋지만, 그러기 힘든 순간에는 문맥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려는 태도가 중요하지요. 지금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큰 그림이 있으리라 생각하며 안테나를 높이 세워야 합니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8강에서 크로아티아가 브라질을 일대일 무승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이겼습니다. 이 대이변 속에서 눈에 띄는 댓글이 있었어요.


“와! 일본 진짜 잘하네.”


이 글만 보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됩니다. 칭찬하려면 승리한 크로아티아를 칭찬해야 하는데, 뜬금없이 일본 칭찬이라니요. 이맥락을 이해하려면 16강 전을 가져와야 합니다. 16강 전에서 일본은 크로아티아에 1:1 무승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졌습니다. 브라질은 한국을 4:1로 크게 이겼고요. 한국을 대파한 브라질의 실력을 우리는 인정해야만 했습니다. 때문에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실력을 간접적으로 느꼈죠. 한국을 이긴 브라질과 일본을 이긴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 공통의 맥락을 찾을 수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와 무승부여서 승부차기까지 간 일본은, 브라질과도 해볼 만한 상대일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러니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겁니다. 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뜬금없는 소리로 들리게 됩니다.


특히, 일상 대화에서 고맥락의 메시지들이 자주 오고 갑니다. 앞에서 다루었던 ‘거시기’와 같은 말이지요. 글에서도 대명사를 통해서 이런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그 대명사가 무엇을 지칭하는지 잘 연결해야 합니다. 잘못된 연결은 왜곡된 의미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 대명사마저도 생략된 상태에서 포괄적인 ‘요즘 애들’,

‘MZ 세대’, ‘직장인’ ‘기성세대’ 등의 범용적인 이미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단어 안에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지요.


<위 작품에 수록된 글입니다, 성인 1:1 온라인 코칭도 진행 중입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221846


매거진의 이전글 [읽기코칭] 11. 글의 구조, 숲 파악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